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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거리상에게 물건 떼와 판다” … 전국 장마당 잇는 유통망 생겼다

중앙일보 창간 53주년 특집 - 평양·평양사람들 <4>

“한국에 와보니 전국에 00마트가 있더라고, 북한에도 전국 공급망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어요”
 
 
중국 단둥의 해관(세관) 옆 교통물류감독창고에 평북 번호판을 단 북한 트럭들이 화물을 싣고 주차해 있다. 이곳에서 각종 생필품을 실은 북한 트럭들이 압록강의 중조우의교를 통해 신의주로 건너간다. [중앙포토]

중국 단둥의 해관(세관) 옆 교통물류감독창고에 평북 번호판을 단 북한 트럭들이 화물을 싣고 주차해 있다. 이곳에서 각종 생필품을 실은 북한 트럭들이 압록강의 중조우의교를 통해 신의주로 건너간다. [중앙포토]

올해 초 입국한 탈북자 A씨는 서울 시내 곳곳에 같은 이름으로 영업 중인 대형 마트를 보고 놀랐다. 북한 시장은 지붕과 간이 칸막이로 대충 마련한 매대 정도였는데 한국에선 깨끗한 시설에 놀랐다. A씨가 두번째로 놀란 건 전국 공급망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북한에도 제품의 전국적인 공급망을 갖추는 경우가 생겼는데 한국에서 가르쳐 준 것이냐”고 되물었다.  
 
 
중국에서 대량으로 사들인 양말 등을 북한 상인들에게 넘겨주는 일(배달)을 했던 그는 “과거 북한의 시장은 주로 개인들의 먹거리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었다”며 “집에서 국수를 만들어 와서 파는 ‘국수 달리기’라고 부르는 소규모 형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에는 되거리상(도매)에게서 물건을 떼 와서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공산품을 비롯해 기업에 필요한 원자재 거래까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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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선 상품 공급선(중국 상품)이 신의주~평양, 혜산~평양 등 ‘Y자형’이 정착됐다. 전국에서 되거리상이 장마당의 소매상을 상대로 영업하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과거 국가가 기업소의 생산품을 구매해 국가 판매망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는 사실상 크게 위축됐음을 반증한다. 대신 ‘중국상인→돈주(거상)→택배→되거리상(도매)→매대(소매)’로 상품 유통 구조가 정착됐다고 한다. 
 

혜산 지역에 살았던 한 탈북자는 “국가가 공급할 때는 같은 상품의 가격이 똑같았다”며 “하지만 이젠 개인이 중국 친척에게서 받아서 판매하는 것보다 거상에게서 공급받는 게 싸고, 누구에게서 물건을 넘겨받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 가격 경쟁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고 말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북한은 계획경제와 시장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점점 더 영역을 넓히며 계획경제 영역을 침식해 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특별취재팀=정용수·권유진·김지아 기자 nkys@joongang.co.kr  
◆도움말 주신분=김보미·김일기·이상근·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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