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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어택] 맨 앞에 류현진은 없었다

장혜수 스포츠팀 기자

장혜수 스포츠팀 기자

책 표지 삽화가 눈길을 잡았다. 도심의 거리에 홀로 서서 어찌할 줄 모르는 야구선수의 모습은 강렬했다. 제목은 『다시 일어나 걷는다』(원제 『期待はずれのドラフト1位: 逆境からのそれぞれのリベンジ』).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은퇴한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이 인생 제2막을 펼쳐가는 이야기다.
 
문득 딱 한 해 야구를 담당했던 2005년이 생각났다. 신문사 야구 기자는 스프링 캠프로 한 해를 시작해, 프로야구 개막으로 한고비를 넘기면 자사 주최 고교야구 대회를 챙긴다. 중앙일보는 대통령배다. 당시엔 동대문구장 시절이라 아침이면 그곳으로 출근해 늦은 밤까지 서너 경기를 취재했다. 고교야구 대회장에는 기자보다 프로팀 스카우트가 더 많다. 이들은 스피드건과 노트를 손에 들고 선수들을 살핀다. 이들이 작성한 스카우팅 리포트는 드래프트 때 구단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자료다.
 
2005년 그해에는 정말 인재가 많았다. 광주동성고 한기주, 천안북일고 유원상, 인천고 이재원·김성훈, 광주일고 나승현·강정호, 군산상고 차우찬, 인천동산고 류현진 등등. 그 당시엔 광주진흥고 양의지, 경기고 황재균은 있는지도 몰랐다. 그중에서도 단연 한기주였다. 연고팀 1차 지명으로 그를 ‘찜’한 KIA 스카우트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결국 계약금 1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그 밖에 유원상이 한화, 이재원이 SK의 선택을 받았다. 1차 지명에 류현진은 없었다. 2차 지명(드래프트) 회의가 8월 31일 열렸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는 나승현을 호명했다. 그다음 순번인 한화가 류현진을 뽑았다. SK가 김성훈을, 삼성이 차우찬을, 현대(현 넥센)가 강정호를 데려갔다. 각 팀의 첫 번째 선택인 1라운드는 여기까지였다.
 
그로부터 13년이 흘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1선발 투수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3라운드 8순위(전체 24순위)로 현대 유니폼을 입었던 황재균은 올해 연봉 11억원의 국가대표 3루수다. 또 당시 8라운드 3순위(전체 59순위)로 두산에 간 양의지는 한국 최고 포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KIA 2군이었던 한기주는 올해 삼성으로 옮겨 새 출발 했다. 나승현은 롯데 스카우트로 일한다. 류현진 다음 순번인 2차 지명 전체 3순위로 LG에 갔던 경동고 신창호는 독립구단(연천 미라클)에서 야구를 한다. 잘된 이들은 쭉 건승하기를, 그렇지 못했던 이들은 책 제목처럼 ‘다시 일어나 걷기’를 빈다.
 
장혜수 스포츠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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