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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록히드마틴, 미 공군 훈련기 최종 입찰 실패

KAI가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T-50. [사진 KAI]

KAI가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T-50. [사진 KAI]

미국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KAI) 컨소시엄이 경쟁사인 보잉에 밀려 미국 고등훈련기(APT) 교체 사업 최종 입찰에 실패했다.
 
미 공군은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차기 고등훈련기 입찰에 보잉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약 92억 달러(10조2000억원)다. 당초 미 공군은 훈련기 교체에 197억 달러(21조9100억원) 규모의 견적을 예상했지만, 경쟁 입찰을 통해 비용을 줄였다.
 
미 공군이 이번 입찰에 나선 것은 노후화한 훈련기 T-38C 탈론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총 351대의 훈련기와 46대의 시뮬레이터 등을 이번 입찰을 통해 구매할 계획이었다. 입찰에는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과 보잉 등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은 1997~2006년 2조원가량을 들여 공동 개발한 T-50 개량 모델 'T-50A'를 내세워 입찰에 참여했다. 이 제품은 한국 공군이 2010년까지 50대를 사들였고 2011년 인도네시아에도 16대가 수출되는 등 성능이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선 보잉의 'N-381' 모델에 밀렸다. 일각에선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 신형 전투기 사업을 지나치게 많이 수주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어 입찰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있기도 했다.
 
이번 입찰 실패는 KAI로선 뼈아픈 결과다. 우선 T-50A 제품 양산을 맡는 한국항공우주는 대규모 수주 실적과 함께 미 공군기 납품에 따른 부수적인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KAI는 올해 2조7000억원의 신규 수주 목표를 세웠지만, 상반기 실적은 2500억원에 불과했다. 증권가에선 미 공군 훈련기 교체 사업을 수주하면 개발 단계인 2022년까지는 매년 800억원, 양산이 시작되는 2022년 이후부터 2035년까지는 매년 5000억~6000억원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또 이번 입찰은 결과에 따라 지난해 분식회계(재무제표를 거짓으로 꾸밈)와 최근 해병대 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 등 잇따른 악재를 털 기회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방산비리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KAI의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김조원 사장에게 이번 입찰은 경영 능력의 시험대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김 사장은 20여년을 감사원에서 일 한 관료 출신이다 보니 정치권에선 항공·방산 분야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사장으로선 이번 입찰 실패로 경영 능력을 만회해야 할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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