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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의 전쟁과 평화] ‘리코버 효과’와 정경두 국방장관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미국 해군의 하이먼 리코버 제독(1900~86)만큼 찬사와 비난을 한꺼번에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원자력 해군의 아버지’이며, 다른 한편에선 ‘괴팍하고 까다로운 늙은이’로 불린다. 하지만 그를 헐뜯는 사람도 인정하는 게 있다.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한다고. 그의 노력 덕분에 미 해군은 세계 최초로 핵 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을 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양 패권을 지키고 있다.
 
리코버 제독에 대한 비판 대부분은 독선적이고 모난 성격 탓에 얻어진 것이다. 특히 부하를 닦달하는 상관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그가 부하의 피와 땀만으로 진급한 사람은 아니었다. 옳은 일이라면 상관과 싸우는 일을 마다치 않았다.
 
해군 지휘부는 먼저 수상함(水上艦)에 원자로를 실어야 한다고 명령했지만, 그는 잠수함 탑재가 우선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웠다. 이 때문에 그는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미 해군 참모총장을 지낸 엘모 줌월트 제독은 “해군엔 세 가지 적이 있다. 공군, 소련, 그리고 하이먼 리코버”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이먼 리코버 제독.

하이먼 리코버 제독.

해군 지휘부는 사사건건 리코버 제독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한때 한직으로 내쳐졌고, 이전에 여성 화장실로 사용된 공간을 사무실로 배정받은 적이 있었다. 두 번이나 진급에서 떨어져 별을 못 달고 전역할 뻔했다. 이 같은 리코버 제독의 영광과 시련을 적은 전기(傳記)의 제목은 『리코버 효과』다. 리코버 효과로 미 해군은 지금까지 원자로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선 제2의 리코버 제독이 나왔으면 하는 분위기다. 중국과 러시아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앞세워 미국의 패권에 매섭게 도전하면서다. 미국도 맞대응에 나섰지만, 관료주의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진척이 더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취임했다. 얼마 전 이삿짐을 다 옮겼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 장관에게 “국방개혁을 완수하고 남북합의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방개혁을 완수하고 남북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려면 윗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청와대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지시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그때 정 장관이 분명한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이삿짐을 다시 쌀 각오로 말이다. 리코버 제독처럼.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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