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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빠들, 양육비 지급하라”…시장 한복판 폭행소동

 
“달라구요! 내 얼굴 왜 찍어요. 내 동의 받았냐구요!”

인터넷 사이트 '배드 파더스' 회원들
양육비 촉구 위해 카메라 찍자 몸싸움
"초상권보다 아이 생존권이 우선" 주장
법조계 "명예훼손 등 불법 소지 다분"


추석을 앞둔 지난달 22일,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 한복판에서 소동이 일었다. 가게를 운영하는 A씨가 자신의 가게 앞에 찾아온 한 무리의 사람들 및 카메라를 든 PD들과 언쟁이 붙은 것이다.
 
A씨의 가게 앞에 몰려간 사람들은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음에도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의 구본창 대표와 네이버 카페 ‘양육비해결모임’의 회원 6명이었다. 이들은 2014년 이혼 후 ‘양육비를 월 60만원씩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에도 한 번도 지급하지 않은 A씨에게 양육비 지급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당시 동행한 방송사 PD의 카메라를 본 A씨가 흥분하면서 “찍지 말라” “카메라를 달라”며 몸싸움이 시작됐고, A씨는 중간에서 말리던 카페 회원들도 밀치고 욕설을 했다. 주변에 몰려든 상인들과 행인들이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A씨는 “찍지 마” “내려놔”라며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A씨는 인근에 있는 친한 상인들을 불러모았고, 이들은 PD 2명을 가게 안으로 끌고 가려 하기도 했다. 근처에 있던 한 20대 남성은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A씨와 눈이 마주쳐, A씨와 일행에게 폭행을 당해 손목 인대가 찢어지는 등 전치 3주 이상의 상해를 입었다. 
 
동행한 PD는 목 부분이 쓸리는 등 부상을 입었고, 무선 마이크가 파손되는 등의 손해를 봤다. 주변 상인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도 A씨가 흥분한 탓에 소동은 1시간쯤 뒤에야 정리됐다. PD 및 회원 등 7명 피해자의 고소로 동대문경찰서는 A씨를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배드 파더스’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부모를 제보받아 얼굴과 신상, 미납 양육비 등을 공개하는 사이트다. 지난 7월 운영을 시작해 현재 사이트에는 105명의 부모가 등록돼있고, 미납 양육비를 지급한 뒤 신상정보를 삭제한 사람은 10명이다. 최근 야구선수 출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인 최희섭이 명단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육비 해결 압박’이라는 긍정적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타인의 신상 공개는 불법이다.
현재 배드 파더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들은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초상권 침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법조인들의 설명이다. 배드 파더스도 홈페이지를 통해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의 초상권보다 아이의 생존권이 더 우선’이라고 밝히며 초상권 등의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운영자 대표인 구본창씨는 “불법인 점을 충분히 알고 있고, 이미 ‘배드 파더스’ 관련 명예훼손으로 소송 1건이 걸린 상태”라면서도 “나는 일종의 총알받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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