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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세계 존재할까? 톨스토이와 융은 봤다는데

기자
백만기 사진 백만기
[더,오래]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17)
저승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신과 함께'에 나온 저승 입구. 죽음 이후의 생은 어떤 모습일까.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이른바 '근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저승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신과 함께'에 나온 저승 입구. 죽음 이후의 생은 어떤 모습일까.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이른바 '근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죽음 이후의 생은 어떤 모습일까. 과연 사후 세계가 존재하기나 할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지만 누구도 시원한 답을 구하기가 어렵다. 죽어봐야 알겠는데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사람이 있다. 이른바 ‘근사체험’을 경험한 사람이다. 죽음에 가까이 갔던 사람이니 뭔가 답을 얻고 왔을까, 이들이 본 죽음의 모습은 어떠할까 궁금하다.
 
근사체험자가 전하는 사례다. 외과 의사가 응급환자를 수술할 때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의 영혼이 몸에서 나와 그 현장을 지켜본다. 의사는 환자가 수술 도중 심정지로 사망했음을 선고하고 수술실을 떠나는데 얼마 후 환자가 다시 소생해 의료진을 놀라게 한다. 게다가 환자는 자신이 수술받을 때의 상황을 자세히 얘기한다.
 
망자가 지나는 빛이 나오는 터널 
근사체험자의 대부분 수기에는 죽음의 순간 밝은 빛이 나오는 터널을 지난다고 한다. 망자는 평화를 느끼고 빛을 따라 다른 생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사진 pixabay]

근사체험자의 대부분 수기에는 죽음의 순간 밝은 빛이 나오는 터널을 지난다고 한다. 망자는 평화를 느끼고 빛을 따라 다른 생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사진 pixabay]

 
근사체험자의 수기를 보면 대개의 경우 죽음의 순간 터널을 지나는데 그곳에서 밝은 빛이 나온다고 한다. 망자는 평화를 느끼고 그 빛을 따라 다른 생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생에서 할 일이 남아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렇게 해 다시 소생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현상을 근사체험 또는 ‘임사체험’이라 하며 미국의 심리학자 레이먼드 무디 주니어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근사체험을 다룬 책이 출간됐다. 서울대 의대 정현채 교수가 저자다. 정교수는 일찍이 죽음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의사 중 하나다. 15년 전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죽음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글을 보면 퀴블러 로스가 일찍이 밝혔듯이 의사라고 해서 다 죽음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근사체험을 경험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정교수가 인용한 네덜란드의 사례다. 10개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후 다시 살아난 34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그중 약 18%인 62명이 근사체험을 경험했다. 대만에서도 실험했는데 서양에서의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최근 근사체험을 다룬 책을 출간한 정현채 교수. 그는 "죽음을 알게 되면 누구를 미워할 시간도 없어진다"고 말한다. [중앙포토]

최근 근사체험을 다룬 책을 출간한 정현채 교수. 그는 "죽음을 알게 되면 누구를 미워할 시간도 없어진다"고 말한다. [중앙포토]

 
연구에 의하면 근사체험을 겪은 사람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을 한순간에 체득하였다고 한다. 근사체험 이후 생활도 많이 달라졌다. 근사체험을 겪기 전보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이타심도 크게 늘어났다. 사실 우리가 죽음으로서 생이 끝나지 않고 저 세상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면 현생에서 그리 아등바등할 일도 없을 것 같다.
 
근사체험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흔히 대부분의 의사나 과학자들이 얘기하는 환상이나 소망투사로만 간주했다. 어느 날 몸과 의식이 분리되는 영적 체험을 경험하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근사체험의 가능성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에게 얘기할까도 생각했으나 그러하지 않았다. 분명 헛것을 본 것이라거나, 꿈을 꾼 것이라는 답변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어느 날 몸과 의식 분리되는 영적 체험 경험 
'한국죽음학회'가 있었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사람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해 후원을 하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근사체험도 과거엔 부정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연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진 pixabay]

'한국죽음학회'가 있었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사람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해 후원을 하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근사체험도 과거엔 부정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연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진 pixabay]

 
그 무렵 ‘한국죽음학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기억으로는 이대 최준식 교수가 어느 세미나를 계기로 학회를 결성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의 저서를 읽고 공감하는 바가 있어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하고 나의 체험을 그곳에 올렸다. 그러나 아쉽게 한국죽음학회 사이트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해 후원을 하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톨스토이의 참회록을 보다가 톨스토이 역시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적지 않게 위안이 되었다. 기록을 보니 칼 융도 체외이탈 경험을 했고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도 그랬다. 이들은 유명한 사람이니까 그 사실이 전해지지만,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사람도 비슷한 체험을 했으리라 추측된다.
 
의학사를 보면 혈액형이 발견돼 지금처럼 수술할 때 수혈하는 것이 채 100년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동물의 피나 심지어 와인이 쓰이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세월이 지난 후 현재 우리가 의료현장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그렇게 비칠 지도 모를 일이다.
 
근사체험도 과거엔 비과학적으로 여겼으나 지금은 연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현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정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역사를 보면 신은 우리가 노력할 때마다 신비의 문을 조금씩 열어주는 것 같다. 언젠가 그 문이 활짝 개방되어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병폐가 일시에 해결되기를 빈다.
 
백만기 아름다운인생학교 교장 manjo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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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