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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덕 쌓고 명당 살아 팔자 바꿔도 이 것 없으면 꽝

기자
백재권 사진 백재권
[더,오래] 백재권의 안목과 지혜(5)
많은 사람이 팔자를 바꿀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자기 운명은 자신이 개척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고, 타고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인간은 죽었다 다시 살아날 수 없기에 원칙적으로 사주팔자는 바꿀 수 없다. 인간이 태어나면 연월일시마다 두 개씩 짝을 이룬 4개의 기둥을 부여받게 된다. 갑자(甲子)년, 을축(乙丑) 월, 병인(丙寅)일, 정묘(丁卯)시. 4개 기둥(四柱‧기둥 주)에 도합 8자(八字). 즉 사주팔자(四柱八字)다. 타고난 사주팔자는 정해져 있어도 몇 가지 방법으로 충분히 자신의 운명과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인간이 태어나면 연월일시마다 두 개씩 짝을 이룬 4개의 기둥을 부여받게 된다.

인간이 태어나면 연월일시마다 두 개씩 짝을 이룬 4개의 기둥을 부여받게 된다.

 
운명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책을 읽는 거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선현들이 증명한다. 문맹만 아니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쉬운 만큼 눈에 띄는 효과를 보려면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성질 급한 사람은 못한다. 책 집어 던지고 온몸으로 체득하며 돈을 번다.
 
음덕(陰德) 또한 운명을 바꾸는 작용을 한다. 음덕은 보이지 않는 덕이다. 알게 모르게, 티 나지 않은 시간과 공간 속에 행해지는 모든 이타적인 행위다. 이런 음덕은 많이 쌓았더라도 나에게 찾아올 때는 돌고 돌아서 뒤늦게 온다. 말년이나 최악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전쟁이나 환란이 발생했을 때 누가 음덕을 많이 지은 자인지 확연히 구분된다. 때로는 생전에 덕을 전혀 못 보고 자식들이나 후손들에게만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명당 터에 의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길지(吉地)의 기운은 그동안 자신에게 없었던 기(氣)가 새롭게 작동해 일이 절로 되는 효과를 준다. 좋은 터 기운을 받으면 막혔던 운이 열리고 흐름을 바꿀 수 있다. 터가 좋아 안정된 기운이 서린 지역으로 부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도 부촌으로 알려진 곳은 하나같이 명당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자신의 노력과 함께 좋은 기운까지 받으면 당연히 운은 더욱 상승한다.
 
영화 '명당'의 한 장면. 땅의 기운을 점쳐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좌, 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영화 '명당'의 한 장면. 땅의 기운을 점쳐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좌, 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흉한 운이 왔을 때 대처법도 있다. 만약 올해 운이 안 좋은 것 같다면 배나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제주도라도 갔다 오는 게 흉운을 약화하는 방법이다. '접시 물에도 코 박고 죽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리 얕은 물도 건널 때는 생명을 담보로 한다. 그렇기에 지상과 연결체가 없는 비행기나 배를 타고 미리 물을 건너면 효과가 있다. 목숨을 담보로 바다를 두 번 건넌 격이 되기 때문이다. 액땜이 된 셈이다.
 
만약 손자가 5세 전에 단명하는 운명이라면 벌금을 내더라도 이름을 호적에 등록하지 않는 행위도 운명을 바꾸는 방법이다. 자동차도 번호판이 없으면 딱지를 뗄 수 없다. 하늘과 저승사자를 속이는 술책이다.
 
기도와 명상은 정신적인 안정을 주고 자신을 뒤돌아보게 한다. 명상은 시간이 되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기도는 적합한 공간과 시간이 충족돼야 가능하다. 깊은 기도를 해본 사람은 관상에 드러난다. 천기(天氣)와 합일된 기도가 되면 스스로 운을 조절할 능력이 생긴다. 관상, 사주, 풍수 등 역술의 세계에서도 기도를 많이 한 자의 내공은 맛이 다르다. 아무나 해내기 힘든 과정이지만 해내면 운명이 바뀐다.
 
기도와 명상은 정신적인 안정을 주고 자신을 뒤돌아보게 한다. 명상은 시간이 되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사진 freepik]

기도와 명상은 정신적인 안정을 주고 자신을 뒤돌아보게 한다. 명상은 시간이 되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사진 freepik]

 
마지막으로 스승을 만나는 것이 하이라이트다. 지혜가 밝은 스승과 인연이 되는 것은 가장 큰 행운이다. 가장 빨리, 가장 간단하게 깊은 내공을 닦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스승 만나는 것을 흔히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항목이다.
 
이 모든 것을 다 동원해 운명을 바꾸고 위기를 벗어났어도 안목이 없으면 꽝이다. 안목이 없는 자는 사리 분별을 할 줄 모르기에 또다시 허망한 짓을 저질러 위기를 자초하기 때문이다. 안목을 지니고 현명한 판단을 한다면 운명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위에 열거한 다양한 방법으로 단 3%만 개선됐다면 운명은 달라진다. 3%는 비율로 보면 적은 수치지만 운명을 바꾸고 상황을 역전시키는 데는 충분하고도 남는 에너지다. 명문대합격, 고시합격도 3%의 차이는 나의 인생 전부를 바꾼다. 판사가 사형과 무기징역을 놓고 고민할 때 1%의 균형추 이동은 목숨을 가른다.
 
백재권 풍수지리학 박사 baekjg6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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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