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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참여정부 검찰개혁 실패 전철 또 밟을까 두려워"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중앙포토]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 [중앙포토]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의 앞날이 암울해보인다”며 “참여정부 시절 검찰개혁 실패사례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을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면서다. 경찰대 1기인 황 청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공개적으로 주장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황 청장은 이날 ‘검찰개혁에 플랜B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개혁 방안을 입법화해야 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결의안 통과 뒤 70일 넘게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검찰개혁의 실패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의 검찰 개혁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점을 꼽았다.
 
황 청장은 ‘1차적 수사기관은 경찰이고, 검찰 수사력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6월 정부 방안을 소개하며 “입법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합의 취지를 이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을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이른바 ‘적폐 수사’ 정국에서 검찰 개혁 동력이 사그라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황 청장이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서울 지역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같은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에 검찰이 드라이브를 걸면서 자기들 나름의 시간을 벌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법원 안에서도 나온다”고 전했다.
 
황 청장은 “개혁은 정권이 바뀌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검찰개혁이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가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고 썼다. 그는 또 “검찰개혁이 최악의 실패로 귀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노무현 정부가 검찰개혁에 실패했다는)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면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 된다”고 덧붙였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 9일 페이스북 글 전문
<검찰개혁에 플랜B가 필요하다>
 
지난 대선 당시 검찰개혁은 모든 대선후보의 공통공약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한 방송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검찰개혁이 제1순위 개혁과제로 꼽혔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될 듯 하던 검찰개혁의 앞날이 암울해보인다.
 
지난 6월 21일 정부는 어렵사리 마련한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머지않아 입법화가 이루어지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안, 공수처 설치안 등 검찰개혁 방안을 입법화해야 할 국회 사개특위가 구성결의안이 통과된지 70여일이 지났지만, 야당에서 특위명단을 제출하지 않아 아직 출범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시절 검찰개혁 실패사례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을까 두렵다.
 
참여정부 시절 검찰개혁 실패의 원인 중에는 개혁 골든타임을 놓친 까닭에 검찰의 노골적인 반발을 진압할 힘이 부족했던 탓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검찰개혁의 실패 가능성은 높아진다.
 
답답한 국회상황을 언제까지나 지켜보아야 하는가?
 
지금이 국회의 시간인 것은 틀림없지만 우리 모두의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과의 약속인 검찰개혁이 끝내 실패로 돌아간다면 누구 탓으로 돌리기에 앞서 우리 모두의 책임 아닌가?
 
그러기에 이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검찰개혁이 국회에서 좌절되는 상황에 대비해서 플랜B를 먼저 실행시켜야 한다.
 
그것은 정부차원 즉 대통령의 의지와 명령만으로 가능한 부분을 즉각 실행에 옮기는 것을 말한다.
 
검찰개혁은 궁극적으로 입법을 통해 완성해야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법률 개정이 필요없는 부분과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법률 개정 없이 가능한 부분은 대통령의 의지와 명령만으로 즉각 시행 가능하다.  
 
예컨대 법무부 탈검찰화의 경우 이미 상당 정도 진행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또 하나 법 개정 없이 가능한 중요한 부분은 검찰의 직접 수사 인력을 줄이고 직접수사부서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직제를 개편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검찰개혁의 본질에 근접해 있다.  
 
검찰개혁의 본질은 검찰의 불필요한 힘 즉 수사권한을 빼서 검찰을 제자리인 기소기관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의 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제1차적 수사기관은 경찰이고,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한정하고,
 
검찰수사력을 일반송치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검찰ㆍ경찰은 이 합의에 관한 입법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 합의의 취지를 이행하도록 노력한다는 것도 명시되어 있다.
 
현재 검사 2,200명 전후, 수사관 6,000명 정도로 파악된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정부 합의안 이후에도 그대로 수사분야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검찰의 수사인력과 직제를 조정하는 것은 정부합의안을 정부차원에서 충실히 이행하는 것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따지고보면 정부합의안을 정부차원에서 이행하는 것인지라 플랜B랄 것도 없다.
 
또한 대통령 공약인 수사권ㆍ기소권 분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부터 인력과 직제 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법 개정없이 진행하는 개혁은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개혁대상의 저항도 제압할수 있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정권이 바뀌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검찰개혁이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가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검찰개혁이 최악의 실패로 귀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플랜B라도 우선적으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면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 된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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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