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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막탄 쏘며 침투한 적군, 드론 띄우니 숨을 곳이 없네

현실로 다가온 전투용 드론
지난달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육군 31사단. 사단 내부에선 외부 침입자에 대응하는 훈련이 한창이었다. 사단 본청 수백 미터 앞 연병장에는 침입자가 눈에 띄었다. 이들은 붉은색 연막탄을 터뜨리며 사단본부 부근으로 접근했다. 맑은 날이었지만, 연막탄이 터지자 육안으로 이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게 어려웠다. 이때 본부 앞에서 대기 중이던 대형 ‘스마트 드론’이 ‘위잉’하는 소리를 내며 이륙했다. 침입자의 정확한 숫자와 이들의 무장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드론이 이륙해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은 사단본부 2층 세미나실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으로 전송됐다.
 
드론이 탑재하고 있는 열화상 카메라를 작동하자 침입자의 모습은 대형 스크린에 하얀색 형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열화상 카메라 작동 역시 간단한 버튼 조작 만으로 원격으로 가능했다. 세미나실은 이내 탄성으로 가득 찼다. 드론은 이어 철조망을 뜯으려는 침입자를 찾아냈으며, 육안으로는 확인이 힘든 풀숲 등을 샅샅이 뒤져 거동수상자의 위치를 파악한 뒤 6분여 간의 비행을 마치고 사단본부로 돌아왔다. 이날 드론의 비행거리는 1.4㎞ 가량. 비행 중 촬영한 모든 영상은 대형 스크린으로 실시간 전송돼 침입자들을 막는데 쓰였다.
 
 
운용 체계는 LG유플러스가 개발
 
LG유플러스와 드론 개발업체인 피스퀘어가 개발한 정찰용 스마트 드론. 작전 지역에서 촬영한 영상을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열화상 카메라로 육안으로 보기 힘든 침입자도 찾아낼 수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와 드론 개발업체인 피스퀘어가 개발한 정찰용 스마트 드론. 작전 지역에서 촬영한 영상을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열화상 카메라로 육안으로 보기 힘든 침입자도 찾아낼 수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이날 드론 시연은 육군 31사단과 LG유플러스 주관으로 열렸다. 드론은 정찰용 스마트 드론이다. 31사단은 ‘드론봇 전투체계’ 전투실험 시범부대. 시범 운용된 스마트 드론은 개발업체인 피스퀘어가, 드론 운용 체계는 통신사인 LG유플러스가 각각 개발했다. 카메라를 포함한 드론의 무게는 15㎏, 평균 속도는 초당 8m로 최대 이륙 고도는 150m 선까지 가능하다. 한 번 비행에 최대 20분까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스마트 드론은 전투용 드론의 초기 단계다. 첩보영화 만큼은 아니어도 이날 선보인 스마트 드론은 LG유플러스의 LTE 망을 활용해 풀HD급 고화질 영상을 사단 내 관제센터로 전송하는 역할을 했다. 기존 드론은 실시간 영상을 보내는 대신 메모리 카드를 탑재하고 현장을 촬영한 뒤 서둘러 돌아와야 했다. 그래야 사람이 드론 기록을 판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급박한 적의 침투 상황이나 사고 등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 스마트 드론이 전송한 영상은 흡사 스포츠 경기 중계를 보듯 정확한 판독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연막탄 속 숨은 적까지 찾아냈다. 스마트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는 30배 줌과 열화상 촬영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스마트 드론의 핵심은 ‘클라우드 관제시스템’이다. 관제시스템이 가동되면 드론의 이동경로를 실시간 조회하고, 드론을 자동·수동으로 조종할 수 있다. 일단 수색 범위 등을 입력해 놓으면 자동으로 드론이 날아다니다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할 땐 관제실에서 수동으로 제어해 이를 상세히 확인하는 식이다. 31사단 김재훈 정보참모(중령)는 “스마트 드론은 전투 뿐 아니라 정찰과 감시,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범용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 도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군은 물론 민간과 기업, 연구소 등이 통합적으로 운용체계 발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 드론 시연 현장을 지켜보는 31사단 관계자들. [사진 LG유플러스]

스마트 드론 시연 현장을 지켜보는 31사단 관계자들. [사진 LG유플러스]

이날 31사단 등이 보여준 시연은 아직은 초기 수준인 드론 운용의 수준을 한참이나 넘어선 것이란 데 의미가 있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드론 관제시스템을 활용하면 병사 한 사람이 4대의 드론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 4대의 드론이 동일한 역할만 맡는 게 아니라 각자 다른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정찰드론으로 적을 찾아낸 뒤 폭격용 드론으로 이를 공격하거나, 지상용 드론으로 접근해 공격하는 통합전투 등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드론 운용 체계는 세계 3~4위권
 
왼쪽 상단의 작은 화면에 침입자들이 하얀색으로 나타난다. [사진 LG유플러스]

왼쪽 상단의 작은 화면에 침입자들이 하얀색으로 나타난다. [사진 LG유플러스]

국내 드론의 활용범위는 현재까지 제한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에선 조종자가 육안으로 드론을 보면서 이를 수동 조작한다. 그러다보니 공장 외곽의 경비나 경찰서의 미아 찾기 등에 쓰이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에선 국책과제로 일부 섬 지역 등에 드론이 의약품을 배송하기도 한다. 충남도청은 재해재난에 대비해 드론을 활용해 실시간 중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드론의 이동 경로.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으로 자동 조종이 가능하다. [사진 LG유플러스]

스마트 드론의 이동 경로. 클라우드 관제 시스템으로 자동 조종이 가능하다. [사진 LG유플러스]

하지만 앞으로 드론의 활용범위는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에 비해 작은 규모라지만 현재 3200억원 대 수준인 국내 드론 시장은 2020년이면 1조1288억원에 달할 것이란 게 정부의 추산이다. 스마트 드론 개발사인 피스퀘어의 안진섭 대표는 "기술적으론 이미 어려울 것이 없다”며 "하늘을 나는 것만 생각하던 드론에서는 이제는 지상과 해상으로 드론의 활용범위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의 개념이 무인 비행체에서 무인이면서 무선으로 제어하는 ‘드론봇(Drone+Robot)’으로 빠르게 확장돼고 있어서다. 권용훈 LG유플러스 드론팀장은 "동시에 여러 대를 운용할 수 있는 드론 관제시스템 수준은 미국과 중국 등에 이어 세계 3~4위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마트 드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본적으로 스마트 드론 관제 시스템은 LG유플러스의 LTE 통신망을 근간으로 한다. 전시에 민간 통신시설 등이 파괴되면 운용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군용 주파수에 기반한 관제 시스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첩보 영화에서처럼 드론 최강국인 미국이 중동이나 아프가니스탄 등 민간 통신망이 구축되지 않은 곳에서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건 민간 통신망이 아닌 위성 통신망 등에 근거해 이를 관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아 드론과 관련 시스템 개발의 주체인 기업들이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피스퀘어의 안 대표는 "정부나 군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드론의 미래수요나 사양 등을 미리 밝혀준다면 기업들이 그에 맞춰 얼마든지 투자하고 개발할 수 있을 텐데, 아직은 그런 수준에 이르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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