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3년 9개월새 159% 올랐다…강남 부동산 비웃는 탄소배출권 시장

배출권 거래제 작동 원리.

배출권 거래제 작동 원리.

8640원→2만2000원…'매물 품귀'에 계속 오르는 배출권 가격 
2015년 1월 탄소배출권이 처음 거래될 당시 가격은 온실가스 1t당 8640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가격이 2만2400원(8일 종가)에서 거래되는 등 3년 9개월 만에 159%가 올랐다. 올 7월 한때는 2만8000원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4년 만에 약 85% 오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가격(실거래가)보다 더 오른 것이다. 집값이 오를수록 아파트를 내놓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듯, 탄소배출권 시장에서도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엄이슬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탄소배출권 시장은 거래량 부족과 급변동하는 가격이 문제점"이라며 "석유화학·금속 업계는 만성적인 배출권 부족을 호소하지만, 배출권이 남는 곳들은 향후 수급 불확실성에 대비해 남는 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부터 도입한 탄소배출권 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회사가 보유한 배출권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해야 할 형편이면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배출권 시장에서 이를 더 사야 한다. 반대로 온실가스를 많이 줄여 남는 배출권이 생기면 이를 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벌 수도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업의 손익에 직결되게 만들어 배출량을 줄여보자는 발상이었지만, 배출권 가격이 치솟다보니 기업의 '탄소 리스크'로 돌아오고 있다.
 
관련기사
"국내 배출권 시장, 거래량 늘었지만 시장 원리 작동 안해"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량은 2016년 기준 1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성장했다. 거래 규모는 커졌지만,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의 경우 591곳에 달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을 신뢰하지 않다 보니 배출권을 비축하기만 할 뿐, 시장에 내놓지를 않고 있다. 이는 경기 변동과 정부 환경 정책 등을 감안해 자연스럽게 수급이 조절되는 유럽 시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2011년 8월 12.5 유로였다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7유로대에서 움직이며 안정세를 보였다. 올 7월 이후 17.0 유로로 오르긴 했지만, 이는 유럽 정부가 취한 친환경 기술 투자 확대 조치에 대한 결과였다.
 
특히 이 시장에는 강남 아파트를 여러 채 사들이는 다주택자처럼 대량으로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큰 손'도 시장 왜곡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전력 자회사들은 모기업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대량으로 탄소배출권을 사들이고, 배출권 물량 부족을 우려한 다른 대기업들도 배출권 '사재기'에 가세하면서 가격 급등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배출권 예비분을 풀었지만, 가격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
 
"배출권 가격 1만원 넘지 않게 한다더니" 시장 불신 커져 
여기에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까지 더해져 배출권 시장에 대한 참여자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배출권 거래제 시행 전이라도 기업이 감축한 온실가스가 있다면, 이를 전량 배출권 할당량을 산정할 때 인정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정산할 땐 절반만 인정하기로 말을 바꿨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열 때 정부가 배출권 가격이 1만원 이상을 넘지 않도록 개입하겠다고 했으나, 가격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배출권 할당량 업계 의견 모아 결정했다" 주장 
반면 정부는 이런 업계 인식과는 전혀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일 환경부 기후전력과 사무관은 "배출권 거래제 시행 전의 기업 감축분을 전량 인정해 준다는 건 산업계의 희망 사항에 가까웠다"며 "정부는 관련 법규에 따라 (기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도만 인정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환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배출권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2만2000원 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배출권 할당량도 연초부터 업종별 간담회와 설명회·공청회 등을 거쳐 산업계 대부분의 의견을 모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김도년·김민중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