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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또 풍계리 얘기 … 똑같은 물건 두 번 파는 데 성공”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결과인 풍계리 핵 실험장 사찰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재포장·중복판매 기술에 놀아났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5월 외신기자단을 초청해 폭파했던 핵 실험장을 이번엔 사찰단을 불러 “중대한 진전”이라며 다시 포장해 팔아 시간 끌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비핀 나랑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윗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두고 “풍계리 약속의 진짜 의미는 김정은이 수개월 동안 시간을 끌기 위해 한 가지 겉치레 양보에서 최대한 이득을 뽑아내는 기술에 통달했다는 것”이라며 “이미 해체를 약속했던 풍계리와 서해(동창리 미사일 시험장)를 계속 얘기하면서 똑같은 말을 두 번 파는 데 성공했다(brilliantly selling the same horse twice)”고 꼬집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이 정확히 무엇인지, 전체 핵 물질과 핵 시설 현황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기자회견은 모호한 언급 외엔 북한의 확고한 언급을 확인할 계기는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도 NBC에 출연해 “비핵화에 조금의 진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수백 가지 질문들이 답변을 받지 못한 채 남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때문에 북한과 합의를 너무나 원하는 나머지 북한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채 조금 완화하는 정도로 평화를 선언할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CNN에 “내가 미 정부 관리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북한과 막후에서 어떤 돌파구나 진전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폼페이오 장관은 파티를 계획할 목적으로 평양까지 그 먼 길을 갔느냐”며 “어떤 합의를 만들 수 있을지 명확히 알지도 못한 채 또 다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지는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그러나 “대북 협상의 미묘한 속성상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이미 합의에 도달했는데 공개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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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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