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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빅데이터 활용 땐 보험산업 퀀텀점프”

한기정

한기정

한국의 보험시장은 너무나도 성숙한 시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보험료는 1810억 달러(202조원)로 세계 7위 규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규모도 11.6%에 이른다. 이미 보험업이 ‘레드 오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본지는 3일 보험연구원의 한기정 원장(사진)을 만나 보험산업의 과제와 미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험연구원은 1995년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로 첫발을 내디딘 뒤 2008년 보험연구원으로 독립해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는 보험 분야 대표적 씽크탱크다.
 
한 원장은 한국 보험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선진 보험시장으로 옮겨가는 길목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70~80년대 저축성 보험, 1990~2000년대 초반의 보장성 보험 시대를 거쳐 이제는 연금보험이 본격화하면서 보험의 역할이 노후 대비로까지 확대했다”며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시장 상황에 경제성장률 둔화,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고령 인구 증가 등을 고려하면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원이 내놓은 2018~22년 중장기 전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1.7% 감소하고, 손해보험사는 연평균 0.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을까. 한 원장은 “보험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것에서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연금보험과 장기요양이나 헬스케어 분야, 사이버 보험 등 4차 산업 관련 영역이 새로운 ‘블루 오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험의 사적 보장 기능 강화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정책적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20~30년 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25~30%, 퇴직연금은 12~15% 수준이다. 나머지는 사적연금으로 보완해야 하지만 한국의 사적연금 가입률은 낮은 수준이라 이를 높이기 위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보험 산업의 중요 전환점으로 지목하면서 특히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원장은 “과거에 발생한 사고를 통계화해 위험률을 따지는 보험산업은 전형적인 빅데이터 산업”이라며 “특히 의료 관련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게 되면 보험산업의 퀀텀 점프(대도약)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범죄나 디지털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대비하는 사이버 보험도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한 원장의 미래 전망은 긍정적이다. 한 원장은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의 속성에 비춰보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 기존의 한계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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