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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압박에도 … 10대 기업 내부거래 20조 늘었다

일감 몰아주기와 내부거래는 반드시 차단하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엄포에도 지난해 기업의 내부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가 많이 늘었고, 특히 총수 일가 2세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했다. 올해 5월 1일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으로 지정된 60개 집단 소속 계열사 1779개의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이다. 2017년까지는 자산 10조원 이상만 공개했지만, 올해는 5조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내부거래는 계열사 간의 거래를 말한다. 모든 내부거래가 잘못된 건 아니다. 생산과 판매를 분리하거나, 수직계열화에 따라 내부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수록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한 거래의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대상 공시집단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191조4000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였다. 셀트리온(43.3%)·중흥건설(27.4%)·SK(26.8%) 순으로 비중이 컸다. 금액으로는 SK(42조8000억원)·현대자동차(31조8000억원)·삼성(24조원)이 순이었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현대차·SK·LG·롯데·GS·한화·현대중공업·신세계·두산)의 내부거래 비중은 13.7%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금액도 19조7000억원 늘어난 142조원이었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뚜렷했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경우에는 20.1%였지만 지분율이 100%인 경우엔 내부거래 비중이 44.4%로 치솟았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많이 증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사각지대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중소기업 경쟁기반 훼손 등의 우려가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회사(총수 일가 지분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 194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14.1%로 전체 평균(11.9%)보다 높았다. 특히 총수 있는 10대 집단에 속한 규제대상 회사 26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1.1%로 더 높았다. 규제 기준에 살짝 못 미쳐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들도 내부거래가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난 8월 총수 일가 지분 기준을 상장·비상장 모두 20%로 일원화하고, 자회사까지 포함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신 국장은 “수직계열화에 따른 효율성을 위한 내부거래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전 계열사의 물량을 받아 거래하는 행위는 제품의 구매·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의 전 공정을 일괄 처리하는 수직계열화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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