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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와해는 ‘백화점식’ 조직범죄”…이상훈 의장 등 수십명 기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연합뉴스]

이상훈(63) 삼성전자 의장 등 삼성그룹과 계열사 전ㆍ현직 임직원 수십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미래전략실 주도로 전방위적으로 진행된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다.  
 
검찰은 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실행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을 ‘전사적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로 규정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이 의장과 박상범(61)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최우수(61) 현 대표이사, 강경훈(55)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 등 삼성 전ㆍ현직 임직원 16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단체교섭 지연과 협력업체 기획폐업 등 공작에 가담한 남모 전 노사대책본부장 등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 3명, 도모씨 등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 7명과 삼성전자ㆍ삼성전자서비스 법인도 함께 기소됐다. 앞서 지난 8월 구속기소된 목모(54) 전 삼성전자 노무담당 전무 등을 합하면 노조와해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게 된 피고인은 32명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미전실 인사지원팀은 매년 노조설립 저지, 세확산 방지, 고사화, 노조 탈퇴 유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그린화’ 전략을 수립, 각계열사별 대응 태세 점검ㆍ회의, 무노조 경영 철학 ‘신념화’를 위한 임직원 교육 등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에서는 회사 사정에 맞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마스터플랜)을 기획해 본사 또는 미전실에 보고하고 실행했다. 또한 임직원들로 구성된 종합상활실과 신속대응 팀을 설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노조와해 작업을 추진해 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삼성은 ▶노조활동이 활발한 협력업체 기획폐업과 조합원 재취업 방해 ▶‘심성관리’를 빙자한 개별면담 등으로 노조탈퇴 종용 ▶조합원 임금삭감 ▶단체교섭 지연ㆍ불응 등 수법으로 노조의 세력확산을 막고 고사시키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가입=실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폐업된 업체 직원 중 비노조원은 타 협력업체로 재고용되도록 알선해 주기도 했지만 노조원은 재고용 알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재고용하지 말도록 요구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기획폐업에 응한 협력업체 대표에게는 거액의 금품이 제공된 것으로도 의심받는다.
 
삼성은 협력업체를 동원해 수집한 조합원의 재산관계와 임신 여부, 정신병력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노조를 탈퇴하도록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합원 염호석씨의 장례가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지지 않도록 부친에게 6억80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삼성은 협력업체뿐 아니라 경총과 경찰 등 외부세력도 노조탄압에 끌어들였다. 노조가 2013년 7월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협상을 위임받은 경총은 조합원 명부 제출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 교섭에 무작정 불응하는 등 지연 전략을 협력업체들에 지도했다.
 
검찰은 “활용 가능한 모든 외부세력까지 조직적으로 동원해 대응역량을 극대화했다”며 “압도적 힘과 정보의 우위로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공정한 게임을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무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벌인 장기간에 걸친 조직범죄”라며 “노조와해 공작의 ‘백화점식’ 종합판”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전사적인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의 성격이 있고, 장시간에 걸쳐 다수의 근로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불법행위에 직접 가담한 주동자를 대거 기소해 엄정한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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