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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돌파구는 의료 관련 빅데이터 활용” ...한기정 보험연구원장 단독 인터뷰

한기정 보험연구원장

한기정 보험연구원장

한국 보험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7위 규모(총보험료 1810억 달러ㆍ202조원)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보험료(보험침투도)는 11.6%나 된다. 이미 너무 성숙한 시장이다. ‘레드 오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이를 전파하는 곳이 있다.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는 보험연구원이다. 1995년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로 첫 발을 내디딘 뒤 2008년 보험연구원으로 독립했다. 이후 보험 분야의 씽크탱크로 금융연구원(은행)과 자본시장연구원(증권)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전문연구기관으로 자리잡았다. 1일 한기정 원장(사진)을 만나 보험산업의 현재와 과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연구원의 주요 업무는 보험 산업의 미래와 중장기 전망에 대한 연구와 제언이다. 그렇다고 큰 그림만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 원장은 “변액연금 수익률 공시제도와 약관대출 가산금리 개선 등 보험 소비자의 편익 증진과 관련한 연구를 통해 실제 제도 도입을 이끌었고,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의 연착륙 방안과 인구 고령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연구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보험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선진 보험시장으로 옮겨가는 길목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는 “70~80년대 저축성 보험, 90~2000년대 초반의 보장성 보험 시대를 거쳐 이제는 연금보험이 본격화하면서 보험이 위험 보장을 넘어서 노후 대비까지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보험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다. 그는 “세계 7위 수준으로 규모는 커졌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시장 상황에 경제성장률 둔화,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고령 인구 증가 등을 감안하면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원이 내놓은 2018~22년 중장기 전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연 평균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1.7% 감소하고, 손해보험사는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투자 수익이 떨어지고 판매채널 중심으로 벌어지는 과당경쟁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데 비해 규제 등으로 보험료 인상이 어려운 탓”이라고 말했다.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 위기 등도 보험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을까. 그는 “성장세 둔화를 크게 역전시킬 수는 없지만 보험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것에서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연금보험과 장기요양이나 헬스케어 분야, 사이버 보험 등 4차 산업 관련 영역이 새로운 블루 오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험의 사적 보장 기능 강화가 보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정책적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적 연금은 재정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30년 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25~30%, 퇴직연금은 12~15% 수준이다. 나머지는 가계와 개인이 보유한 자산과 사적연금으로 보완해야 하지만 한국의 사적연금 가입률은 낮은 수준”이라며 “이를 높이려면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벤치마크할 만한 사례로 독일의 리스터 연금을 들었다.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서도 저소득자에게는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모델이다.  
 
4차 산업혁명은 보험 산업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꼭 필요한 것으로 빅데이터 활용을 꼽았다. 그는 “과거에 발생한 사고를 통계화해 위험율을 따지는 보험산업은 전형적인 빅데이터 산업”이라며 “특히 의료 관련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게 되면 보험산업의 퀀텀 점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범죄나 디지털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대비하는 사이버 보험도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그는 보험업을 둘러싼 어려운 상황에도 긍정적인 미래를 그렸다. 그는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의 속성에 비춰보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 기존의 한계와 어려움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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