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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장사 안 쫓겨나지만 … 임대료 폭등할까 걱정

서울 구로동에서 맞춤 양복점을 하는 구본석(33)씨는 아버지가 하던 양복점을 물려받아 지난해 본인 명의의 새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당초 법이 보장한 구씨의 임대차 계약은 2022년까지 5년이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0일 3년째 국회에 묶여 있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구씨는 최초 계약시점으로부터 10년까지인 2027년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구씨는 “우리 같은 단골 위주의 작은 가게는 한 곳에서 오래 장사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상가임대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임차인 입장에선 투자금 회수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임차 상인이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 것이다.이상암 공인중개사는 “음식점의 경우 투자비 회수 기간을 보통 7년으로 본다. 10년은 투자금에 대한 감가상각 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간”이라며 “법 개정으로 자영업자들이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고 장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정 상가임대차법은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 계약(부칙 2조)’에 한해서 적용한다. 소급적용이 안 된다는 뜻으로 법 시행 전에 맺은 임대차 계약은 여전히 기존의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계약갱신 요구 기간 5년’을 적용한다. 단 ‘갱신되는 임대차 계약’은 포함되기 때문에 임차인은 기존 상가임대차법이 정한 5년 이내에 계약을 한 번이라도 갱신하면 10년을 보장받는다.
 
예를 들어 2015년 10월 말에 최초로 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기존 법 적용 기간인 5년 이내(2020년 10월까지)에 한 번 더 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있어 개정법의 적용을 받는다. 통상 계약 갱신은 1~2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11월에 최초 계약을 맺어 5년째인 지난해 11월 계약을 갱신했다면 더는 갱신을 요구할 수 없다. 올해 11월에 기존 법이 정한 5년 만료가 돼 계약 갱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구씨의 경우처럼 최초 계약으로부터 1~3년이 된 경우 법 적용을 받고, 4~5년 차는 적용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민단체 등에서 개정 상가임대차법을 두고 “4~5년 차 임차인에게 부담을 가중하는 법”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장사가 잘되는 상권의 경우 이번에 통과한 법이 임대료 인상을 부추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건물주가 10년 동안의 임대료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해 주요 상권의 공실률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기우라는 시각도 있다.  
 
서울 홍대역 근방에서 임대업을 하는 윤모 씨는 “올해 재계약한 상가 임대료를 동결했거나 작년보다 낮췄다”며 “계약 기간이 10년이라고 해서 건물주가 인상분을 한꺼번에 반영할 것이란 시각은 지금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개정 상가임대차법은 권리금 회수 보호 기간을 현행 계약만료 3개월 전에서 6개월로 연장하고, 권리금 보호 대상에 전통시장을 포함했다. 또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에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공포된 날부터 바로 시행된다.
 
또 개정안엔 임대인·임차인 간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빠져 있다. 서울 서촌에서 한식점을 하는 김태림(46)씨는 3년 전 임대인으로부터 ‘5년이 다 됐으니 나가라’는 계고장을 받은 이후 소송 중이다. 김 씨는 “건물주가 나가라고 했을 때, 새로운 임차인에게 가게를 넘기려고 계약서까지 썼는데 건물주가 양도·양수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상가임대차법에는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하면 안 된다’고 돼 있지만, 임대인이 새 임차인과 계약을 거부하면 달리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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