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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스리랑카인에게 죄 덮어 씌우지 마라”

 
[중앙포토]

[중앙포토]

지난 일요일 화재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기도 고양의 저유소에서 솟구친 검은 연기 기둥이 서울 도심에서도 보일 만큼 화재의 규모는 컸는데요. 이틀 후 밝혀진 화재 원인은 바로 한 스리랑카인 A씨가 날린 풍등. 경찰은 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엄밀한 입증이 필요하다며 영장을 반려했습니다. 체포 영장 기한이 만료되면서 A씨는 풀려났지만 경찰은 혐의 입증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강경한 경찰에 비해 여론은 좀 다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풍등 하나에 불이 날만큼 부실한 시설 문제를 개인 문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건데요. 스리랑카인을 옹호하는 국민청원도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토요일 오후 고양 저유지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풍등 날리기 행사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다음날 스리랑카인 A 씨는 전날 떨어진 풍등 하나를 공사장 근처에서 발견하고 풍등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후 휘발유 저장탱크 근처에 풍등이 떨어지면서 잔디에 불이 붙었는데 저유소 직원들도 풍등을 날린 A 씨도 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커진 불길이 폭발로 이어졌습니다. CCTV를 통해 화재의 원인도 파악하고 원인 제공자가 된 A 씨도 풍등을 날렸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누가 이 화재의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겁니다.
 
풍등 하나로 7738만 리터의 석유류가 보관된 저유소가 맥없이 폭발했다는 사실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건 전날 초등학교에서도 150여 개의 풍등을 날렸고 석가탄신일에 날리는 풍등만 해도 수 천 수만 개가 되는데 이렇게 큰 폭발 원인이 단순 풍등 하나인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결국 화살은 취약한 저유소 화재 관리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잔디에 불이 붙었을 때 직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도, 화재 예방 설계가 안 된 저유소도 문제라는 겁니다. “외국인에게 죄 덮어 씌우지 마라”라는 반응은 이처럼 다양한 원인을 배제하고 한 사람에게 문제를 전가하는 데 대한 불만입니다.  
 
저유소 근처에서 풍등을 날린 A 씨의 잘못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여론도 팽팽합니다. 산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는 예시를 든 네티즌이 많습니다. 담뱃불 하나 버릴 때 산불이 날 것을 예상하지 못하듯 풍등의 나비효과를 생각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라는 거지요. 외국인 노동자라는 A 씨의 신분이 동정여론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습니다. 신고하지 않고 풍등을 날린 초등학교도, 관리자도, 화재 원인이 된 A 씨도 각자 잘못한 만큼 처벌받는 것이 맞는 처사라는 겁니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허술한 안전 시스템을 지적하는 데는 다들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안전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라고들 하지요. 그만큼 안전사고는 사고현장에서만 잘못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수년간 저유소 근처에서 풍등을 날려 왔다는 초등학교나 화재라는 잠재 위험을 대비하지 못한 저유소 관리인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듯 싶네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유령 같은 ‘가짜 뉴스’, 규제로 잡을 수 있을까?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82쿡
"이제 불만 껐을 뿐이지 원인도, 과정도 정확히 밝혀진 게 없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뉴스 보니 풍등으로 저유조에 불날 확률이 로또 연속으로 두 번 당첨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해요. 풍등이 아니라 폭탄이 떨어져도 안전해야 하는 게 맞을 거고 관리하는 쪽에서도 30분 넘게 잔디밭에서 불이 나고 저유조가 불난 것도 몰랐다고 하는데, 저유조 불내려고 일부러 풍등 날린 것도 아닌 사람만 콕 찝어 구속을 시킬 이유는 없죠.
  
