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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시드볼트, 사라지는 식재료 종자를 지켜라

(왼쪽부터)손채은·주은성 학생기자가 장정원 시드볼트운영실 실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손채은·주은성 학생기자가 장정원 시드볼트운영실 실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지구에서 식량을 구할 수 없는 날이 온다면 믿을 수 있나요. 전 세계의 식재료·식문화 유지 등을 위해 1989년 설립된 국제조직 슬로푸드인터내셔널(Slow Food International)은 2015년을 기준으로 1년에 2만7000여 개의 식재료가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죠. 한 시간에 세 개꼴로 사라지고 있는 거예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부에 따르면 우리에게 익숙한 바나나도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손 놓고 있을 순 없죠. 우리나라는 식재료로 쓰일 수 있는 종자 등의 연구와 보존을 위해 시드볼트(Seed Vault)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대상지로 선정돼 2015년 12월 완공된 것으로 2008년 2월 설립된 노르웨이와 더불어 세계에 단 두 곳만 있죠. 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중 학생기자들이 역사가 저장되고 있는 시드볼트를 둘러보고 종자 연구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손채은(서울 원효초 5)·주은성(과천 청계초 6) 학생기자, 도움말=장정원 시드볼트운영실 실장·정인지 시드볼트운영실 종자교류협력팀 주임·진나래 기획예산총괄실 대외협력팀 대리·이안도성 시드볼트운영실 종자교류협력팀 대리·김진영 식재료 연구가
 

바나나·감자 식탁에서 계속 보려면 종자 연구·보존 필요하죠 

손채은(왼쪽)·주은성 학생기자가 수목원에서 포즈를 취했다. 장정원 실장은 이곳을 자연이 만든 종자 저장고라고 표현했다.

손채은(왼쪽)·주은성 학생기자가 수목원에서 포즈를 취했다. 장정원 실장은 이곳을 자연이 만든 종자 저장고라고 표현했다.

“산골짜기네요.” 차에서 내린 주은성 학생기자가 한 말이에요. 시드볼트는 경북 봉화군 춘양면 문수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안에 있죠. 서울에서 차를 타고 왕복 꼬박 8시간이 걸립니다. “하늘은 높고 푸른색이네요. 서울에선 본 적이 없어요. 바람도 부네요.” 손채은 학생기자도 맞장구를 쳤죠. 맞아요. 시드볼트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보전된 백두대간 골짜기에 있습니다. 왜일까요. “조선시대에는 전란을 대비해서 가장 안전한 곳에 기록을 나눠 보관했죠. 그중 한 곳이 시드볼트와 가까운 곳에 있어요. 봉화는 역사적으로 흉년·전염병·전쟁과 같은 재난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곳으로 꼽혔습니다. 거기에 백두대간의 상징성과 고산지역 특징을 고려해 시드볼트 설립 최적지로 선정했죠.” 학생기자들의 탐방에 동행한 장정원 시드볼트운영실장이 답했어요.
 
손채은 학생기자가 돋보기로 종자를 관찰하고 있다.

손채은 학생기자가 돋보기로 종자를 관찰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먼저 방문자센터 전시실에 들렀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지리적 특징, 문화, 자연환경과 생물자원 등이 전시됐죠. 눈길을 끈 건 자연환경과 생물자원 부분입니다. 시드볼트를 재현한 시설이 있었거든요. “시드볼트는 국가 중요 시설이라 일반에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든 전시용 시설이에요. 벽면을 보세요. 온갖 종자 종류가 보이죠. 고배율 현미경 사진으로 찍은 것을 확대한 거예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식물의 역사가 종자에 들어 있죠. 미래 식물종이 사라졌을 때를 위한 핵심 USB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벽면 종자 사진을 둘러보던 손 학생기자가 손을 들고 물었죠. “지구가 식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이 돼요?” “가능성이 있죠. 지구온난화·지진·화산 등 자연재해로 많은 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어요. 인류에 의한 전쟁, 핵폭발 같은 상황이 닥쳐도 지구 생태계는 파괴되겠죠.” 장 실장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 사고를 사례로 들었어요. “언제든 재난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여기선 야생에 있는 식물의 종자를 수집하고, 연구하며 대비하죠.”
 
건조실의 종자들.

건조실의 종자들.

