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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헤일리 UN대사 돌연 사임 발표···후임은 이방카?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주재대사가 9일 백악관을 방문해 "연말에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EPA=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주재대사가 9일 백악관을 방문해 "연말에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2020년 대선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혀온 니키헤일리 주유엔대사가 9일 꿈을 접고 돌연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중간선거 4주전 뚜렷한 이유없는 사임 발표에 지난달 뉴욕타임스의 레지스탕스 익명 기고와 폼페이오-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견제가 배경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헤일리 대사가 사임 회견에서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를 극찬해 이방카가 후임 대사라는 관측도 나왔다.  
 
헤일리 대사는 2010년 38세 나이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로 선출된 뒤 재선에 성공한 최초 인도계 여성 주지사이자 최연소 주지사 출신이다. 일찍부터 공화당 내 차세대 주자로 부상했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선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되자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각 때 장관급 주유엔대사에 지명한 뒤론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함께 가장 열렬한 트럼프 충성파로 활약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오전 백악관을 방문해 사임을 발표하면서 대선 출마설을 직접 부인했다. 그는 "나는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옆자리의 트럼프 대통령이 "고맙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6개월 전에 ‘연말께 휴가를 내고 잠시 쉬고 싶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헤일리 대사 본인은 2020년 대선 출마설을 직접 부인했다.
하지만 앞서 이날 아침 헤일리 대사 사임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악시오스는 “지난주 헤일리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며 “그의 사임 소식은 많은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관리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헤일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만 사임의사를 알렸다”며 “(방북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자관은 오늘 사임 발표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내부에선 11월 6일 중간선거를 불과 4주 앞두고 급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한 타이밍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연말에 사임할 것을 굳이 중간선거 전에 급작스럽게 발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악시오스는헤일리 대사 사임 배경으로 지난달 7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나는 이견이 있으면 대통령에게 직접 이의를 제기한다”고 기고한 것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의 9월 5일자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의 레지스탕스(저항세력)’라는 익명 기고문에 대한 반박 기고문 성격이다. 당시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당사자 또는 배후 인사로 거론되자 자신은 아니라고 결백을 주장하는 의미도 포함됐다.  
 
헤일리는 당시 기고문에서 “나도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에 동의하진 않지만 이를 해결하는 데 옳은 방법과 잘못된 방법이 있다”며 “나는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걸거나 만나서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각과 국가안보회의(NSC)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에게 접근할 기회가 매우 많으며 그는 참모들을 (직언을) 차단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해도 통하지 않고, 행정부의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시절과 달리 폼페이오-볼턴 체제에선 헤일리대사 운신의 폭이 축소된 것을 사임 배경으로 꼽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헤일리 대사는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이던 틸러슨 장관보다 자주 대통령과 만나고 대북 강경 발언 등으로 많이 언론 앞에 섰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외교를 주도한 뒤로는 입지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헤일리 대사가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제재를 주제로 유엔 안보리를 주재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볼턴 보좌관이 유럽과 갈등을 고려해 대량살상무기 전반으로 주제를 바꿨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직후 동생 티파니와 함께 연설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AP=연합뉴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직후 동생 티파니와 함께 연설회장을 빠져나가고 있다.[AP=연합뉴스]

후임 유엔대사를 자리를 놓고는 이방카 트럼프가 후보로 급부상했다. 헤일리 대사가 회견 중에 “이방카와 재러드에 대해선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다”며 “재러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과 중동평화계획에 관해 한 일에서 숨은 천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방카는 좋은 친구며 그들이 행정부에 있기에 우리는 더 좋은 나라가 됐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후임 유엔대사에 대해 “2년 전보다 훨씬 화려하고 중요한 자리가 됐기 때문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며 “2, 3주 안에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녀 이방카를 후임으로 지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강렬한 후보지만 (지명한다면) 내가 족벌정치(nepotism)라고 비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대사 후보로 거론되는 디나 파월 전 NSC 부보좌관(오른쪽).[AP=연합뉴스]

유엔대사 후보로 거론되는 디나 파월 전 NSC 부보좌관(오른쪽).[AP=연합뉴스]

그는 디나 파월 전 NSC 부보좌관(현 골드만삭스재단 이사장)이 후보냐는 질문엔 "그는 확실히 내가 고려중인 사람"이라며 "실제 많은 휼륭한 후보들이 있고 헤일리 대사가 후임자 선택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전 보좌관도 헤일리 대사와 마찬가지로 이방카와 친분이 깊은 인사다. NBC방송은 "파월 전 보좌관이 행정부 인사들과 유엔대사직 승계를 논의중이지만 골드만삭스를 떠날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리처드 그레넬 독일 대사와 켈리 아요테 전 뉴햄프셔주 상원의원, 존 헌츠먼 러시아 대사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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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