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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끌려다니는 신세 한국 주식·외환시장 ‘내우외환’

한글날 닫았다가 10일 문을 연 한국 증시는 여전히 ‘흐림’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2% 내린 2228.61로 마감했다. 7일 동안(거래일 기준) 연이어 추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2.56% 하락하며 747.50으로 거래를 마쳤다. 800선이 무너진 지 5거래일 만에 750선까지 깨졌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5.22포인트(1.12%) 내린 2228.61로 연중 최저치로 장을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5.22포인트(1.12%) 내린 2228.61로 연중 최저치로 장을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한국 주식시장은 중국 증시발(發)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국경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8일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3.72% 급락했다.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중국 금융 당국의 긴급 부양책 덕에 반등했지만 상승 폭은 9일 0.17%, 10일 0.18%에 그쳤다.  
 
한ㆍ중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동조화하는 흐름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미ㆍ중 무역 갈등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가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는 ‘ATM 한국(외국인 투자자가 현금인출기처럼 위기 때마다 한꺼번에 쉽게 돈을 빼는 한국 금융시장의 특징)’의 면모를 다시 드러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300억원, 코스닥에서 500억원 가까이 주식을 팔아치웠다(순매도). 변동성이 크고, 금융 당국의 개입 수준도 높은 중국 증시 대신 한국이 외국인의 타깃이 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불과 7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12조4498억원(코스피와 코스닥 합산)이 증발했다. 국내 시가총액 2위 상장사(51조1786억원)인 SK하이닉스 같은 회사 2개가 한꺼번에 사라진 것과 같은 결과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원화가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락 중이다. 이날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도 1.3원 내리며 1134.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24일(1135.2원) 이후 2개월래 최저치다. 달러당 7위안선을 위협하며 하락세를 탄 중국 위안화 값과 같은 흐름이다.  
 
미국과 중국 무역 분쟁 장기화로 인한 중국 증시 부진이 한국 금융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시내 증시 전광판.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무역 분쟁 장기화로 인한 중국 증시 부진이 한국 금융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시내 증시 전광판. [AP=연합뉴스]

국내 펀드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10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0.54%로 주저앉았다. 중국 주식형 펀드(연초 대비 -16.79%) 수익률을 역시 따라가는 중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북미 주식형 펀드(8.17%) 수익률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제 국내 펀드 실적은 그동안 말 많았던 브라질(-3.60%), 베트남 펀드(0.11%)도 따라잡지 못한다.  
 
한국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중국에 끌려다니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까. 전문가 전망은 ‘그렇다’ 쪽이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무역 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 방어를 위해 지준율 인하, 감세, 지방정부 채권 발행 확대 등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며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ㆍ중 정상이 만나 극적 합의를 이룬다면 반등의 기회가 되겠지만,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ㆍ외환시장은 물론 경기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화가치는 반등의 여지가 있다. 물론 중국과의 동조화 흐름 아래서다. 김현진 NH선물 연구원은 “환율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향해 경고하는 등 위안화 절상(가치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동조돼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대한 강세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동조화 현상(coupling)=서로 다른 국가의 주가ㆍ통화가치ㆍ금리 등 경제지표가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현상.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긴밀하게 엮여있는 국가 사이 주로 나타난다. 과거 한국은 미국 금융시장과 동조화 현상을 보였지만, 최근 중국 금융시장과의 동조화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 수출 등 한국 경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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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