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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10억짜리 경주용 수제차 … 각국 레이싱팀 러브콜

올 시즌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개최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종합우승을 노리고 있는 현대 쉘 모비스 월드랠리팀의 i20 경주용 자동차. [사진 현대자동차]

올 시즌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개최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종합우승을 노리고 있는 현대 쉘 모비스 월드랠리팀의 i20 경주용 자동차. [사진 현대자동차]

시동을 거는 순간 작은 차체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4m를 간신히 넘는 ‘준중형급’ 덩치지만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다부진 오버펜더(광폭 타이어를 달기 위해 차체 옆 부분을 늘린 것)와 후미의 커다란 날개 모양 리어 스포일러는 이 차가 범상치 않은 차임을 짐작하게 한다.
 
지난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법인(HMSG)이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법인은 한국의 남양연구소와 함께 자동차 경주용 차량을 개발하고 제작한다. 이렇게 제작된 경주용 차량으로 현대차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개최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2014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불과 4년의 짧은 역사지만 현대차의 WRC팀인 ‘현대 쉘 모비스 WRT’는 이번 시즌 ‘도요타 가주 레이싱팀’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 올해부터 참여한 ‘월드 투어링카 컵(WTCR)’에 투입될 차량도 만드는 등 HMSG는 현대차 모터스포츠의 산실이다.
 
WRC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한 시즌 동안 3대의 차량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13개국을 돌아다니며 치러지는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수리 작업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대당 10억원가량 하는 WRC 차량은 직접 수제작으로 만든다.
 
황인구 책임연구원은 “FIA의 규정 안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해야 하고,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선 뛰어난 내구품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00년 소형 세단 베르나를 개조해 처음 WRC에 출전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3년 만에 철수했다. 10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현대차는 2012년 WRC 복귀를 선언했고, 첫 출전인 2014년부터 포디움(1~3위 입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첫 종합우승을 노리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연간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모터스포츠에 현대차가 도전하는 건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양산차에 적용할 수 있고,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유럽시장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2015년 고성능 브랜드인 ‘N’을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독일 알체나우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 경주용 차량을 제작하고 있는 엔지니어. [사진 현대자동차]

독일 알체나우 현대모터스포츠법인에서 경주용 차량을 제작하고 있는 엔지니어.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i30N’ 모델을 내놨고, 올해 6월 국내에서 ‘벨로스터 N’을 처음 출시했다. 이어 이달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8 파리모터쇼’에서 세 번째 고성능 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i30N 모델이 유럽에서 판매 호조를 보인 만큼, 올 연말에는 i30 패스트백 N을 앞세워 유럽 고성능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포장·비포장 도로를 모두 달리는 WRC는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해 자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장이 돼왔다.
 
1970년대부터 폴크스바겐·아우디·푸조·피아트·포드 등 대중차 브랜드들이 WRC를 통해 성장했다. 스테판 헨리히 현대차 모터스포츠법인 마케팅 디렉터는 “다양하고 가혹한 조건에서 차량을 시험할 수 있단 점에서 현대차 브랜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best brand fit) 모터스포츠가 WRC”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커스터머 레이싱(Customer Racing)’ 부서를 만들어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차량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올해 WRC와 WTCR 등에서 현대차가 만든 차량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 세계 경주팀의 구매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40여 개 레이싱팀이 현대차의 경주용차를구입하거나 문의해오고 있다”며 “모터스포츠법인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고성능 차량 개발은 물론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체나우(독일)=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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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