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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번 뛰기도 전에, 세계경제 꺾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8%로 내렸다. 내년 전망도 2.6%로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췄다. 미·중 무역 갈등 같은 대외적 요인에 한국 경제의 내부적 취약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IMF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글로벌 무역전쟁, 지속 가능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내렸다.
 
IMF가 세계 경제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은 201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그간 세계 경기의 꾸준한 성장을 낙관했던 IMF 입장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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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성장률을 깎아먹은 곳은 주로 신흥국이다.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자본유출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신흥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9%에서 4.7%로 낮아졌다. 내년 전망치는 5.1%에서 4.7%까지 떨어졌다.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아시아개발은행(ADB)에 이어 IMF까지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추면서 본격적인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 수출 주도 경제인 한국이 기댈 곳이 사라진다. IMF는 “한국과 호주의 성장 전망을 내린 것은 최근 나온 무역 조치의 부정적인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한국이 수출을 많이 하는 미국·중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진 점은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확산할 수 있는 요인이다.
 
내부적으로도 불안 요인이 산적해 있다. 설비투자는 20년 만에 최장기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고, 고용지표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흐름이다.
 
특히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다. 통계청은 이 수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을 경기 전환의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9월에도 내림세가 이어진다면 사실상 경기 하강 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만나 “수출·소비가 나쁘지 않은데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성장률 예측치가 (2.9%에서) 2.8% 근방으로 내려갈 듯하다”며 “9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2%대 저성장 흐름이 굳어지면서 구조적인 장기 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IMF나 OECD에는 한국 정부에서 파견된 직원이 많고 그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되는데, 한국 정부보다 전망치를 더 내렸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생각보다 더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세계 경제가 호황일 때 한국 경제는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했는데, 세계 경제는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장원석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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