주 학생기자도 질문했죠. “종자 연구원으로 일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해요?” “식물과 산림에 관심이 많아야 하겠죠. 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죠. 연구를 위해선 과학 기술을 익혀야 하고요. 식물은 전 세계가 협업해 지켜나가므로 외국어도 필수고요.” 장 실장의 답을 들은 학생기자들은 재현 시설 안에 있는 장기저장고 체험실로 향했죠. 장기저장고는 분류한 종자들을 오래 보관하는 곳입니다. 비상시 종자를 이곳에서 꺼내 쓰죠. “종자, 즉 씨앗들은 커다란 나무가 될 수도, 열매를 맺을 수도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죠.” 장 실장이 부연설명했죠.
 
장기저장고 체험실엔 여러 개의 큰 서랍장이 있고, 종자가 든 유리병 몇 점이 꺼내져 있었어요. “씨앗들이 가득 채워진 이 유리병 보이죠. 플라스틱이 아니죠. 유리병에 저장해야 오래 저장할 수 있거든요. 유리병은 아무 데서나 구매하지 않아요. 종자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조건으로 최적화해 만든 거죠. 유리병 성분과 규격은 국제적 특허를 얻을 만큼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종자 크기에 따라 유리병 크기도 제각각이고, 네모로 만들어 공간 활용이 용이하죠. 시드볼트는 2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고가의 시설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거든요. 우리는 한 병을 점이라고 말해요. 시드볼트에는 3312종류 종자가 총 4만7000여 점 있죠.” 주 학생기자는 억새 종자가 담긴 유리병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자연 종자 은행에서 종자를 확보하는 과정


꽃창포 밭에서 발견한 종자.

꽃창포 밭에서 발견한 종자.

전시실에서 나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안을 이동하는 수단인 트램을 탔어요. 학생기자들이 먼저 멈춰 선 곳은 꽃창포 밭이죠. 지난 5~6월에 피었다 진 꽃창포 종자가 성숙 중이었거든요. “이게 종자예요?” 손 학생기자가 갈변한 종자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물었죠. “맞아요. 자연 자체가 자연스러운 종자 은행인 셈이죠. 꽃이 마른 자리를 빽빽하게 메운 종자들 보이죠. 식물은 살기 위해 과육을 만들기도 하고 종자 집을 만들기도 합니다. 생명력이 강하죠. 꽃이 떨어졌다고 쉬고 있는 게 아니랍니다. 1년 내내 꽃을 다시 피울 준비를 하죠.” 장 실장은 “종자는 최소 5년에서 770년까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종자가 보존된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어요. 과거 일부 무덤에서 770년 된 종자가 발아한 역사가 있거든요. 앞으로 연구에 따라 그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죠.
 

(왼쪽부터)주은성·손채은 학생기자·장정원 시드볼트실 운영실장이 꽃창포 종자를 확인하고 있다.

(왼쪽부터)주은성·손채은 학생기자·장정원 시드볼트실 운영실장이 꽃창포 종자를 확인하고 있다.

다음은 시드볼트연구동이에요. 시드볼트 장기저장고로 가기 전의 종자들이 검수되는 장소로 전시실이나 꽃창포밭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했죠. “조금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추워졌어요.” 주 학생기자가 가방을 끌어 안으며 말했죠. “종자 저장에는 온도와 습도가 중요한 역할을 해요. 모두 만족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죠. 봉화는 고산 지대라 춥죠. 자연 덕에 시드볼트에 필요한 온도로 맞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장 실장이 응답했어요. 시드볼트연구동에 들어서자 손 학생기자가 질문했어요. “장기저장고로 간 종자들은 또 꺼내서 연구에 쓸 수 있어요?” “아니에요. 시드볼트는 종자를 함부로 활용하지 않아요. 잘 저장하는 데 의의가 있는 시설이죠.”
 
손채은 학생기자가 건조실에서 종자를 확인하고 있다.

