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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사업 과속 방전 중 … 한국엔 기회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국 3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였던 옵티멈나노에너지는 자금난에 봉착하자 연말까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은 옵티멈나노에너지의 배터리 제조 공장. [사진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국 3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였던 옵티멈나노에너지는 자금난에 봉착하자 연말까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은 옵티멈나노에너지의 배터리 제조 공장. [사진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정부 지원을 업고 시장점유율을 대폭 늘렸던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사가 ‘부메랑’을 맞고 있다. 외상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 생산설비를 잔뜩 늘려놨는데 이젠 물건이 남아돌 정도가 된 까닭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시장점유율(6.5%)이 삼성SDI(6.4%)와 맞먹던 중국 옵티멈나노에너지는 7월부터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난징인롱뉴에너지(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2.2%)는 경영난으로 생산설비를 압류당했다. 루그로우 등 중국 중소형 배터리 제조사의 파산·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의 약 30%가 폐업했다.
 
김수미 KOTRA 중국지역본부 난징무역관 조사분석관은 “중국의 100여 개 상장 배터리 기업 중 절반(52개)이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2020년 전후 전체 90%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생산 과잉에 빠진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무리하게 생산시설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내용의 ‘배터리 산업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CATL·BYD 등 중국 상위 10개 배터리 기업은 불과 1년 동안 생산능력을 46.8%나 늘렸다(99.5GWh→146.1GWh).
 
동시에 기술력에서 앞서는 한국·일본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자국 기업을 보호했다. 중국 시판 전기차 가격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가량이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전기차는 소비자가격이 너무 비싸 사실상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변경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150㎞ 미만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주행거리 400㎞ 이상 고성능 전기차 보조금(5만 위안·820만8000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술력이 부족한 중견·중소 배터리 제조사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옵티멈나노에너지·난징인롱뉴에너지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은 제품(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출하량이 많았다.
 
반면에 기술력을 확보한 대형사는 점유율이 대폭 늘었다. 실제로 중국 상위 2개 배터리 제조사(CATL·BYD)는 중국 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1년 만에 20%포인트나 끌어올렸다(44%→64%·상반기 출하량 기준).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6개 중국 기업은 모두 시장점유율이 증가했다(33.4%→44.5%·1~8월 기준).
 
한국산 배터리 제조사는 정중동하며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려면 중국 전기차 제조사가 고밀도 배터리 사용량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밀도 배터리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중국 기업은 한정적이다. 결국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한국산과 일본(파나소닉·PEVE)산 배터리를 보다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또 중국 정부는 2020년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때가 되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기업도 중국 기업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18’에서 손미카엘 삼성SDI 전략마케팅팀장(전무)은 “중국 배터리 시장은 여전히 성장성이 높아 기술력을 갖추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은 때를 기다리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베트남 완성차 제조사(빈패스트)와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삼성SDI는 영국 재규어랜드로버 차세대 전기차에 배터리 단독 공급 계약을 맺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창저우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 중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버틴다면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은 조만간 반등을 시작하고, 올해를 기점으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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