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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가 견제했던 김부겸, 당권 넘어 대권 꿈 펼칠까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4선·대구 수성갑)은 여권의 중요한 자리에 끊임없이 거론된다. 전당 대회 때는 당 대표 후보군에, 대선을 전망할 때는 대권 잠룡으로 이름을 올린다.
 
개혁적 이미지, 지역주의 타파라는 상징성, 뚝심과 소탈함 등 ‘정치공학적 스펙’이 잘 갖춰졌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지난 3일 발표된 CBS-리얼미터의 ‘범진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김 장관은 10.4%로 박원순 서울시장, 이낙연 국무총리,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2507명 중 범진보·중도층(943명)에서는 김 장관이 14.4%로 1위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금은 장관직을 조용히 수행하고 있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김 장관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은 크다. 최근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험대에 한 번 올랐다. 지난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리서치뷰 등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결국 출마하지는 않았다. 장관직에 전념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 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불출마 선언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김 장관은 6월 26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내 대표 출마(여부)는 대통령이 정할 문제”라는 말을 했다가 자승자박 상황에 부닥쳤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선 김 장관을 면직시키면 ‘문심’이 공개될 처지가 됐다. 결국 그는 출마를 포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1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1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다만 김 장관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는 점은 이심전심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장관이 불출마를 결정하자 이해찬 대표도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둘이 ‘공생 관계’라는 구도도 알려지게 됐다. 김 장관은 이 대표를 물밑에서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대선에서는 김 장관이 도움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김 장관이 전당대회 때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장관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게 당내 세력이 부족하다는 건데, 이번에 당 대표가 돼서 2020년 총선까지 당을 잘 이끌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좋은 기회를 날린 것 같다”고 말했다.
 
당권을 포기한 김 장관에게 남은 선택지는 사실상 대권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해찬 대표 체제가 아직까진 김 장관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아 보이지만, 2022년 대선 때 두 사람의 입지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 사이 2020년 총선이 치러지고 이 대표를 포함한 여권의 역학 구도에 또 한 번 변화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5월1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에서 열린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지진대피훈련'에서 소화기를 이용한 화재 진압법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5월1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에서 열린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지진대피훈련'에서 소화기를 이용한 화재 진압법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김 장관의 당면과제는 행안부 장관직을 대과 없이 마무리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첫 행안부 장관으로서 이전 정부 때보다 안전한 나라를 표방하고 있다. 19호 태풍 솔릭, 메르스 등 최근의 재난ㆍ재해는 무사히 넘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올해 초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등이 잇따라 발생했을 땐 정부의 늑장 대처 문제를 따지는 야당으로부터 ‘김부겸 책임론’으로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야권이 그만큼 김 장관을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잠재력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례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표 시절 대구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맡은 게 논란이 되자 “김부겸을 잡으러 간 것”이라는 말을 주변에 하기도 했다. 보수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는 “선거 전략상 불리한 대구에 연이어 출마해 결국 당선한 김부겸의 모습은 험지인 부산에서 계속해서 출마를 선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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