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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NAFTA 재협상 타결, 트럼프의 대승일까? 글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S)’이 마감시한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뒤 세부내용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대승’으로 치부하기엔 석연찮은 조항이 많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자동차와 낙농업 분야에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1800여쪽 분석한 전문가들 갸우뚱
미국에 자동차 공장 신설될지 의문
낙농업 시장 개방도 美에 미미한 승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협정의 타결을 선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협정의 타결을 선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캐나다까지 막판에 합의한 새 무역협정 USMCA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는 “NAFTA의 많은 결함과 실수를 해결하고 우리 농민과 제조업자들에게 시장을 크게 개방하며, 미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낮추고, 세 대국이 세계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는 데 힘을 합치게 할 것”이라면서 “USMCA는 역사적인 거래”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NAFTA에 대해 “미국 일자리를 없애고 무역 적자를 초래하는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규정하고, 당선 후 협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최대 공약 가운데 하나가 윤곽을 드러내자 만면에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NAFTA 재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뉴욕 월가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한층 개선될 것으로 봤다. 베어링의 크리스토퍼 스마트 글로벌 거시 연구 대표는 “모든 것이 좋지는 않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측면에서는 의심할 여지 없이 좋다”며 “또 변화된 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오래된 합의가 업데이트됐다는 점도 의심할 여지 없이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1800여쪽에 달하는 새 협정을 분석한 통상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승’인지 여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USMCS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동차 업계가 의외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USMCA에 따라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캐나다와 멕시코는 연간 260만 대의 쿼터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는다. 두 국가 모두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연 260만 대를 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쿼터 자체는 실효가 없다는 설명이다.
 
나프타 현황

나프타 현황

 
중요한 내용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에서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해당 차량의 부품 가운데 75%가 북미에서 생산된 것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NAFTA에서는 이 수치가 62.5%였다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또 2020년까지 제조 차량의 30%가, 2023년까지 40%가 시간당 16달러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16달러는 멕시코 평균 시급의 세배 수준이다.
 
이로 인해 멕시코에서 차량을 조립해 무관세 혜택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부품을 조달할 유인도 떨어졌다. 16달러 이상을 받는 미국에 완성차 공장을 세우라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연구센터(CAR) 크리스틴 디젝은 “미국 소비자는 차량 가격이 한대당 470∼2200달러까지 오르는 그래프를 보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계법인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SMCS로 인해 미국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것은 멕시코의 로봇화와 자동화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협정에서 캐나다는 미국 낙농업자들을 대상으로 자국 유제품 시장을 더 개방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낙농업 시장의 약 3.5%를 미국 농가에 개방하기로 했는데, 20조 달러의 미국 경제 규모로 봤을 때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캐나다는 또 지난해 도입한 ‘클래스 7’이라는 유제품 분류 제도를 미국이 원하는 대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0월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찾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The Canadian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0월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찾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The Canadian Press]

 
대신 미국은 캐나다가 유지하자고 주장했던 NAFTA의 분쟁해결절차 관련 조항(19조)을 USMCA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NAFTA 19조는 당사국이 덤핑이나 보조금 지급 등으로 인해 타국의 제재를 당했을 때 이에 항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담겨 있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NAFTA 19조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이번 협정이 캐나다 협상단에게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새 협정은 60일 뒤 3국 정상이 공식 서명할 예정이며 각국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미국 의회의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내년부터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외교부 장관은 “USMCA 최종 서명 전에 3국 간 철강과 알루미늄과 관련한 무역 분쟁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면서 “3국이 11월 말 USMCA에 최종 서명하기 전에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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