풍등도 근처 초등학교에서 전날 날린 걸 주운 거라고 하고 그 학교는 수 년째 날려오고 있는데 이걸 외국인 노동자 한 명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닌듯 해요. 그 관계자 말처럼 풍등이 저유조 화재로 연결될 확률도 정말 희박하고 앞으로는 달라질지라도 보통 사람들도 풍등으로 불날 거라고 생각을 못하잖아요. 잔디밭으로 불이 붙은 점이나, 여러개 저유조는 종일 엄청났던 열기에도 폭발하지 않았으니 저유조 한 개만 그렇게 불이 옮겨붙거나 소화 안 된 원인도 있겠고, 조금만 생각해도 여러가지가 얽혀있는데 풍등 날린 사람을 구속까지 하는건 무리라고 생각되네요. 저처럼 생각한 사람이 많은지 국민청원에도 올라왔네요. 죄 없어 보이는 한 사람 구속하는 것 보다 원인 철저히 밝히고 대책 잘 세워서 안전해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ID '..'
#네이버 뉴스
"그러려면 인근 학교 풍등 날린 것도 죄다 구속하고. 솔직히 로또 맞을 확률보다 낮은 확률에 재수없이 그리 된건데. 관리소홀했으니 이런 일 벌어졌지. 관리자들이 중과실이다. 죄없는 외국인 풀어주고 관리자 처벌해라.그리고 외국인 월 300받는다고 뭐라하지 맙시다. 발파작업.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하는 소리인가요? 정작 그런 위험한일은 안하면서. 월 300 부러우면 노가다 뛰세요. 일당 10만원 넘습니다.부지런하게 열심히 일한 외국인 근로자 뭐라하지 말고."
ID 'zxcv****'
#네이트 뉴스
"덮어씌우긴 뭘 덮어씌워. 한국인이 그랬으면 그 사람 더 조졌을 인간들이 스리랑카인이라고 감성팔이 오진다. 초등학교는 초등학교대로 잘못 물어서 처벌받을 거고, 관리자는 관리자대로 받을 거고, 스리랑카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되는거지. 쓸데없는 감성팔이로 무슨 다 덮어씌운다고 감성팔이 좀 하지 마라. 누가 덮어씌우냐."
ID 'fine****'
#클리앙
"만만한 국적이라 저런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미국인이라면 벌써 변호사 고용해서 이미 나왔다던가, 최소한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풍등따위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는거 자체가.. 안전을 고려하지 못한 시설탓으로 변호사가 몰기 시작하면.. 풍등이 화재의 계기가 되었을수는 있겠지만, 대형화재로 번지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문제를 덮기위한 체포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ID '니파'
 
#다음 뉴스
"산불이 날 걸 상상이야 했겠냐? 스리랑카 노동자 잘못 없다는 사람들 잘 생각해봐. 풍등 날린 것 자체가 위험행위야. 바람에 살아있는 불씨가 날아서 올라가는데... 그게 산이나 어딘가에 떨어져서 불이 확산된다고 생각해 봐라. 물론, 초등학교에서 신고도 안하고 풍등 날린 것도 물론 처벌대상이구, 18분 동안 제대로 조치를 안 한 대한송유관공사 직원도 처벌대상이구, 다 처벌 대상인데.. 마치 스리랑카 노동자만 처벌하니 이상한 동정여론이 나오는것임."

ID 'jjhhdd'
 
#디시인사이드
"대구 축제, 석탄일에 날린 풍등이 수천, 수만인데 전국 작살 안 난 게 기적이다. 불이 거의 꺼져 추락한 풍등 때문에 잔디도 타고 국가기간시설이 작살나는데 대구 축제는 해마다 수천 개씩 집단으로 풍등 날리고 부처님 오신 날 전국에서 날리는 풍등도 수만 개는 될텐데 그동안 전국이 멀쩡했다는 게 기적이다. 거의 폭격수준인데..."
ID 'ㅇㅇ'
#뽐뿌
"물론 스리랑카분이 불을 낸 거니 실화에 의한 법 집행은 받겠지만 석유공사 설계관리를 무슨 이따구로..ㅡㅡ 저건 긴급상황에 예비유 역할도 하는 건데. 하다못해 저 산에 폭격 맞아서 불 붙어도 저유소에 불이 붙니, 안 붙니하면서 버텨야지 그냥 유증기에 바로 붙게 설계하다니 진짜 어이가 없네요."
ID '잠온다아'

변은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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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