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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준, 실장 때 수익률 2.3%···국민연금 살려낼까

국민연금 자산 643조원 운용을 책임지는 자리에 안효준(55·사진)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 사장이 올랐다. 국민연금공단은 8일 기금 최고운용책임자(CIO) 역할을 하는 기금운용본부장에 안 사장을 임명했다. CIO 자리가 빈 기간이 길었던 만큼 임명 절차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 사장이 임명됐다.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 사장이 임명됐다. [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안 신임 본부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해 보건복지부 장관 승인을 받았고, 이어 안 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안 본부장은 이날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로써 1년3개월째 공석이었던 기금 CIO 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안 본부장은 부산 배정고,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하며 금융업계에 처음 발을 디뎠다. 호주계 ANZ 펀드매니지먼트, 일본계 다이와증권, 독일계 BEA 유니온인베스트먼트에서 자산 운용을 담당했다.  
 
안 본부장은 지난 8월 최종 면접 대상에 오른 5명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근무 이력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20년 이상 다양한 국내ㆍ외 자산을 직접 운용한 경험을 발판 삼아 2011년 11월 기금운용본부 해외증권실장으로 영입됐다. 이어 2011년 12월 주식운용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일했다.  
 
이후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이사,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사장을 지내고 이번에 국민연금 CIO에 임명됐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삼성합병’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기금이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본시장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머슴이자 집사로서 수탁자의 책임을 충실하게 수행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안 본부장은 이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새로 올린 인사말을 통해 “고착화되고 있는 저금리·저성장 기조 등을 극복하고자 투자지역과 대상을 다변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기금 수익 제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채워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월 공모를 시작하고 4개월여 심사 끝에 “적격자가 없다”며 6월 국민연금공단은 갑작스레 재공모를 발표했다. 1차 공모 최종 후보에 올랐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권유로 지원했는데 탈락했다”고 폭로하며 청와대 외압 의혹이 일기도 했다.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본사.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본사. [연합뉴스]

 
2차 공모에서도 논란은 많았다. 문재인 대선 캠프 멤버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공모 초기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을 두고 전국사무금융노조, 국민연금공단 노조에서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주 전 사장은 결국 낙마했다.
 
안 신임 본부장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BNK투자증권 사장 재직 시절 직원에 대한 폭언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전후한 시점에 거래를 되도록 하지 말라는 지시였는데, 그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던 것”이라며 “사내에서 크게 논란이 됐다기보다는 직원의 개인적인 일로 안다”고 전했다.
 
여러 논란 끝에 CIO 자리는 메워졌지만 앞으로의 길은 험난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 1~7월 기금 수익률은 1.39%, 연 수익률로 환산해도 1.86%밖에 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할 판이다.  
 
안 본부장 앞엔 기금 운용 수익률 위기, 전북 전주로의 본사 이전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직원 이탈, 끊이지 않는 정치권 외압 논란 등 많은 숙제가 쌓여있다.  
 
1년3개월째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채워졌지만 운용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어려운 숙제를 앞에 뒀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1년3개월째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채워졌지만 운용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어려운 숙제를 앞에 뒀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익명을 요구한 자산운용업계 한 인사는 “안 사장은 외국과 국내에서 오랫동안 운용을 한 경험이 있다”며 “운용 전문가가 아닌 주진형 전 사장 (내정) 얘기가 훨씬 많았는데, 안 사장이 임명됐다고 하니 아무래도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안심을 할 상황은 아니다.
 
안 신임 본부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국내ㆍ외 주식 운용을 맡아온 기간은 2011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다. 그런데 그가 해외증권실장으로 일한 첫해인 기금 운용 수익률은 2011년 2.31%로 고꾸라졌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0.19%) 이후 3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 부문에서 10.34%, 그가 맡은 해외 주식 부문에서 9.90% 손실이 났다. 유럽 재정위기 충격이란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 2009년(10.39%), 2010년(10.37%)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전체 기금 운용 수익률은 2011년을 기점으로 크게 꺾였다. 2012년은 6.99%, 2013년은 4.19%였다.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기금운용본부장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안 본부장은 ‘수익률 향상’이란 무거운 과제를 안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금운용본부장의 운용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복지위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또 “국민연금에 대해 정치권의 개입이 있었는데 이젠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자율성 부여와 감시를 이제 뒷받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사장은 “삼성물산 합병 사건 이후 떨어져 있는 기금 운용역의 자존감,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우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많이 나오는데 기금 운용 자산 배분과 지배구조는 CIO가 바꿀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선진국 연기금 수익률, 지배구조를 부러워할 것만이 아니라 국민연금도 그렇게 바뀔 수 있도록 기금운용위원회, 정치권, 학계에서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지금의 문제를 고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숙·이후연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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