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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 前남친 응징" 혜화역 시위대 날아든 BB탄10발

혜화역 시위에 등장한 '구하라 전 남친 응징' …콩레이에도 1만명 모여
10월 6일 혜화역 인근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시위'가 열렸다. 박사라 기자

10월 6일 혜화역 인근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시위'가 열렸다. 박사라 기자

“성범죄자 앞날 따위 관심 없다, 가해자편 사법부도 가해자다, 남성 우대 편파 판결 지옥으로!”

 
 6일 오후 혜화역 인근에서 여성 1만 5000여명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불법촬영 사건에서 남성에게만 관대한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며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지난  5ㆍ6ㆍ7ㆍ8월에 이어 다섯 번째로 연 시위다. 홍익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 이후 혜화역에서 이어져와 ‘혜화역 시위’로도 불린다.

 
이날 시위에서는 주최 측 추산 1만5000명이 참여했다. 당초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시위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후에 비가 그치면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동영상 보낸 전 남친 응징해야” 기폭제 된 구하라
이날 시위에는 구하라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보낸 전 남자친구 최모씨를 비판하는 피켓도 등장했다. 박사라 기자

이날 시위에는 구하라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보낸 전 남자친구 최모씨를 비판하는 피켓도 등장했다. 박사라 기자

참가자들은 지난 시위에 이어 이번에도 불법 촬영 등 성범죄 관련 수사와 판결이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여자라서 실형선고, 남자라서 집행유예” “왜 여자를 죽인 한국남자는 감옥조차 가지 않나”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특히 이번 시위에서는 연예인 구하라(27)씨 관련 피켓이 눈에 띄었다. 최근 구하라 측이 전 남자친구인 최모씨로부터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다. 한 시위 참가자는 최모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최00 능지처참”이라는 피켓을 들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구하라씨 일이 시위의 기폭제가 됐다”며 “여성을 불법 촬영한 가해자가 실형을 받지 않고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끝나는 편파 판결이 많다. 구하라씨 사건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듣고 있나 男 판사들” 사법부로 옮겨간 분노
데이트 폭력 사건에서 관대한 처벌을 받은 남성 가해자에 대한 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 박사라 기자

데이트 폭력 사건에서 관대한 처벌을 받은 남성 가해자에 대한 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 박사라 기자

참가자들은 정부와 사법부를 향한 규탄도 이어갔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이 명령한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과하라”는 구호와 함께 경찰청장 및 헌법재판관 등 주요 요직을 여성으로 임명할 것을 요구했다.

 
‘여성의 노래’ ‘가짜 사나이’라는 제목의 노래도 불렀다. 남성 대통령과 판사, 그리고 '한남(한국 남자를 뜻하는 은어)민국'을 상대로 여성 차별과 분노를 전하는 내용이다.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 남성에게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판사들을 거명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중간 중간 ‘자이루(자매님 하이루)’와 ‘자이스(자매님 자이스)’를 외치며 화답했다.
이날 시위에선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기존에 해오던 삭발식 대신 '문자 총공'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박사라 기자

이날 시위에선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기존에 해오던 삭발식 대신 '문자 총공'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박사라 기자

오후 4시가 되자 ‘문자 총공(문자 총공격)’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여성혐오 범죄 처벌을 강화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동시에 보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법사위 간사와 위원을 맡고 있는 송기헌ㆍ오신환ㆍ금태섭ㆍ조응천ㆍ표창원ㆍ박지원 의원 등의 번호가 무대 스크린 화면에 공개됐다. “편파판결 편파수사 방지, 불법촬영을 비롯한 여성 혐오 범죄 처벌을 강화하도록 법조항을 제정하라. 국가는 대한민국 절반인 여성의 분노에 대답하라”는 메시지 문구가 시위 참가자들에게 공유됐다.
 
시위대에 BB탄 쏘던 남성, 경찰에 잡혀 
불법촬영을 하는 가해자 뿐만 아니라 유포하는 사람, 보는 사람까지 모두 처벌하자는 내용의 피켓. 박사라 기자

불법촬영을 하는 가해자 뿐만 아니라 유포하는 사람, 보는 사람까지 모두 처벌하자는 내용의 피켓. 박사라 기자

이날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최지영(23·대학생)씨는 “예전보다 ‘한남들은 다 죽여야 한다’는 식의 과격한 구호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며 “진행자가 여성들의 고충을 말하며 말문을 잇지 못했는데 나도 같이 눈물이 났다”고 했다. 한 20대 남성은 “생물학적 남성이면 싸잡아 비난하고 배척하는데 무슨 소통을 할 수 있겠느냐”며 “아무리 미사여구를 붙여도 결국엔 혐오 시위일 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도중 한 남성이 오후 4시30분쯤 무대 쪽으로 BB탄 10여 발을 발사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 남성은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알려졌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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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