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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와는 큰 차이…'실수로 난 불' 형사 처벌 판례는

7일 고양시 강매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일부에서 화재가 나 진압하고 있는 모습. 휴일이라 사고 당시 일하는 인원이 없어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포토]

7일 고양시 강매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일부에서 화재가 나 진압하고 있는 모습. 휴일이라 사고 당시 일하는 인원이 없어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포토]

 
일부러 불을 지르는 방화(放火)와 달리, 실화(失火)는 실수로 예상치 못한 불이 난 것이다. 형법상 방화죄는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큰 죄이지만, 실화죄로는 벌금형(최고 1500만원까지)만 선고할 수 있다. 
 
불씨가 남은 담배꽁초를 버려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주점에 불이 나 내부 집기와 벽면등이 탄 경우 벌금 200만원(대전지법 2016년 12월 선고), 물류창고 앞에서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비벼 껐지만 종이박스더미에서 불이 나 3개 창고를 태운 경우 벌금 1000만원(청주지법 2017년 6월)이 선고됐다. 
 
하지만 실수의 정도가 크면 금고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조금만이라도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불이 나지 않았을텐데' 또는 '업무상 불이 날 위험이 있었으니 담당자가 책임져야 하는데' 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각각 중실화죄와 업무상 실화죄가 된다. 중실화죄와 업무상실화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여자친구에게 이벤트를 해주려고 모텔 방에 양초 60개를 하트모양으로 장식하고 불을 붙인 뒤 여자친구를 데리러 나갔다가 한 층 전체에 불을 낸 20대 남성은 중실화죄가 인정돼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부산지법 2010년). 
 
공사현장에서 바닥에 생긴 얼음을 녹이려고 휘발유를 쏟고 종이컵에 불을 붙였던 작업반장은 업무상 실화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인천지법 2018년 8월 선고). 당시 동료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5명이 숨지고 129명이 부상당했던 2015년 '의정부 화재 참사'와 관련, 오토바이 키가 빠지지 않자 라이터로 키박스를 녹이려다 불을 낸 50대 남성에게 금고 1년 6개월과 벌금 20만원이 선고됐다(의정부지법 2018년 8월 선고). 법원은 그보다는 설계도면대로 공사하지 않고 화재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건축주(징역 4년 6개월)와 감리자(징역 4년)에게 더 큰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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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L가 넘는 기름이 저장돼 있던 고양 저유소에서 불이 난 사건과 관련, 경찰은 20대 스리랑카인 남성이 날린 풍등(風燈)이 원인이라고 보고 그에게 '중실화죄'를 적용하려 하고 있다. 
 
경찰이 신청한 스리랑카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했지만 경찰은 재신청을 했다. 과연 그에게 적용될 죄가 '중실화'인지 단순 '실화'인지는 재판 과정에서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판례로 보는 '실수'와 '중대한 실수' 차이


성냥불로 담배를 붙인 다음 성냥을 플라스틱 휴지통에 던진 경우 중대한 과실 인정 
"성냥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휴지가 들어있는 휴지통에 던진 것은 중대한 과실" (대법원 1993년 선고)
 
불이 꺼지지 않은 상태로 석유난로에 석유를 붓다 흘러넘친 석유 때문에 불이 난 경우 중대한 과실 인정  
"불이 번지기 쉬운 목조건물이고 석유를 넣는 동안 난로속의 석유가 넘쳐서 불이 붙을 위험이 많았다" (대구고법 1981년 선고)
 
무자격 전기기술자에게 전기공사를 맡겼다가 형광등을 천정에 바짝 붙이는 바람에 합선으로 불이 난 경우 대한 과실 인정 안 됨
"전기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보통 사람으로선 전기설비 이상 여부를 점검하지 못해 합선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1989년 선고)
 
연탄아궁이로부터 80cm 떨어진 곳에 스폰지로 된 요, 솜 등을 쌓아뒀다 그것들이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대한 과실 인정 안 됨
"그것들이 연탄아궁이 쪽으로 쉽게 넘어지고, 또 그로 인하여 훈소현상(불꽃없이 연기만 내면서 타는 현상)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1989년 선고)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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