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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셀럽 마케팅, 전유성·고은 떠났고 이윤택 갇혔고 이외수는 난타전…

밀양연극촌 주무대인 성벽극장 무대와 관객석 모습. 위성욱 기자

밀양연극촌 주무대인 성벽극장 무대와 관객석 모습. 위성욱 기자

지난 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밀양연극촌(1만6104㎡). 대형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은 석대에 그쳤다. 연극촌 정문을 지나 야외무대와 객석이 있는 성벽극장 등 내부를 둘러봐도 외벽 보수공사를 하는 인부 2~3명 외에는 방문객이 없었다.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하는 박모(59)씨는 “여름 한 철 연극제 등으로 먹고살았는데 '그 사건' 이후로 손님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남원 간 전유성 "새 코미디 축제 개최, 아직은 잘 모르겠다"
성추문 고은 시인, 수원 떠나며 "어디로 가는지 묻지 말라"
연고 없는 달성군 '송해공원' 만들어 히트, 모범 사례 꼽혀
전문가들 "셀럽 마케팅은 기회이지만 한순간에 위기 오기도"

밀양시 "연극촌, 연극 외 다른 무대로도 활용할 것" 
'그 사건'은 지난 2월 중순 불거진 연출가 이윤택(66)씨의 성 추문 사건을 말한다. 밀양연극촌은 1999년부터 이윤택 전 대표가 폐교된 학교를 고치면서 시작됐다. 이씨는 이곳에서 연희단거리패와 숙식을 함께했다. 유명 연출가와 연극인들이 모여 자주 공연을 여는 이곳은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명소가 됐다.
밀양연극촌의 위기는 이씨의 성추문 사건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씨는 구속돼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불명예스런 일에 휘말리자 밀양시는 밀양연극촌 무료 임대계약을 해지했고, 2000년부터 시작된 밀양여름공연축제도 폐지했다. 
밀양시는 젊은 연극인 40여명을 직접 뽑아 올해부터 밀양푸른연극제(10월 5~9일)로 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밀양시 관계자는 “연극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이곳을 종합예술타운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텅빈 밀양연극촌 주차장. 위성욱 기자

텅빈 밀양연극촌 주차장. 위성욱 기자

고은 시인(왼쪽), 최영미 시인. [중앙포토·연합뉴스]

고은 시인(왼쪽), 최영미 시인. [중앙포토·연합뉴스]

 
자치단체들이 지역을 널리 알리고 관광객을 확보하기 위해 펼쳐온 셀럽(유명인) 마케팅이 곳곳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셀럽 마케팅은 유명인의 인지도와 지역에 무료 작업 공간을 필요로하는 유명인들의 필요가 맞아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셀럽마케팅에 기회와 위기 요인이 공존한다고 지적한다. 조지선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 전문연구원(심리학 박사)는 “셀럽마케팅은 셀럽의 영향력을 활용해 지역의 이미지나 도시의 품격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셀럽의 존재가 시류에 따라 희석되거나 불미스런 사건과 연루되면 대중으로 외면받는 위험성도 함께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시인이 2개월 전까지 살았던 경기도 수원시 광교산 초입에 있던 '문화향수의 집'. 수원시가 시인을 모시기 위해 폐가를 리모델링해 지은 곳이다. 최모란 기자

고은시인이 2개월 전까지 살았던 경기도 수원시 광교산 초입에 있던 '문화향수의 집'. 수원시가 시인을 모시기 위해 폐가를 리모델링해 지은 곳이다. 최모란 기자

