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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치적 늘어놓는 순간 유엔총회장 곳곳 "ㅋㅋㅋ"

 “나는 세계가 직면한 위협을 해결했습니다. 인류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유엔 연설 도중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자 자신도 따라 웃는 트럼프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유엔 연설 도중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자 자신도 따라 웃는 트럼프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유엔 연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보도하며 “사람들은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웃었고, 이는 아마도 트럼프가 두려워하던 일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각국 정상과 외교관들이 모인 유엔총회에서 웃음이 터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는 부분에서였다. 그가 “나는 인류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비전을 제시”했고 “(취임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미국 역사상 그 어떤 전임자들보다도 많은 성취를 이뤄냈다”고 말할 때, 좌중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연설을 시작한 지 1분도 안 돼서였다.
 
진지한 표정으로 연설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당황한 듯 잠시 멈추고 “미국은…진짜라니까(so true)”라고 말했고, 웃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러자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활짝 웃으며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뭐, 괜찮다”고 말했다. 청중은 아예 폭소를 터뜨렸다.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유엔총회 연설이라기보다는 흡사 리얼리티쇼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미국 경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호황”이라며 자랑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런 해프닝에 대해 미 언론들은 하나같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미국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이용 당했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고 주장"해왔지만, 오히려 그 자신이 웃음거리가 됐음을 지적했다. 또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지며 조급해진 트럼프는 최근 지지자들을 만날 때마다 그의 행정부가 이룬 성취를 자랑하기 시작했지만, 유엔총회장은 자신의 지지자들로 가득 찬 곳이 아니라는 점을 잊은 것 같다”고 썼다.

 
CNN은 “링컨 대통령이 이룬 일이나 세계대전 이후 대통령들이 세운 업적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은 비교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AP통신 또한 “전쟁과 평화, 세계적 번영과 빈곤 등의 주제가 논의돼 온 유엔에서 경악할 만한 순간이었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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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일부러 웃기려고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WP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 중 하나인 유엔에서 벌어진 이번 일로 그는 아마 매우 당혹스러웠을 것”이라 분석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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