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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 개입에 투기판으로 변한 코스닥 11개사 정리매매…투자자 또 울린다

“200% 간다”, “초대박 로또”, “최소 2~3배 급등”.
 

오는 11일 상장폐지 앞둔 코스닥 11개사
정리매매 이틀째 급등락 반복, 투자주의보
올해 정리매매 7개 종목 평균 94.6% 손실
“큰 수익 노렸다가 큰 손실 볼 위험” 경고

코스닥 11개사의 정리매매 이틀째(거래일 기준)를 맞은 지난 1일. 주식 투자 인터넷 게시판엔 정리매매 종목의 매수를 부추기는 이런 글이 줄 이어 올라왔다. 출처가 모호한 익명의 투자 권유 글이 넘쳐났다.  
 
이들 종목의 시세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정리매매 첫째 날인 지난달 28일 하루 사이 6170원에서 426원으로 5744원(93.10%) 수직 추락했던 감마누 주가는 1일 방향을 급하게 틀었다. 장중 한때 전 거래일과 비교해 774원(181.69%) 급등하며 12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감마누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04원(94.84%) 오른 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사이 100% 육박하게 주가가 떨어졌다가 바로 다음 거래일 100% 가까이 오르는 기형적 시세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열린 코스닥 12개사 상장폐지 반대 집회.[뉴스1]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열린 코스닥 12개사 상장폐지 반대 집회.[뉴스1]

우성아이비 주가도 지난달 28일 94.12% 폭락했다가 1일 55.84% 상승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하루 사이 등락 폭도 컸다. 1일 오전 9시 810원으로 출발한 파티게임즈 주가는 오후 2시 260원(32.10%) 오른 1070원에 거래됐다가 다시 고꾸라졌다. 불과 1시간 30분 후인 이날 오후 3시 30분엔 전 거래일 가격과 큰 차이 없는 830원(종가)으로 주저앉았다.  
 
정리매매는 상장 폐지를 앞둔 기업에 주어지는 마지막 ‘창고 정리’ 기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7일 넥스지, C&S자산관리, 에프티이앤이, 감마누, 지디, 우성아이비, 트레이스, 레이젠, 위너지스, 모다, 파티게임즈 11개 코스닥 기업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소액 투자자 반발에도 한국거래소는 예정대로 상장폐지, 정리매매 절차를 밟기로 했다. 규정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들 종목의 거래 정지를 풀고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7일간(거래일 기준)에 한해 매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정리매매 기간이 끝나면 이들 종목은 예정대로 상장 폐지가 된다.  
 
정리매매는 상장 폐지를 앞둔 종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주식 거래와 방식부터가 다르다. 매매 계약은 오전 9시, 오전 9시 30분 이런 식으로 30분 단위로만 가능하다. 하루 14번 사고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시ㆍ분ㆍ초 상관없이 바로바로 거래가 가능한 일반 주식 매매와 차이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30%’로 설정된 가격 제한 폭(상ㆍ하한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상장 폐지 대상 종목은 거래에 참여하는 투자자 수도 상대적으로 적고, 동전주(주당 1000원 안팎 가격에 거래되는 싼 가격의 주식)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가격 제한 폭까지 없다 보니 한탕주의 투자가 판치기 쉽다. 정리매매 종목만 노려 시세를 급등시킨 다음 투자자가 몰려들면 빠지는 전문 ‘정리매매꾼’이 있을 정도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폐지 예정 종목의 정리매매 투자에 유의할 것을 경고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사진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상장 폐지 예정 종목의 정리매매 투자에 유의할 것을 경고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사진 한국거래소]

 
유례가 드문 11개 코스닥 종목의 무더기 정리매매로 이런 투기 거래에 불이 붙었다. 상장 폐지를 앞둔 이들 종목의 시세는 이틀째 롤러코스터를 이어갔다. 정리매매는 보통 ‘폭탄 돌리기’로 비유된다. 상장 폐지로 휴짓조각 신세가 될 종목이지만 정리매매 기간 급등 시점만 노려 사고팔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 심리 탓에 적지 않은 투자자가 뛰어든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정리매매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 폐지가 된 7개 코스닥 종목의 정리매매 기간 평균 수익률은 -94.64%다. 정리매매 시작 전날 종가와 마지막 날 종가를 비교한 수치다.  
 
지난 8월 10일 상장 폐지된 에임하이글로벌의 정리매매 기간 수익률은 -97.65%에 불과했다. 7월과 5월 상장 폐지된 신텍(-96.39%),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95.29%)의 정리매매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1만원을 투자했다면 원금 대부분을 다 잃고 500원도 못 건졌다는 얘기다.  
 
이번에 상장 폐지가 되는 11개사 가운데 10개사 소액주주는 법원에 상장 폐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한국거래소는 예정대로 정리매매, 상장 폐지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리매매 후 재상장되는 종목도 있긴 하지만 한 손에 꼽을 만큼 희박한 확률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리매매 기간 가격 급등으로 큰 시세 차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보통 투자하는데, 상장 폐지 대상 종목이라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기초가치(펀더멘털)가 매우 취약한 투자하기 위험한 종목이란 의미를 유념해야 한다”며 “기대와 반대로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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