 
수원 고은문학관, 군산 고은 생가 복원 줄 취소
위기를 맞은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올초 시인 고은(84)이 여성 문인 등을 성희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시와 수원시가 곤욕을 치렀다. 서울시는 시인을 기념하려고 서울도서관 3층에 마련했던 ‘만인의 방(60㎡)’을 지난 2월 철거했다. 2013년 삼고초려 끝에 시인을 수원시 광교산으로 불러들여 ‘문화향수의 집’을 제공한 수원시도 난감해졌다. 수원시는 9억5000만원을 들여 폐가를 리모델링해 시인에게 거처로 제공했다. 시인은 지난 2월 퇴거 의사를 밝힌 뒤 5개월 정도를 더 머물다 수원을 떠났다. 고은 시인은 수원시에 "어디로 이사가는 지 알려고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는 팔달구에 추진했던 고은 문학관(6000㎡) 건립 계획을 철회하고 다른 문화시설을 지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전시 공간인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3층에 위치한 ‘만인의 방’이 철거되는 모습. 김경록 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전시 공간인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3층에 위치한 ‘만인의 방’이 철거되는 모습. 김경록 기자

 
고향임을 앞세워 '고은 마케팅'에 나서려던 군산시도 부랴부랴 계획 변경에 나섰다. 군산시는 7억4000만원을 들여 군산예술의전당 주변에 고은 등 군산 출신 문인 9명의 얼굴을 벽화로 만들고 그들의 작품을 조형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고은 시인의 얼굴은 빼기로 했다. 지난 2015년 고은 시인의 모친 생가를 2억원에 사들여 추진해온 생가터 복원 사업도 접기로 했다. 
 
소설가 이외수씨. [중앙포토]

소설가 이외수씨. [중앙포토]

강원도 화천군의 소설가 이외수씨 ‘집필실 사용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27일 화천군의회 한 의원이 10분 발언을 통해 이씨가 최문순 화천군수를 향해 “감성 마을을 폭파하고 떠나겠다”고 막말을 한 사실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씨가 “술로 인해 벌어진 일로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과했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이에 화천군은 화천군의회의 요구를 받아 지난 2월 이씨에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등을 근거로 2013~2017년까지 5년 치 집필실 사용료 1877만원을 부과했다. 반면 이씨는 화천군청을 상대로 ‘사용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내 맞서고 있다. 
경북 청도군 풍각면 성수월마을에 명물로 자리잡은 웃음건강센터 철가방극장. 개그맨 전유성의 아이디어로 세워진 코미디 전용극장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중앙 포토]

경북 청도군 풍각면 성수월마을에 명물로 자리잡은 웃음건강센터 철가방극장. 개그맨 전유성의 아이디어로 세워진 코미디 전용극장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중앙 포토]

 
최근에는 경북 청도군이 2007년부터 원로개그맨 전유성(69)씨와 손잡고 추진하던 ‘청도 코미디 1번지 사업’도 불화에 휩싸였다. 제4회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개최 과정에 3년간 축제준비위원장을 맡은 전씨를 청도군이 배제하면서 전씨와 틀어졌다. 전씨는 지난 22일 친지가 사는 전북 남원시 지리산 자락으로 이사했다. 그는 남원에서 코미디 축제를 계속할지 등 향후 활동 계회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셀럽은 엄격 자기관리, 지자체는 과도한 개입 피해야 
셀럽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에 있는 송해공원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대구에서도 외곽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해 47만5000명, 올해 8월까지 57만7000명이 찾았다. 모두 송해를 주제로 각종 조형물이 들어선 특색 있는 공원 덕분이다. 송해씨는 고향이 황해도지만 부인의 고향이 이곳이라는 인연으로 공원이 만들어졌다. 송씨는 대구에서 군 생활을 하던 중 부인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는 2011년 명예 달성군민이 됐고 2012년부터는 달성군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70)씨는 전북 임실군에 자신이 땅을 기부하고 임실군이 7억원을 들여 지은 ‘김용택의 작은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문학관을 찾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임실군은 ‘김용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용택 시인.[중앙 포토]

김용택 시인.[중앙 포토]

조지선 박사는 "셀럽마케팅이 성공하려면 두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며 "셀럽은 불명예스런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내적 규율을 높이고, 지자체는 자칫 과욕으로 셀럽과 갈등을 빚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대구·수원·군산·화천=위성욱·김윤호·최모란·김준희·박진호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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