손채은 학생기자가 건조실에서 종자를 확인하고 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손 학생기자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나 봐요. “종자를 대체 언제 써요? 기후변화가 온다고 하셨는데 이 종자들이 그때 살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잖아요.” 장 실장이 웃으며 답했죠. “질문을 잘했네요. 만약 훗날 산불이 나거나 해서 산림식물이 멸종된다 해도 토양은 기억하고 있어서 식물이 적응할 수 있어요.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죠. 우선 종자가 어디에선가 우연히 날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끝없는 기다림이죠. 운이 좋아 종자가 날아왔다고 해도, 싹이 나서 자라나기까지 식물과 땅이 서로를 기억하고 맞춰가야 하니까 또 시간이 걸리죠. 최소 100년은 소요될 거예요. 하지만 종자를 잘 보존했다가 토양에 뿌려주면 30~40년으로 적응 시간을 줄일 수 있죠.”
 
손채은 학생기자가 현미경을 관찰하고 있다. 그 뒤로 주은성 학생기자가 보인다.

손채은 학생기자가 현미경을 관찰하고 있다. 그 뒤로 주은성 학생기자가 보인다.

학생기자들은 연구동에서 현미경실·정선실·장작업실·전자현미경실·발아실험실·엑스레이실을 이어 탐방했죠. 현미경실에선 종자를 세세하게 확인하는 작업을 해요. 입체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현미경으로 사진도 찍죠. “같은 종자를 여러 상태서 50장을 찍어요. 그걸 합성해 3D 사진처럼 기록하는 거예요. 종자에 따라 20~300배까지 확대하죠.” 종자를 자세하게 기록하는 건 종자마다 무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종자를 분류해 저장하죠. 정선실에선 종자를 흙과 분리하거나 불량 종자를 거두는 작업을 합니다. “명함으로 종자와 흙을 분리하네요.” “재채기하면 큰일 나겠어요.” 종자를 얇은 명함으로 분리하고 있는 연구원을 본 학생기자들이 한마디씩 했죠.
 
(왼쪽부터) 주은성·손채은 학생기자가 건조실에서 장정원 시드볼트 운영실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주은성·손채은 학생기자가 건조실에서 장정원 시드볼트 운영실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포 분리된 종자들을 병에 담아 이름을 붙여요. 이곳엔 단기저장고 두 개, 중기저장고, 건조실이 있죠. “확보된 종자 중에는 야생에서 가져와 다시 구하기 힘든 것들도 있는데요. 어렵게 채취해 온 종자가 미성숙할 때는 어떻게 할까요. 다시 산으로 갈 수도 없는데요.” 장 실장이 퀴즈를 냈어요. 손 학생기자가 답했죠. “단기저장고에 저장할 거예요!” 맞아요. 단기저장고에 미성숙한 종자를 잠시 두고 장기저장에 알맞게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요. 그후 중기저장고에 종자들을 모읍니다. 중기저장고는 장기저장고 온도와 같은 영하 20도죠. 장기저장고로 보내기 전, 건조실에서 종자의 습도를 최대한 낮춥니다. 종자를 3주 정도 두고 수분 함량 5% 이내로 만들어요. 오래 보존할 준비죠. 건조실을 둘러보던 장 실장이 두 번째 퀴즈를 냈죠. “지금껏 시드볼트에 대해 공부했잖아요. 그렇다면 왜 씨앗, 즉 종자로 저장할까요?” 이번에도 손 학생기자가 답했죠. “부피를 작게 하기 위해서예요. 소나무 하나 보존하려면 엄청난 공간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맞아요. 생물을 효율적으로 많이 보존하기 위해서죠.”
 
종자를 오래 보관하기 위한 땅 속 시드볼트
 
시드볼트 외관은 둥근 종자의 외형을 본따 만들었다.

시드볼트 외관은 둥근 종자의 외형을 본따 만들었다.

장기저장고는 둥근 종자를 본떠 만든 시드볼트 건물 지하 40m 아래에 있습니다. 땅속으로 가기 위한 승강기 문이 열리자 손 학생기자가 손을 들고 질문했어요. “시드볼트는 노르웨이랑 우리나라에만 있다는데 뭐가 달라요?” 장 실장이 답했어요. “노르웨이 스발바르에 있는 시드볼트는 UN산하의 식량농업기구(FAO)에서 여러 재난에 대비해 만든, 전 세계 식량작물종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곳이에요. 우리나라 시드볼트는 국제기구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설립한 시설이죠. 그런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의 종자를 받아 보관하는 건 같아요. 노르웨이는 최대 450만 점을, 우리나라는 200만 점을 유치할 수 있고요.”
 
시드볼트 장기저장고로 가는 길엔 긴 터널이 있다.

