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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돼 돌아온 이나영 “탈북여성 고통 알겠다”

제23회 부산영화제 개막식 모습. [송봉근 기자]

제23회 부산영화제 개막식 모습. [송봉근 기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영화제의 정상화 원년을 선포하며 막을 올렸다.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흐린 날씨에도 오후 6시 영화의전당에서 국내외 스타의 레드카펫 행사로 시작된 개막식은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다. 아시아 영화와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아시아 영화인상’을 받게 된 일본 음악감독 사카모토 류이치는 감미로운 라이브 공연으로 장내를 달궜다.
 
올해는 4년 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부산시와 갈등을 겪으며 파행을 빚었던 영화제가 내홍을 매듭짓고 개최되는 첫해다. 영화제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던 영화계도 해촉됐던 이용관 집행위원장, 전양준 부집행위원장이 올해 초 각각 이사장·집행위원장으로 새롭게 복귀하며 보이콧을 철회했다. 79개국 323편의 초청작과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13일까지 영화의전당 등 부산 일대에서 선보인다.
 
제23회 부산영화제가 4일 시작했다. 올해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에서 탈북 여성을 연기한 배우 이나영. [뉴스1]

제23회 부산영화제가 4일 시작했다. 올해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에서 탈북 여성을 연기한 배우 이나영. [뉴스1]

개막작으론 한국영화 ‘뷰티풀 데이즈’가 상영됐다. 다큐멘터리 ‘마담B’ ‘북한인을 찾아서’, 단편 ‘히치하이커’ 등 분단을 주제로 가족의 해체와 복원을 꾸준히 다뤄온 윤재호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자, 배우 이나영의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탈북 여성인 어머니(이나영 분)를 찾아 한국에 온 조선족 청년 젠첸(장동윤 분)이 14년 전 갑작스레 가족을 떠난 어머니의 고통스런 과거를 이해하게 되는 얘기다.
 
이나영은 20대 아들을 둔 어머니이자, 지금껏 중국과 한국의 뒷골목을 전전하며 온갖 범죄에 연루되는 혹독한 모습까지 소화했다. 개막식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그는 “3년 전 첫 아이를 얻으면서 예전엔 상상만 했던 엄마로서 감정을 공감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단순히 엄마란 이미지 이상으로 이 여성이 현재까지 살아오며 누적된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려 했다”고 했다. 또 그 간의 연기 공백에 대해 “제가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자신 있게 관객과 다시 만날 이야기로 무엇이 좋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본의 아니게 길어졌다”고 돌이켰다.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스타들 김희애. [뉴스1]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스타들 김희애. [뉴스1]

윤재호 감독은 “남북한 분단을 주제로 여러 작품을 만들어왔고, 남북한이 서로 대화하려면 어찌됐든 다시 만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이 영화를 기획했다”면서 “지금 마침 남북한 정부가 다시 긍정적으로 만나고 있다는 게 분단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서 반갑다”고 했다.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영화 작업을 해온 그는 분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파리에 살 때 중국에 아들을 두고 9년간 만나지 못한 민박집 아주머니의 사연으로 단편 ‘약속’을 만들고 그 아들을 찾으러 중국에 직접 찾아가면서부터 탈북인을 많이 만나 자연스레 그분들 이야기를 들여다보게 됐다”면서 “저 역시 해외에 오래 머물다 한 14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가족과 헤어져있다는 공허함 때문에 경계에 있는 인물에 더 눈길이 가는 듯하다”고 했다.
 
극중 주인공 젠첸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이유로는 “실제 탈북인들이 정체를 감추고, 가명을 쓰는 현실을 반영했다”면서 “지금 중국에는 젠첸처럼 탈북인 어머니와 헤어져 사는 아이들이 제가 알기론 수만 명이나 된다. 탈북 여성이 한국에 가면서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많아 영화에도 이름 없는 엄마로 설정했다”고 했다. 우리말로 ‘아름다운 날들’을 뜻하는 제목에 대해선 “정말 (과거를 딛고 온가족이 함께하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설렘이자 영화 속 가족이 바라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스타들 유연석. [뉴스1]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스타들 유연석. [뉴스1]

올해 영화제는 영화사적으로 의미 있는 거장의 걸작을 재조명하는 ‘부산 클래식’ 부문을 신설했다. 할리우드 감독 오손 웰즈의 유작 ‘바람의 저편’, 카자흐스탄 고려인 2세 송 라브렌티 감독의 ‘바둘의 땅’ ‘고려 사람’, 첸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등 12편이 소개된다. 80년대 리얼리즘 선구자 이장호 감독의 회고전, 필리핀영화 100주년 특별전도 마련됐다.
 
전세계 스타 감독의 신작도 찾는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멕시코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흑백영화 ‘로마’, ‘라라랜드’의 데미언 차젤 감독이 닐 암스트롱의 인류 최초 달 착륙 프로젝트를 조명한 SF ‘퍼스트맨’, 누벨바그 거장 장 뤽 고다르의 실험영화 ‘이미지 북’ 등이다. 장이머우·지아장커·위안허핑·관금붕·왕빙 등 중화권 거장,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감독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도 만날 수 있다.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스타들 남주혁. [연합뉴스]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스타들 남주혁. [연합뉴스]

아시아 영화에선 중화권과 일본, 인도영화의 강세 속에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서남아시아 국가의 도약이 눈에 띈다. 특히 다큐멘터리에선 동시대 전세계가 당면한 사회·역사적 이슈가 뚜렷하다. 아시아 아이돌 산업의 현주소를 좇은 태국영화 ‘BNK 48: 소녀는 울지 않는다’, 일본계 미국인 유튜버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목숨 걸고 파헤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주 전장(戰場)’등이다. 한국 다큐멘터리로는 한 남성의 군 복무 전 과정을 다루며 집단주의를 유머러스하게 비춘 박경근 감독의 ‘군대’, 한 남성의 흑백사진을 단서로 5·18 북한군 개입설을 파헤치는 강상우 감독의 ‘김군’,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민간인 학살을 조명한 이길보라 감독의 ‘기억의 전쟁’이 주목된다.
 
‘마녀’ ‘버닝’ ‘허스토리’ 등 화제작의 감독·배우들도 관객과 만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에선 부산지역 커뮤니티와 손잡고 관객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한 시도도 두드러진다. 다만 태풍 콩레이의 북상으로 주말 전후 해운대 야외무대(BIFF빌리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무대인사와 핸드프린팅, 오픈토크 등의 행사 장소는 모두 영화의전당 두레라움광장 및 실내 아주담담 라운지로 변동됐다. 
 
부산=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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