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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했던 조선 익안대군 영정, 18년 만에 제자리로

2000년 도난당했다가 18년만에 제자리를 찾은 조선 익안대군 영정. [사진 문화재청]

2000년 도난당했다가 18년만에 제자리를 찾은 조선 익안대군 영정. [사진 문화재청]

 
그림 속 남성은 관리들이 착용하는 모자인 사모를 쓰고 붉은색 관복을 입고 있다. 허리엔 금판에 꽃무늬가 그려진 관대를 두르고, 손은 관복 안에 넣고, 발은 족좌대 위에 올려놓았다. 비단 바탕에 섬세한 화필로 채색된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셋째 아들 방의(芳毅,1360~1404)다. 
 
2000년 1월 도난당했던 익안대군의 영정(현재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29호)이 18년 만에 전주이씨 종중의 품으로 돌아갔다. 문화재청은 당시 도난당한 영정을 회수해 10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반환식을 열고 전주 이씨 종중에 전달했다. 
 
도난당하기 전 이 영정은 본래 충남 논산 전주이씨 종중이 영정각 안에 보관해왔다. 브로커가 절도범으로부터 영정을 산 뒤 일본으로 밀반출하고 다시 구입하는 수법으로 위장해 국내로 들여왔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영정 도난 사건은 과거에 관련자가 모두 입건돼 사건이 종결됐으나, 지난해 영정이 국내에 남아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1년간 수사하고 설득한 끝에 소장자로부터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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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은 조선 시대 도화서(그림을 담당하던 관청)에 소속돼 있는 화원 장득만이 원본을 참고해 새로 그린 이모본(移摸本) 작품으로 추정된다. 그림의 오른쪽에는 붓글씨로 '익안대군 유상'이라고 적혀 있어 그림의 주인공이 익안대군임을 나타내고 있다. 
 
익안대군은 태조 이성계와 신의황후 사이에 태어난 셋째 아들로, 조선 제2대 임금 정종(방과)의 동생이자 제3대 왕 태종(방원)의 형이다. 1392년 이성계가 즉위하자 익안군(益安君)에 봉해졌으며 1398년(태조 7년)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자 동생 이방원을 도와 정도전 세력을 제거해 이방원이 실권을 장악한 뒤 방원, 방간(태조의 넷째 아들)과 함께 개국공신 1등에 추록(追錄)됐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익안대군에 대해 ‘성질이 온후하고 화미(華美)한 것을 일삼지 아니하였고, 손님이 이르면 술자리를 베풀어 문득 취하여도 시사(時事)는 말하지 아니하였다’라고 기록돼 있다. 성품이 검소하고, 과묵하다는 뜻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인 정진희 감정관은 "영조 10년(1734)에 장만득이 조선 저기에 그린 원본을 보고 새로 그린 이모본(移模本)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조선 후기 작품이지만, 정확하게 언제 누가 그렸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 감정관은 "조선 전기에는 전신상, 후기에는 반신상이 많이 나타났다. 음영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가는 선으로 얼굴과 옷을 그리고, 배경을 단순하게 표현한 점 등이 조선 전기 회화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 감정관은 "익안대군 영장은 광주박물관에 소장된 조선 개국공신 이천우 초상화와 유사한 것도 또 다른 특징"이라고 했다. 이천우와 익안대군은 종형제간이다.  
 
 정 감정관은 "조선 후기 초상화 중 조선 전기 도상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 적다. 익안대군 영정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공신 초상화의 형식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익안대군의 형제인 정종과 태종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도난당한 시일과 관계없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문화재를 회수하기 위해 문화재보호법 내 선의취득 배제 조항을 2007년에 신설해 실질적으로 공소시효를 연장한 바 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현재 도난당한 문화재는 수만 건에 이른다"며 "앞으로 사범단속반을 강화해 도난 문화재를 이른 시일 안에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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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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