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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 경찰은 왜 ‘퇴근후 이성에 사적연락 금지법’을 만들었나

[사진 JTBC]

[사진 JTBC]

울산지방경찰청은 소속 경찰서, 지구대 등에서 상사가 업무시간 외 이성 부하 직원에게 사적인 연락을 하지 못하게 하는 ‘퇴근 후 이성 하급자에 대한 사적 연락 금지법(사적연락금지법)’을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후 “왜 이성 부하 직원만 해당하나” “여성 경찰을 고립시키는 것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일었다. 
 
사적연락금지법을 만든 차봉근(32) 울산지방경찰청 기획팀장은 2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직장 내 상급자가 이성 하급자에게 일과 시간 이후 불필요한 연락을 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하급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업무 중심의 직장 분위기를 정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강한 의미를 담기 위해 ‘법’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울산경찰청의 내부 규정으로 직장 문화 개선 운동에 가깝다. 상급자가 어기더라도 따로 처벌할 수는 없다.  
 
차 팀장에 따르면 ‘사적 연락’은 업무와 연관성 없는 내용을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유형으로는 “주말인데 뭐하니” “오늘 뭐 먹었냐” “어디를 왔는데 너무 좋다, 네 생각 난다” “너희 집 근처인데 잠깐 보자” 등이 있다. 또 만취해 연락하거나 온라인에 떠도는 가짜 정보 등을 보내는 것도 금지했다.  
 
다만, 퇴근 후라도 동성 간 연락이나 단체채팅방에서 하는 연락은 허용한다. ‘왜 이성 부하직원에게만 적용되냐’는 질문에 차 팀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성별 구분 없는 것이 맞지만 2년 전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카톡 금지법을 발의했으나 답보 상태다. 사기업에서도 퇴근 후 연락을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을 많이 접했다”며 “이성과 동성 모두로 추진한다면 반짝하는 정책으로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우선 조직 내 소수자로서 겪는 고충이 큰 여성 하급자 문제부터 공론화하고, 조금이라도 성과를 거둔 다음 논의를 확대해 나가자는 첫 발자국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차 팀장은 또 ‘울산경찰청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이 많았나’라는 물음에는 “우리 울산지방청이 (퇴근 후 연락이) 만연한 조직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해 조심스러운 부분이었다”며 “다른 기업에서 문제가 된다는 보도도 많이 접했고, 여론을 들어보니 드러나지 않았던 고충들이 생각보다 많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 팀장은 20~30대 젊은 실무자들의 참신한 의견을 모아 조직에 전달하는 모임인 ‘블루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퇴근 인사 없는 퇴근문화 도입과 회의나 외부일정을 잡지 않는 집중업무시간 도입 등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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