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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 점포 통폐합 제동 나서 … 은행권 “세계 추세 따른 경영전략 침해”

앞으로는 은행이 영업 지점(점포)을 함부로 줄이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은행 접근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은행의 점포 통폐합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은행 지점 폐쇄 모범 규준’ 제정을 논의 중이다. 모범 규준에는 ▶은행 지점 폐쇄 전 영향평가 실시 ▶고객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폐쇄 사실 통보 ▶우체국 점포망을 비롯한 대체수단 강구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연내에 규준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이 같은 규준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은행 지점이 빠르게 줄면서 금융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전국의 은행 점포는 6783개로, 2013년 말(7652개)보다 884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새 은행 점포 10곳 중 1곳이 없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점포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하나은행이다. 6월 말 기준 이 은행 점포 수는 765개로 5년 전보다 215개(-21.9%) 감소했다. KB국민은행(-152개, -12.6%), 씨티은행(-147개, -77%) , SC제일은행(-133개, -32.9%)이 뒤를 이었다.
 
현금지급기(CD기)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무인자동화기기는 5년 사이 1만1682개 사라졌다. 올 6월 말 현재 무인자동화기기는 4만3831개로 5년 전(5만5513개)보다 21% 감소했다. 고용진 의원은 “노인을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의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에선 이들을 배려한 포용적 금융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점을 줄이는 것은 은행의 자율인데, 정부에 이어 국회까지 압박에 나서면 경영 전략이 침해받을 수 있다”며 “오프라인 창구보다 온라인,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수익성만 좇아 지점을 줄인다고 하지만 점포가 줄었어도 상가 월세가 오르면서 임차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농협 4개 은행은 2013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5년간 점포 351곳을 줄였지만, 같은 기간 임차료로 지불한 비용은 1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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