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쓰백'으로 처음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한지민은 "그동안 다른 배우 뒤에서 숨을 곳이 많았는데 맨 앞에 오다 보니 개봉일이 다가올수록 더 떨린다"고 말했다. [사진 BH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9/9896297e-575a-4121-9761-0813203a36ba.jpg)
영화 '미쓰백'으로 처음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한지민은 "그동안 다른 배우 뒤에서 숨을 곳이 많았는데 맨 앞에 오다 보니 개봉일이 다가올수록 더 떨린다"고 말했다.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올해 그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다소 충격적이다.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선 억척스러운 워킹맘을 연기하더니 11일 개봉하는 영화 ‘미쓰백’(이지원 감독)에서는 흡연에 욕설까지 일삼는다. 심경에 무슨 변화라도 있었던 걸까.
개봉 전 만난 한지민은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시작해서 남들보다 훨씬 느리고 겁이 많은 아이였다”며 “신기한 마음에 열심히는 했지만, 어느 순간 비슷비슷한 역할은 이제 못 하겠다는 시기가 왔다”고 고백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는 초반 극성맞은 아줌마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9/3ea9803d-5711-4385-b9d7-d23cd657efb3.jpg)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는 초반 극성맞은 아줌마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tvN]
이런 그에게 ‘미쓰백’은 여러모로 꼭 필요한 작품이었다. 어린 시절 엄마에 학대받고 버려진 뒤 성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주인공 백상아는 그에게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하는 역할이었고, 역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거리로 나온 소녀 지은(김시아 분)과 만나 연대하는 과정은 평소 아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가 전하고픈 메시지와 일치했다.
![영화 '미쓰백'에서 파격 변신을 시도한 배우 한지민. [사진 리틀빅픽처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9/49ea4e88-d003-45cc-9af6-9316aa392c73.jpg)
영화 '미쓰백'에서 파격 변신을 시도한 배우 한지민. [사진 리틀빅픽처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자 캐릭터는 점차 입체적으로 변모했다. 무엇이 백상아를 그토록 날 서 있게 만들었는지, 왜 그리도 매사에 표현이 서툰지 파고들었다. “처음엔 백상아가 화장을 할 시간이 있었을까 싶었는데 혼자 세상에 맞서 살아가다 보니 ‘너 나 건들지마’ 하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싶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염색도 맥주로 머리를 빤 듯한 노란색으로 하고, 립스틱을 발라도 강렬한 빨간색을 선택했죠.”
![영화 '미쓰백'에서 아동학대를 경험한 백상아(한지민)는 한눈에 피해자를 알아본다. [사진 리틀빅픽처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9/9535296a-b372-43a2-ac68-aaea8e8f317e.jpg)
영화 '미쓰백'에서 아동학대를 경험한 백상아(한지민)는 한눈에 피해자를 알아본다. [사진 리틀빅픽처스]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날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아이들은 모두 순수하게 태어났는데 무엇이 사람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만약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면, 그 사회에 있는 모든 어른에게 책임이 있는 거죠. 한데 피해자들을 위한 법적인 보호 테두리도 거의 없고, 가해자들에 대한 형량도 터무니없이 약하잖아요.”
![한지민은 "지금도 극중 두 사람이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지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사진 리틀빅픽처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9/316b3ea5-7eb0-4f14-b38b-6106650cb58f.jpg)
한지민은 "지금도 극중 두 사람이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지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사진 리틀빅픽처스]
2004년부터 노희경 작가, 배종옥 배우 등과 함께 사회봉사모임 ‘길벗’을 꾸려 매년 두 차례 거리 모금에 나서는 행동파이기도 하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굶주리는 지구촌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주세요’란 주제로 모금을 진행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천 원에 악수를 판다고 하는데 그럼 어때요. 천원이면 영양실조에 걸린 한 아이가 일주일을 먹고 사는 걸요. 남을 위한다지만 사실 저를 정화하는 시간이기도 해요. 해 보면 아실 거예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