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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태블릿 수업 … 카드뉴스도 척척 만드는 창덕여중생들

교실의 종말 <하>
대구 하빈초에서도 수학 수업에 태블릿을 쓰며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칸아카데미’를 활용한다. 문제를 풀면 자동 채점이 된다. 학생들은 ’게임하듯 공부해 수학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대구 하빈초에서도 수학 수업에 태블릿을 쓰며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칸아카데미’를 활용한다. 문제를 풀면 자동 채점이 된다. 학생들은 ’게임하듯 공부해 수학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13일 대구시 하빈면 하빈초등학교. 이 학교 5학년 교실에서 신민철 교사가 아이들과 ‘소수의 곱셈’을 주제로 수학 수업을 했다. 그는 교실 앞 모니터에 문제를 띄웠다. “선생님 몸무게는 67.7이에요. 그런데 목성에선 모든 물체의 무게가 2.5배 늘어납니다. 목성에서 선생님의 몸무게는 얼마일까요?”
 
아이들은 공책에 문제를 풀었다. 그러곤 자기 앞에 놓인 개인용 태블릿PC에 답을 입력했다. 학생들이 답을 올리면 신 교사 모니터에선  ‘딩동딩동’ 벨이 울렸다. 학생들이 문제를 모두 풀자 자동으로 채점됐다.
 
신 교사는 지난해부터 ‘칸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수업에 활용한다. 살만 칸이 개발해 전 세계 무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선 커넥트재단이 수학·물리 등 일부 과목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다. 태블릿과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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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사는 “칸아카데미를 활용하면 일일이 채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맞춤형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사는 7개의 문제를 내고 같은 방식으로 답안을 적게 했다. 그러면서 교실을 돌며 학생들이 부족하게 느끼는 부분을 지도했다. 학생들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손을 들고 질문했다. 황동현(11)군은 “못하는 부분은 선생님이 따로 알려줘 일대일 과외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칸아카데미 활용 수업의 강점은 수준별 수업이다. 태블릿에는 학생별로 자주 틀리는 문제가 무엇인지, 왜 틀렸는지 등이 기록된다. 교사가 학생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신 교사는 수업이 끝나면 서너 명의 학생을 남겨 30분가량 보충학습을 한다. 그는 “칸아카데미를 활용하면서 학생들 실력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5학년은 수학 성적이 평균 70.2점에서 74.4점으로 향상됐다. 60점 이하의 학습 부진 학생 3명은 36→50점, 48→49점, 52→66점으로 모두 올랐다.
 
하빈초는 5~6년 전만 해도 전교생이 30명이 채 되지 않는 폐교 위기 학교였다.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지난해 칸아카데미를 도입한 이후엔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3~6학년 수업은 칸아카데미를 활용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신 교사가 담임인 5학년 교실은 올 초 다른 지역에서 2명이 전학을 와 13명이 됐다. 10㎞가량 떨어진 곳에서 통학하는 오현아(11)양은 “하빈초 이야기를 듣고 부모님을 졸라 전학 왔다”며 “태블릿을 갖고 게임하듯 수학을 공부하는 게 참 재미있다”고 말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술혁명의 가장 큰 과제는 다수의 사람이 혜택을 골고루 나눠 갖는 것인데 대표적인 게 교육 분야”라며 “에듀테크는 도시와 농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교육격차를 해소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창덕여중에선 학생마다 태블릿PC를 쓴다. 수업 중 카드뉴스를 만들다 웃음꽃이 피기도 한다. [임현동 기자]

서울 창덕여중에선 학생마다 태블릿PC를 쓴다. 수업 중 카드뉴스를 만들다 웃음꽃이 피기도 한다. [임현동 기자]

같은 날 서울의 창덕여중. 이은상 교사의 1학년 사회 수업에서 학생들이 아이돌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개인용 태블릿 PC를 사용하고 있었다. 포털에서 기사·블로그 등을 검색하고 이미지와 음악을 골라 카드뉴스를 만들었다. 이날 수업은 일반 교실이 아닌 ‘정보방’에서 이뤄졌다. 창덕여중은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이 교사들 교실로 찾아가 수업을 듣는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200명인데, 학교에 구비된 태블릿도 200대다. 학생 한 사람당 태블릿 하나씩을 쓸 수 있다.
 
이날 학생들은 문화 단원에 대해 배웠다. 이 교사는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화를 골라 긍정·부정적 영향, 문화를 즐기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 팀별로 카드뉴스를 만들자”며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 설명이 10분 만에 끝난 후 이 학급은 2명씩 조별 활동을 시작했다. 교사 지시 없이도 아이들 스스로 분업하고 역할을 정해 과제에 참여했다.
 
이 교사의 수업을 들은 최수연 학생은 “디바이스를 이용하면 책으로 보는 것보다 수업이 딱딱하지 않고, 책에서는 모르는 내용이 많은데 직접 검색하다 보면 어려운 것도 찾아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유서빈 학생은 “태블릿을 수업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친구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신은화 학생은 “처음에는 부모님이 태블릿에서 이상한 것을 보지 않느냐고 걱정하셨지만 수업 과정을 설명해 드리니 오히려 더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같은 날 다른 교실에선 박의현 교사의 사회 수업이 열렸다. 이 교실에는 교탁이 없고 대신 2인용 소파가 있었다. 이 교실을 책임지는 박 교사는 “학생들이 편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구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도 철저히 학생 중심이었다. 아이들은 교사가 미리 제작한 수업 영상을 각자의 디바이스로 시청한다. 내용이 이해되지 않으면 몇 번이고 다시 보며 자신의 속도에 맞게 학습한다. 교사는 교실 전체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지도한다.
 
이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2015년 ‘미래학교 연구학교’로 지정한 곳이다. 창덕여중의 교육법을 참관하러 찾아오는 국내외 교육 관계자만 매해 1000여 명에 이른다.
  
◆ 특별취재팀=성시윤·윤석만·박해리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 이 취재는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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