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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힘든 기술 내밀며 … 정부 “온실가스 더 줄여라”

#환경부는 지난 7월 발표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에서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CCUS)을 이용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1030만t 줄이겠다고 밝혔다. CCUS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CO)를 한데 모아 저장한 뒤 석유 채굴 등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땅속 깊은 곳에 있는 원유를 채굴할 때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으면 원유 채굴 속도도 빨라지고 이산화탄소도 땅속에 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문제는 상용화 시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연구개발센터도 “미국·유럽 등은 CCUS 기술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30년 이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철강업계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수소환원제철 기술도 2030년까지 상용화가 어렵긴 마찬가지다. 현재는 철광석(Fe₂O₃)에서 산소 분자(O)를 떼어내 순수한 철(Fe)을 얻기 위해 탄소 덩어리인 코크스(C)를 용광로에 함께 넣는다. 그러다 보니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코크스 대신 수소(H₂)를 넣으면 똑같이 순수한 철을 얻을 수 있고, 부산물로는 물만 배출될 수 있다. 철강업계가 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친환경 기술이지만, 정부는 이제 막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연구개발이 끝나는 시점이 2024년으로 계획돼 있다. 환경부 역시 이 기술의 상용화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에선 2030년까지 철강업계의 주요 감축 수단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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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석유화학 등 국내 산업계가 부쩍 늘어난 온실가스 감축 부담에 울상을 짓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7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하면서 산업계의 감축률을 기존 11.7%(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에서 20.5%로 불쑥 올렸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상용화가 불투명한 친환경 기술까지 넣어 무리하게 감축 목표치가 수정됐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일종의 ‘종량제 쓰레기봉투’인 탄소배출권의 가격도 가파르게 오른 것이 부담을 키운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앙일보가 9일 이번 온실가스 로드맵 수정으로 산업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추산한 결과 기존 안 대비 6조5000억원에 달했다. 탄소배출권 구매 대상 기업이 591곳인 점을 고려하면 기업 한 곳당 110억원 규모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최근 에너지·친환경 수송 대책 등 정책 목표가 친환경으로 바뀐 점을 반영하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힌다.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늘리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로드맵을 통해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라는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정부와 업계 간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수정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가 어떤 근거로 계산됐는지 업계가 알지 못한 상황에서 로드맵 수정안이 나왔다는 것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는다. 또 철강·석유화학·디스플레이 등 업종별 특성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물론 감축할 수 있는 양도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환경부가 이런 특성을 무시한 채 똑같은 온실가스 감축률을 적용해 탄소배출권을 할당하겠다고 밝힌 점도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기업 반발은 행정소송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사용하도록 할당된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이의신청은 당시 배출권을 할당받은 525개 업체 중 243곳에 달했다. 소송까지 제기한 업체도 59곳이다. 강윤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를 알아야 그 기간 기업에 할당되는 탄소배출권의 양이 적당한 수준인지 알 수 있지만, 이런 정보를 정부가 공개하지 않다 보니 정책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배출권
기업이 지구 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로부터 할당받는 이 권리는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배출권 거래소에서 거래된다. 

 
김도년·김민중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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