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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망ㆍ 부상 사고, 열에 하나도 감옥 안 갔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받은 윤모(22)씨는 지난달 25일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가 음주운전 사고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 있었다. 그때 박모(26)씨가 몰던 BMW 승용차가 좌회전 중 균형을 못 잡고 인도로 돌진해 윤씨를 들이받았다. 윤씨는 충격으로 15m를 날아갔다. 당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4%였다. 만취 상태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의료진은 지난 3일 윤씨가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판정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2시 25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술에 취한 운전자가 BMW승용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길에 서 있던 보행자 2명을 치고 주유소 담벼락을 들이받았다. [사진 부산경찰청 제공=뉴스1]

지난달 25일 오전 2시 25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술에 취한 운전자가 BMW승용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길에 서 있던 보행자 2명을 치고 주유소 담벼락을 들이받았다. [사진 부산경찰청 제공=뉴스1]

이 사고가 일어나기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8월에는 배우 박해미(54)씨의 남편 황민(45)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동승자 2명이 사망했다. 당시 음주운전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졌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지적한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타인을 숨지게 하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힐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가 적용되지만 법정에서 실형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법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1심 재판을 받은 2154명 중 173명에게 징역 등의 실형이 선고됐다. 비율로 따지면 8%다. 지난해에는 이 혐의로 4263명 중 324명(7.6%)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집행유예가 72.1%(3072건), 벌금형이 18%(766건)로 대부분이다.
 
대법원이 정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의 양형기준은 1~3년이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는 등 감경요소가 고려되면 형량은 이보다 더 낮아진다. 2016년 양형기준을 수정해 음주운전자가 난폭운전까지 했을 경우 최고 징역을 4년 6개월로 늘렸지만 뇌사 판정받은 윤씨의 지인은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에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씨의 친구들이 지난 2일 올린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다’는 청와대 청원에는 4일 만에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동참했다. 청원인은 “음주운전에 관한 솜방망이 처벌 실태는 훗날 잠정적 피해자를 계속해서 양산하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439명이 사망했다. 중상자는 7136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 교통사고 양형기준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40%가 넘는 재범률을 낮추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44.7%로, 4년 전보다 2%가 늘었다. 프랑스는 음주운전 재범자의 면허를 자동으로 취소하고 강력하게 처벌하지만 한국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0.1%를 넘지 않으면 3번 적발될 때까지 면허 취소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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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 교통과학연구원 상임연구원은 “음주운전은 1회만 걸려도 재범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며 “‘3진 아웃’이 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적발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시행하면서도 재범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음주운전 인명사고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개정안이 주광덕 의원에 의해 발의돼 국회에 계류돼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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