시드볼트 장기저장고로 가는 길엔 긴 터널이 있다.

장기저장고가 설치된 지하 터널은 폭 7m, 길이 34m 규모죠. 진도 7.0까지의 지진,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게 지하벙커용 강화콘크리트로 시공했습니다. 지난 2010년 대상지 선정, 2011년 12월 기초공사를 시작해 2013년 12월에 저장시설이 설치됐죠. 핵심 시설인 장기저장고는 통제구역입니다. 현재는 보안 등록증이 있어야 입장 가능하고 곧 전투경찰도 배치할 예정이죠. 
 
주은성(왼쪽)·손채은 학생기자가 장기저장고로 가기 전의 '전실'에서 장정원 실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주은성(왼쪽)·손채은 학생기자가 장기저장고로 가기 전의 '전실'에서 장정원 실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본격적으로 저장고로 들어가기 전, 기온이 0도인 전실을 1분간 거치는데요. 영하 20도의 추운 저장고로 가기 위해 몸을 적응시키는 겁니다. 전실에 들어가기 전에 롱패딩을 입죠. “펭귄이 된 기분이에요.” 손 학생기자가 롱패딩에 달린 모자까지 쓰고 말했어요. 든든히 준비한 후 전실에서 시간을 보냈다면 장기저장고로 들어가요. “이곳에서 작업할 땐 2인1조로 움직여야 해요. 혼자 있을 때 쓰러지기라도 하면 큰일 나기 때문이죠. 작업 시간은 5분 이내고요. 길어도 10분 미만으로만 있는 걸 지향합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이대로 얼어버릴 것 같아요.” 종자가 든 유리병을 살펴보던 손 학생기자가 입김을 내뿜으며 말했어요.
 
주은성·손채은 학생기자가 장기저장고에서 오래 저장될 종자를 관찰하고 있다.

주은성·손채은 학생기자가 장기저장고에서 오래 저장될 종자를 관찰하고 있다.

장기저장고에는 기부한 곳에 따라 A부터 L까지 분류돼 있죠. 가장 오래된 종자는 고려대학교에서 1985년 기증한 쥐보리 종자예요. 33년 됐죠. “고려대 모 교수가 평생 모은 종자를 다 이곳에 맡겼죠. 우리나라에서 야생 풀 종자만 모아 구성한 거예요.” 큰 서랍장 아래엔 바퀴가 달렸고 옆엔 조종할 수 있는 운전대처럼 생긴 손잡이가 있었어요. 손잡이를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면 서랍장이 움직이죠. 장기저장고엔 습도를 빨아들이는 기계도 설치돼 종자를 오래 보관하기엔 최적의 환경이라는 게 장 실장의 설명입니다. 사람에겐 어떠냐고요? “생각보다 훨씬 추웠어요.”(은성)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추위예요.”(채은)
 
시드볼트라는 이름, 생소했다고요. 정인지 주임·이안도성 대리와 한 발 더 나아가 봅시다.
소년중앙, 시드볼트

소년중앙, 시드볼트

Q. 종자 연구는 언제부터 시작한 거죠.
A. 1987년 국내 최초로 종자 연구 및 보존을 위해 농촌진흥청 종자 은행이 설립됐죠. 종자은행은 시드뱅크(Seed Bank)라고 부르는데요. 시드뱅크에선 언제든 종자를 꺼낼 수 있지만 시드볼트에서는 국가 재난 상황이나 멸종위기종 복원 등 긴급할 때만 꺼냅니다.
Q. 오래전의 씨앗을 발아시킨 적이 있나요.
A. 최근, 미국 농무성에서 60년 전 종자은행에 저장한 토마토 종자를 발아시켜보니, 90% 이상 발아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경남 함안에서 옛 연못 바닥에 퇴적된 연꽃 종자를 발굴해 발아에 성공했죠. 이 종자는 700년 전 고려시대 연꽃인 ‘아라홍련’입니다.
Q. 사라지는 식재료가 많다고 들었어요.
A. 현재 가장 위기에 처한 식재료로는 바나나가 있습니다. 바나나는 단일 품종으로 재배돼 전염병에 취약하기 때문이죠. 또, 국제생물성다양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감자는 기후변화 탓에 2055년에 완전히 멸종할 것으로 예측됐죠. 전 세계 초콜릿 생산의 70%를 담당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카카오나무의 경우에도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2도 정도 올라가면 앞으로 40년 안에 고사할 수 있어요.
Q. 종자 연구가 식재료 복원에 도움이 될까요.
A. 식재료 복원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드볼트의 종자수집 및 보존 외에도 종자의 재배, 활용 또한 종자 연구 분야에 포함됩니다. 시드볼트가 주로 수집하는 야생식물 종자는 예부터 식용으로 많이 이용됐으며, 지속적으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른 시일 안에 식재료 후보 가능성이 있는 종자들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친구들이 종자 보존을 위해 할 수 있는 건요.
A. 무분별한 산나물의 채취, 훼손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어쩔 수 없이 개발할 때는 개발 이전 생물상에 대한 기록과 해당지역 야생식물의 종자를 채집하여 보존하는 일을 우선 해야 하죠.
 
