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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집값 급등기에 정부 공급 대책은 2013년 침체기 기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1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주택 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1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주택 수급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주택 수급은 안정적” vs “충분한데 가격 뛰나”
지난 21일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대책 발표는 주택 수급을 둘러싼 정부와 시장간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주택 수급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가구·소득·멸실 요인을 감안한 연평균 서울의 신규 주택 수요가 5만5000가구다. 제2차 장기(2013~22년) 주택종합계획의 지난해 미세 조정치를 기준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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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11~17년 7년간 서울 일반가구수는 연평균 2만3800여가구 늘었고 2010~16년 7년간 주택이 연평균 2만3600여가구 없어졌다. 일반가구수 증가와 멸실에 따른 주택 수요가 연평균 4만7000여가구다.  
 
2022년까지 이미 분양된 불량,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진행 정도, 인허가 전망 등을 감안한 공급물량은 연평균 7만2000가구로 정부는 추정한다. 공급이 수요보다 31%(연평균 1만7000가구) 더 많다. 이 정도면 공급 과잉으로 집값 하락을 걱정할 수준이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여기다 정부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까지도 공급 과잉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총 49만여가구, 연평균 7만여가구가 입주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집값은 물가상승률을 훨씬 웃돌게 뛰었다. 2015냔부터 연간 집값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2배 정도다. 올해만 해도 지난 8월까지 소비자 물가는 2.95% 올랐는데 집값은 4.13% 상승했다.  

 
시장은 "수급 지표인 가격이 뛰는 것은 공급 부족 때문"으로 이해한다. 
 

정부는 최근 서울 수요를 비정상적으로 본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9·21대책 발표 때 시장 동향을 “비이성적 투기에 따른 이상과열 현상”이라고 말했다. “주택수급 상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달리 공급부족에 대한 과도한 우려”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2년까지 입주물량이 실수요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밝힌 신규 주택 수요 5만5000가구는 ‘실수요’이고 이를 초과하는 수요는 ‘투기 수요’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 9·13대책을 통해 ‘비이성적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세제·금융 대책을 내놓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덜기 위한 9·23공급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실수요와 투기수요는 경계가 모호하다. 무주택자나 1주택자 거래는 실수요이고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집을 사면 투기인가. 
 
2000년대 초·중반 집값 급등 절정기였던 2006년은 정부의 ‘버블(거품)’ 경고가 나오고 집값 올리기 담합이 극성을 부릴 정도로 ‘투기’가 심했다. 당시 무주택자의 주택 매매 거래 비중이 69%로 최근 몇 년 새 57%보다 훨씬 높았다. 무주택자가 ‘투기’를 주도한 셈이다. 
 
정부의 실수요 추정도 수요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불확실하다. 정부의 2차 장기주택종합계획은 2013년 말 발표됐다. 그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공급 축소를 서두르던 때였다. 서울 집값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내리막이었다.  
 
정부는 당시 “주택가격 상승기(2000년대 초중반)에 도입된 수요억제-공급확대 정책기조가 시장 위축기에도 지속됨에 따라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시장 침체가 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선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축소 등을 추진했다. 그해 7월 발표한 대책 제목이 ‘수도권 주택공급 조절방안’이었다.  
자료: 한국감정원

자료: 한국감정원

금융위기가 터지지 직전인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추정한 주택 수요는 달랐다. 그해 9월 ‘도심 공급 황성화 및 보금자리주택 건설방안’을 발표할 때 “수요가 많은 서울 등 도심 인근에는 공급이 부족해 주기적 시장 불안을 야기한다”며 서울 주택수요를 연 10만가구로 설정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도 서울 주택수요를 10만가구로 잡았다.   
 
이명박 정부는 “외곽보다는 수요가 많은 도심(재개발·재건축 등), 도시근교(그린베르, 산지․구릉지 등)에 대량 공급해 근본적 시장안정을 달성하겠다”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보금자리주택 대량 공급에 나섰다.  
 
이명박 정부의 연간 목표 10만가구가 성공적으로 공급됐다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에 공급된 물량은 90만가구여다. 실제로는 64%인 57만가구에 그쳤다. 
 
서울 주택수요 연간 10만가구는 현재 시점에서 과할 수 있다. 2008년 이후 연간 늘어난 일반가구가 줄고 소득증가율도 떨어졌다. 2008년 이전엔 일반가구가 한해 4만가구가 넘었다. 소득증가율도 당시엔 연간 4~5%대였다. 근래엔 2~3% 선이다.  
 
그렇다고 수요가 확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택수요 양은 다소 감소했다 하더라도 수요의 질이 달라졌다. 주택 유형 중 수요가 가장 많은 아파트가 늘지 않았다. 아파트 비중이 2010년 58.8%에서 지난해엔 미미하게 줄어든 58.1%다. 
 
새 집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는 훨씬 늘었다. 지은 지 30년이 지난 주택 비중이 같은 기간 7%에서 20%로 높아졌다. 주택시장을 띄우는 유동성은 훨씬 풍부해졌다. 서울 주택수가 2010년 252만가구에서 지난해 286만가구로 14%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653조원에서 1072조원으로 64% 급증했다. 
 
주택시장 동향에 따라 정부 주택 수급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집값 불안감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 주택 수급을 안심하기 이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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