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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양아들’ 양빈 16년 만에 등장 … 대만서 신의주 투자유치 활동

양빈 전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맨 앞)이 지난 1일 저녁 타이베이에서 대만 경제, 금융계 인사들과 식사를 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 빈과일보]

양빈 전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맨 앞)이 지난 1일 저녁 타이베이에서 대만 경제, 금융계 인사들과 식사를 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 빈과일보]

‘김정일의 양아들’이라 불리며 초대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에 임명됐던 중국인 부호 양빈(陽斌)이 16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여전히 북한의 신의주특구 개발을 위해 대만의 거물 실업가들과 접촉해 투자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양빈은 지난 1일 타이베이의 고급 식당에서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의 최측근이었던 류타이잉(劉泰英) 전 중화개발금융공사 이사장 등 대만 경제계·금융계 인사들을 비밀리에 만났다. 이 자리에는 롯데그룹 관계자와 말레이시아 윈딩 그룹 관계자도 동석했다고 대만 언론들은 보도했으나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빈과일보는 “이 날 만남의 목적은 북한의 신의주특구 개발 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양빈이 특구 1인자로 개발 주도권을 갖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북한 당국의 동의를 얻었다”고 전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인 셰진허(謝金河) 비지니스투데이 발행인은 “오는 27일 시찰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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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빈은 올해 6월에도 비밀리에 대만을 방문해 류 전 이사장을 만나 신의주경제특구 개발 참여 의사를 타진했으며 류 전 이사장은 양빈에게 “신의주의 자금, 화물, 인력 유통이 완전히 개방되면 모두 앞다투어 개발 경쟁에 나설게 될 것”이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당의 ‘큰 손’으로 당 투자사업 관리위원회 주임을 역임했던 류타이잉 이외에 천민쉰(陳敏薰) 타이베이 101그룹 전 회장 등 7~8명의 대만 실업계 인사가 양빈과 만났다.
 
양빈은 2002년 9월 북한에 의해 신의주 특별행정구 행정장관으로 공식 임명됐던 인물이다. 당시 북한은 신의주에 132만㎡의 규모로 사법, 행정, 입법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특별행정구를 설립한다고 발표하고 양빈을 초대 장관으로 영입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양아들이라고 소개하며 신의주를 공업, 과학기술, 관광, 금융, 경제, 무역의 중심지로 개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빈과일보는 양빈이 그 당시에도 류 전 이사장에게 “대만의 1980년대, 90년대 경제발전 경험을 배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양빈은 중국계 네덜란드인으로 1990년 어우야(歐亞) 그룹을 설립해 한 때 재산 평가액 순위에서 중국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난징(南京) 출생으로 5세 때 고아가 됐던 그의 성공 배경이 분명치 않아 중국 언론은 그를 ‘신비상인(神秘商人)’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특구장관 임명 사실이 발표된지 일주일 만에 중국 공안당국이 양빈을 탈세 혐의로 전격 구속해 김정일 위원장의 신의주 특구 개발 계획은 사실상 좌초됐다. 북·중 불화설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며 무성한 소문이 퍼졌으나 중국 당국이 신의주 부임 직전의 그를 구속한 정확한 내막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빈과일보는 양빈이 중국 당국에 구속된 뒤에도 후임 행정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집단지도 체제 형식으로 신의주 특구를 관리해 왔다고 전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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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