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창간 53주년 특집 - 평양·평양사람들 <4>
해외서 1000달러 식사로비 큰손
김정은 “돈 출처 묻지 말라” 지시
이자놀이 넘어 국영기업소 투자
“대북 제재에도 장마당 건재한 건
돈주들이 사재기 물량 풀기 때문”
![지난달 12일 북한 주민이 평양의 마트에서 장을 본 뒤 계산대에서 현금을 세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2/eaa221f5-871f-4d0d-ac9f-b99dae174b50.jpg)
지난달 12일 북한 주민이 평양의 마트에서 장을 본 뒤 계산대에서 현금을 세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말 탈북한 A씨는 “돈주들은 자금력을 동원해 다양하고 많은 양의 물품을 다루다보니 지역의 장마당 물가를 조절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며 “지방의 작은 기업소들은 원자재를 사들일 돈을 돈주들로부터 마련하기 위해 기업소 간부가 돈주를 접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에서 쌀이나 기름의 가격이 널뛰지 않는 것도 돈주들이 사재기한 물량을 꾸준히 풀어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있다.
![광복거리에서 영업중인 북한의 대형 마트.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2/3aaf96a4-fbd0-4824-81a0-b228956fd306.jpg)
광복거리에서 영업중인 북한의 대형 마트.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평양 광복거리에서 영업중인 북한의 대형 마트. 대형마트와 별개로 북한에는 각종 시장 460여개가 운영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는 북한산 물품과 중국산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주로 돈주들이 대량으로 구매해 매대 상인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02/d136fd37-59ac-49e7-b3df-184e0fb0c7c5.jpg)
평양 광복거리에서 영업중인 북한의 대형 마트. 대형마트와 별개로 북한에는 각종 시장 460여개가 운영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는 북한산 물품과 중국산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주로 돈주들이 대량으로 구매해 매대 상인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엔 각급 기업소들이 무역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무역에 나서면서 ‘달러’를 만질 기회가 더 많아졌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가지고 북한으로 돌아오면 돈주로 신분이 변한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외화의 출처를 묻지 말고, 투자를 받고 활용하라”고 지시하면서 돈주들의 보폭은 더 넓어졌다고 한다. 기업소와 국영농장, 상점에 직접 투자한 뒤 현물을 받고, 이를 되팔아 이윤을 챙기거나 높은 이자를 받는 일종의 ‘제2금융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시장이 확대되면서 돈주들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며 “특권층-돈주-상인-주민으로 이어지는 자본 수급과 시장 구조가 국가공급체계를 대체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 특별취재팀=정용수·권유진·김지아 기자 nkys@joongang.co.kr
◆도움말 주신분=김보미·김일기·이상근·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