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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의 레저터치] 나이트클럽, 하우스 맥주 그리고 금강산

 손민호의 레저터치 

금강산의 가을 이름이 풍악(楓嶽)이다. 단풍 산이라는 뜻이다. 2004년 가을에 촬영한 외금강 채하봉의 단풍이다. [중앙포토]

금강산의 가을 이름이 풍악(楓嶽)이다. 단풍 산이라는 뜻이다. 2004년 가을에 촬영한 외금강 채하봉의 단풍이다. [중앙포토]

잔치가 끝나면 판이 바뀌나 보다.  
 
올림픽·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마치고 나면 국내 레저 시장이 한 단계 진화하거나 한바탕 소란을 치르는 사례가 되풀이돼서 하는 말이다.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패턴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도 재현됐다.  
 
우선 88 서울올림픽. 88올림픽은 오킴스·파라오·제이제이 마호니스 같은 특급호텔 나이트클럽을 남겼다. 혈기방장한 젊은이들이 무더기로 들어오는데 변변한 밤 문화가 없다며 정부가 서울의 특급호텔을 다그친 결과다. 이듬해 1월 1일에는 관광산업의 판을 통째로 바꾸는 조치가 시행됐다. 해외여행 자유화. 지금은 너무 많이 나가서 문제가 된다지만, 보통 사람이 자유로이 해외를 나다닐 수 있게 된 건 불과 30년 안쪽의 변화다.  
 
2002 한일월드컵도 레저문화에 의미 있는 변화를 남겼다. 광장이 열린 것이다. 아니 광장이 일상 안으로 쑥 들어왔다. 광화문 광장을 붉게 물들였던 ‘Be The Reds’ 티셔츠를 최근 여행 트렌드의 하나인 ‘코스튬 투어’의 원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2002년은 국내 수제 맥주 원년이다. 정부는 월드컵을 앞두고 소규모 맥주의 제조와 판매를 허용했다. 옥토버훼스트·오킴스브로이하우스·캐슬프라하 등 내로라하는 장안의 수제 맥줏집이 월드컵을 즈음해 속속 문을 열었다. 맥줏집은 외국에서 제조 장비부터 맥아·홉·효모 등 원료까지 수입해 집안에서 맥주를 빚었다. 하우스 맥주는 한일월드컵이 선사한 뜻밖의 선물이었다. 스포츠 이벤트가 판을 바꾼 주인공까지는 아니어도 결정적인 계기였던 것은 분명하다.   
구름에 싸인 금강산 집선연봉.2004년에 촬영했다. [중앙포토]

구름에 싸인 금강산 집선연봉.2004년에 촬영했다. [중앙포토]

평창 겨울올림픽은 무엇을 남겼을까. 내 생각에 평창올림픽의 유산은 휴전선 이북에 있다. 금강산이다. 백두산 관광은, 대통령의 이벤트가 강렬했다 해도 아직 개발이 요원하므로 먼 얘기다. 금강산은 사정이 다르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북한이 남한보다 적극적이어서가 아니다. 이미 엄청난 돈이 들어가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는 남북협력기금 900억원을 빌려 금강산에 쏟아부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자 투자금은 고스란히 빚이 되었다. 관광공사는 2021년까지 원금·이자 합해 1069억원을 갚아야 한다. 현대아산의 누적 손실액은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며, 강원도 고성군이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입은 경제적 손실액은 3616억원으로 집계된다(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광 업계 모두가 금강산 관광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나 경주처럼 수학여행이 관광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은 드러내놓고 불안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다. 대북 제재가 풀리면 금강산 가는 길은 이내 열릴 참이다. 우리는 또다시 바뀌는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 88올림픽 전에는 핼러윈 파티가 뭔지 몰랐고, 한일월드컵 전에는 맥주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금강산 천선대에서 바라본 만물상 단풍. 2004년에 촬영했다. [중앙포토]

금강산 천선대에서 바라본 만물상 단풍. 2004년에 촬영했다. [중앙포토]

어느새 단풍 시즌이 임박했다. 2004년만 해도 week&은 금강산에서 단풍놀이를 시작했었다. 올 가을엔 세존봉의 단풍을 다시 노래하고 싶다. 올해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자, 중단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레저팀장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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