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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청소하다 아이디어 반짝…1인 창업 성공한 주부

기자
전규열 사진 전규열
[더,오래] 전규열의 나도 한다! 스타트업(3)
서경대 경영학부에서 벤처창업과 관련한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 은퇴 후 아무 걱정 없는 편안한 노후생활은 이제 옛말이 됐다. 아무리 노후설계를 잘해도 남은 40년을 버티기에는 역부족인 시대가 된 것이다. 평소 자신의 취미나 오랫동안 익혀온 전문성을 살려 창업으로 연결해 성공한 우리 주변 이웃의 창업 성공 이야기가 100세 시대에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에게 희망의 나침반이 됐으면 한다. <편집자>
 
“창업을 돈이 많은 사람이나 경력이 많은 사람만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것 같아요. 저 같은 가정주부도 했잖아요. 대신 시작만 하면 잘 될 거란 생각보다 오랜 시간 노력이 필요하다는 각오로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청소하던 중 떠오른 아이디어로 사업화에 성공한 생활용품 전문 기업 '리빙스텝'의 정은경 대표(44). [사진 전규열]

청소하던 중 떠오른 아이디어로 사업화에 성공한 생활용품 전문 기업 '리빙스텝'의 정은경 대표(44). [사진 전규열]

 
청소하던 중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힌트를 얻어 사업화에 성공한 생활용품 전문 기업 ‘리빙스텝’ 정은경(44) 대표의 이야기다. 정 대표는 생활 속 불편함을 개선하려고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3년 전 평범한 주부였던 정 대표는 부착만으로도 쉽게 곰팡이 제거가 가능한 청소용 매직시트를 발명하면서 1인 창조기업은 시작됐다.
 
정 대표는 아이 키우느라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일명 ‘경단녀’였다. 중간에 취업을 알아봤지만 고용 제의가 와도 출퇴근 시간이 맞지 않아 거절하는 등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1인 창조기업이다. 
 
이런 정 대표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15년 열린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여성발명협회가 주관하는 ‘생활발명코리아’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상품화가 쉬운 생활발명을 발굴하고 출원, 디자인, 시제품제작을 지원해 지식재산 기반의 여성창업을 촉진하는 사업이었다. 특히 평소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두던 습관이 큰 도움이 됐다.
 
매직시트는 화장실, 베란다의 곰팡이와 묵은 때를 청소하기 위해 세제를 적신 휴지를 뭉쳐 청소 부위에 올려놓거나 팔이 아플 정도로 문질러야만 할까? 라는 불편과 고민에서 시작됐다. 시트를 붙여 곰팡이를 제거해야겠다는 것이 정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매직시트는 욕실 곰팡이 제거를 포함한 찌든때, 기름때, 실리콘 곰팡이 등을 액상세제를 적셔 붙이는 것 만으로 편리하게 제거할 수 있다. [사진 리빙스텝 홈페이지]

매직시트는 욕실 곰팡이 제거를 포함한 찌든때, 기름때, 실리콘 곰팡이 등을 액상세제를 적셔 붙이는 것 만으로 편리하게 제거할 수 있다. [사진 리빙스텝 홈페이지]

 
리빙스텝은 정 대표를 비롯해 직원 1명을 둔 소기업이다. 창업진흥원이 발행한 2017년 창업백서에 따르면 창업 당시 1인 기업이 32.7%, 2인 기업이 2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3~5인 기업은 37.7%로 전체 창업기업의 10개 중 9개가 5인 이하의 소규모 창업이었다. 결국 평균 인원 2.7명에서 창업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처럼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것이다. 결국 창업은 1인 창조기업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정 대표가 1인 창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은 창업진흥원의 도움이 컸다. 창업 초기 서울시 여성창업보육센터, 여성벤처협회에서 사무실 임대를, 창업진흥원에서 아이디어 시제품부터 마케팅, 유통, 수출지원을 해 주었다.
 
특히 제조업체라 MD(상품기획자)와 스타트업의 매칭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창업진흥원에서 유통지원 프로그램을 연결을 해주어서 판매 채널을 늘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필리핀에 간접수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수출지원프로그램 덕분이었다. 
 
결국 정 대표는 1000만원의 종잣돈으로 시작한 리빙스텝은 창업 첫해인 2016년에는 연구개발로 매출이 없었으나 2017년 5200만원 올해 1억8000만원 내년에는 5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등 급성장하게 되었다.
 
소비자 조사와 신제품 개발 위해 전시회 활용
2017년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참석한 귀빈들을 대상으로 매직시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전규열]

2017년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참석한 귀빈들을 대상으로 매직시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전규열]

 
다른 1인 스타트업 기업들처럼 정 대표도 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전시회를 통해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비용도 적게 들고, 가격 형태 등의 소비자 반응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의 공통점이었다.
 
창업 2, 3, 5, 7년 차로 올라갈수록 기술개발비용 즉 R&D 자금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제조업체라 관련 경력이 없다 보니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모든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이 청년과 4차산업, AI 등 하이테크에 집중되어 있고, 로우테크 즉 생활밀착형 제조업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과, 창업 연차별 경력지원 프로그램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최근 3년간 국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 100조 원을 예산을 쏟는 등 청년취업난 해결을 위해 창업 활성화에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 정작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40~50대 중장년층을 위한 창업 지원은 열악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신생 창업기업 대표자 주요 연령층은 40대가 30.3%와 50대가 25.8%로 조사됐다. 30대는 22.3%, 20대 이하는 6.6%였다. 창업기업 5년 생존율 역시 40대, 50대가 30% 안팎을 기록해 16.2%를 기록한 20대 이하의 생존율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청년 창업자 대부분은, 정부의존에 쏠려 경험 부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장년 창업자는 경험이 있어 더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원은 여전히 청년창업 활성화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여성벤처협회 지원으로 성장 기회 마련
매직시트가 2017년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금상(좌)을 받았으며, 동 대회에서 리빙스텝이 터키특허청장상을 받았다. [사진 전규열]

매직시트가 2017년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금상(좌)을 받았으며, 동 대회에서 리빙스텝이 터키특허청장상을 받았다. [사진 전규열]

 
한국여성벤처협회는 여성 1인 창조기업의 발굴과 전략적인 육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여성특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지정을 받아 지난해 7월 정식 오픈했다. 여성 1인 창조기업과 3개월 이내 창업이 가능한 예비 창업자가 대상이다.  
 
입주비용 일부 지원. 여성특화교육 및 여성벤처 CEO 멘토링 등 네트워킹, 선택형 사업비 지원(특허출원, 전시회, 홈페이지 제작 등), 선도벤처연계 창업지원사업 등 창업 및 R&D 정부과제 연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원 혜택(법률, 회계 등 전문서비스 할인, 판로 개척) 등이다.
 
정 대표는 욕실에서 샤워한 후에 머리카락을 쉽게 청소할 순 없을까?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손에 묻지 않고 버리는 방법은 없을까? 등 청소할 때마다 가진 관심이 기반이 됐다. 지금은 매직시트만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 대표의 목표는 경단녀가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교수 jky96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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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