(왼쪽부터)손채은 학생기자·장정원 시드볼트실 운영실장·주은성 학생기자가 흙과 종자를 분리하는 작업을 관찰하고 있다.

(왼쪽부터)손채은 학생기자·장정원 시드볼트실 운영실장·주은성 학생기자가 흙과 종자를 분리하는 작업을 관찰하고 있다.

종자 장기저장에 필요한 것 
장정원 시드볼트 운영실장이 학생기자들에게 봉화군에 있는 오래된 나무들, 약으로 쓰일 수 있는 '만병초'들이 모인 장소 등을 소개하고 있다.

장정원 시드볼트 운영실장이 학생기자들에게 봉화군에 있는 오래된 나무들, 약으로 쓰일 수 있는 '만병초'들이 모인 장소 등을 소개하고 있다.

종자 보존에 신경 쓰려면 꼭 알아야 할 종자 저장 상태 관여 요인을 알아봅시다. 건조함, 낮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종자만 장기저장을 할 수 있어요. 다행히 국내 자생식물의 90% 이상이 이에 속하죠. 
① 내·외부요인: 종자가 파열되거나 생리적으로 완숙하기 전에 나쁜 환경에 처하면 수명이 짧아져요. 예를 들어 질소, 칼륨 성분, 과다한 습기,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은 모두 종자의 수명에 악영향을 줄 수 있죠.
② 온도: 종자 본연의 온도보다 밖의 온도가 높으면 종자 안의 수분이 증가해요. 이 때문에 종자가 숨을 쉬죠. 대사 작용이 활발해진 종자는 더 빨리 퇴화하고, 빨리 생명력을 잃죠.
③ 성숙도: 종자 자체의 성숙도를 말해요. 대기온도, 토양수분, 식물의 영양 상태, 유전적 차이 등은 종자의 성숙기를 저마다 다르게 만들 수 있어요. 성숙하지 않은 종자는 성숙된 종자보다 저장 상태가 나쁘죠.
 
식재료 연구가가 소년중앙에 전하는 종자 연구의 필요성
소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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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존하지 않으면 지금 우리가 먹는 식재료가 바뀌거나 사라질 가능성도 있어요. 쌀의 경우 현재는 우리가 흔히 먹는 자포니카종을 재배합니다. 기후가 바뀌어 동남아처럼 변하면 인디카종으로 바뀌어 쌀도 바뀌겠죠. 자두도 그래요. 순수 국산 자두는 거의 남아있지 않아요.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치지 말라는 속담이 있죠. 오얏이 바로 토종 자두예요. 그만큼 흔한 열매였던 거죠. 지금 친구들이 먹는 자두는 일본 등 외국에서 들여온 거랍니다. 아쉽게도 우리 자두는 찾아보기 어렵죠.-김진영 식재료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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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 취재 후기
손채은(서울 원효초 5)
종자 연구는 처음 들어본 말이에요. 하지만 가까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연구인 걸 배웠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여러 식물을 봤어요. 이들이 사라지기 전에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우리에겐 그저 노력이지만 후손에겐 마지막 생계수단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주은성(과천 청계초 6)
시드볼트는 지구의 대재앙이나 식량문제에 대비한 씨앗 저장 창고예요. 종자가 소중한 만큼 보안도 철저하죠. 많은 양의 씨앗을 보관하는 창고를 처음 보았고, 우리나라에 이런 연구소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든든했어요.
 
경북 봉화=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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