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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결제시스템 바꾸려고"…래리 페이지 이긴 한국 변호사

핀란드 회사가 만든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 구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관련 게임 아이템 결제 시스템 소송을 낸 이상화 변호사[사진 법무법인 이상]

핀란드 회사가 만든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 구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오른쪽 사진은 관련 게임 아이템 결제 시스템 소송을 낸 이상화 변호사[사진 법무법인 이상]

판사 출신 변호사가 미국 기업 구글의 대표 래리 페이지를 상대로 게임 아이템 결제 오류를 지적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미성년자가 부모의 신용카드로 몰래 모바일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사례에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부모 카드로 미성년자가 몰래 게임 아이템 구매한 건 소송
법원, 구글 결제시스템 부실 인정 "50% 책임"
"판결에 구글도 결제시스템 바꿀 것 기대해"

 
수원지법 민사3부(부장 양경승)로부터 지난달 20일 구글의 결제 시스템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이끌어 낸 이상화 변호사(법무법인 이상‧사법연수원 28기)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소액 사건이지만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고치기 위해 소송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맡은 사건은 지난 2015년 4월 10세 아이가 25회에 걸쳐 182만원을 부모의 신용카드로 몰래 결제한 것이었다.
법원은 “유료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구글은 신용카드 정보가 무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다”며 “특히 구글 계정 이용자와 신용카드 명의자가 서로 다르고, 계정 이용자가 미성년인 경우 신용카드 정보를 새로 입력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되지 않도록 확인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다만 부모도 미성년 자녀에 대한 지도 의무를 게을리해 50%의 과실이 있다”며 아이가 게임 아이템 구매에 쓴 돈의 절반만 구글이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피고를 ‘구글 대표자 래리 페이지’라고 적었다.
 
이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대구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2006~2011년 수원지방법원에서 민‧형사와 영장전담 판사를 지냈다. 소송을 낸 부모와는 “아는 사이”라고 답했다. 
구글 대표 래리 페이지가 적혀 있는 해당 판결문[사진 법무법인 이상]

구글 대표 래리 페이지가 적혀 있는 해당 판결문[사진 법무법인 이상]

 
다음은 이 변호사와 일문일답.
 

-이번 판결은 2심이다. 1심 결과는 어땠나.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소가(訴價)가 3000만원 이하인 사건은 1심에서 판결 이유를 적지 않아도 된다. 구글에서 공탁을 했기 때문에 ‘손해 배상 책임 이유를 따질 필요가 없다’면서 원고를 기각했다.”
 
-구글에서 공탁을 얼마나 걸었나.

“소송 과정에서 우리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까지 했다. 구글이 소송을 취하시키려는 작전을 지연시키려고 했던 전략이다. 위자료는 상징적인 의미로 50만원을 걸었다. 구글이 환불금액 182만원에 위자료까지 얹어서 공탁을 걸더라. 이자도 5% 얹어줬다. 이럴 줄 알았으면 위자료를 1000만원으로 걸걸 그랬다.(웃음)”  
 
-그럼에도 2심까지 간 이유는.

“이 소송의 목적은 돈을 환불받기보다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법원이 구글에 명시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판결을 내린다면 결제 시스템을 바꿀 것이라고 봤다.”
 
-1심 과정도 순탄치 않았겠다.

“처음에 환불 요청을 했을 때 구글은 ‘소송을 하려면 하라’는 식으로 나왔다. 피해액이 적고 소비자가 비용 때문에 소송을 직접 걸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하는 거다. 처음에 우리는 구글의 국내 대리인인 구글코리아에 소장을 전달했는데 그것마저 거부당했다. 결국 미국 본사로 소장을 전달하게 해서 소송을 고의로 지연시켰다.”
 
 
2004년 1월 구글 설립자 래리 페이지(왼쪽)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구글 로고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2004년 1월 구글 설립자 래리 페이지(왼쪽)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구글 로고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소송 과정에서 협박까지 당했다던데
“미국에 있는 구글 본사에 소장이 전달되니 그제서야 구글 코리아 직원이 연락와서 ‘제가 법률 전문가인데 소송을 취하해달라. 바로 환불하겠다’고 하더라. 그러고선 ‘전 세계적으로 결제 시스템이 동일한데 소송 결과야 뻔하지 않느냐. 소송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모른다’고 하더라. 협박처럼 느꼈다.”
 
 
-구글의 결제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나.
“게임 이용자와 신용카드 명의자가 다를 경우에 확인 절차가 있어야 한다. 처음에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 개인 정보들을 넣으면 두 번째 결제부터는 확인 절차가 없다. 소송을 위해 2016년 2월에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고 결제를 시험 삼아 해봤다. 2년 7개월 뒤인 2018년 9월에 같은 애플리케이션으로 결제했더니 확인 절차가 여전히 없더라. 이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거다.”
 
구글이 지난달 27일 검색엔진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로고[EPA=연합뉴스]

구글이 지난달 27일 검색엔진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로고[EPA=연합뉴스]

 
-유사한 피해를 본 다른 부모가 구제를 받을 수 있나.
“안 그래도 2심 판결 이후에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이 법무법인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문의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결정이 난 게 아니라서 환불 요청을 하면 구글은 ‘또 소송을 해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 보통 피해액이 10만~20만원인데 개인들이 어떻게 소송을 할 수 있겠나. 구글이 그런 점을 노리는 거다.”
 
해당 판결에 대해 구글 측은 중앙일보에 “이번 사건은 사용자와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1심 때부터 노력을 했고, 1심과 이번 항소심 모두 원고 청구가 기각된 사건이다”로 밝혔다. 그러면서 “참고로 구글 플레이에 본인의 승인 없이 금액이 청구되지 않도록 비밀번호를 입력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본인 이외의 사용자에 의한 미승인 결제에 대한 환불 처리 절차가 있다”고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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