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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금리 인상 앞둔 미국…0.75%p 금리차에도 발묶인 한국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중앙포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중앙포토]

 세계금융 시장은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25~2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수렁에 빠진 미국 경제를 건져내기 위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풀었던 Fed가 ‘제로 금리(0~0.25%)’ 시기를 지나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8번째 금리 인상이다.  
 
 미국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올리면 미국 정책금리는 연 2.0~2.25%가 된다. 이미 역전된 한국 기준금리(연 1.5%)와의 격차는 0.75%포인트로 더 벌어진다.
 
 상황은 완벽하다. 정책 금리 인상이라는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린 파월은 망설이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미국 경제는 순항 중이다. 
 
 2009년 6월 시작된 미국의 경기 확장세는 110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1991년 5월부터 120개월 이어진 경기 확장기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대비 4.2%(연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의 중앙은행인 Fed의 이중 책무는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다. 이미 달성했다. 특히 물가가 목표치(2%)에 다다르며 금리 인상을 위한 마지막 퍼즐까지 맞춰진 모양새다.
 
 금리 인상에 속도를 냈지만 Fed가 자유롭지 못했던 고민 중 하나가 목표치(2%)에 이르지 못한 물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물가까지 파월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8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상승했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PCE 지수(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제외) 상승률은 전년 대비 2.0%를 기록했다.  
 
 고용상황은 더없이 좋다. 8월 미국의 실업률은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3.9%다. 18년 만에 최저다. 
 
 Fed가 반기는 더 긍정적인 신호는 임금 상승이다. 8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1년 전보다 2.9% 올랐다. 낮은 실업률과 경기 호조 속에서도 좀체 오르지 않던 임금이 들썩이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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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시장의 관심사는 향후 Fed의 행보다. 이번 FOMC에서 파월이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한 어떤 신호를 주느냐에 집중된다. 
 
 Fed가 당초 예상한 대로 12월에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미ㆍ중 무역 전쟁의 충격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12월의 인상을 건너뛸지에 대한 힌트 찾기에 매진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Fed는 이번 FOMC를 통해 시장이 향후 금리 인상 경로가 좀 더 가파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도록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FOMC 위원들은 향후 금리 인상 경로가 더 공격적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달라진 Fed 내 기조를 드러내듯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로 분류됐던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는 “단기금리가 중립금리를 한동안 웃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동료들이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거의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중앙포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중앙포토]

 파월이 이끄는 Fed의 선택이 거침이 없어질수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양국의 정책금리 격차가 확대될수록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인상 소수 의견 등장으로 '금리를 올리기 위한 깜빡이'는 켜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음 달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도 어렵다.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다.
 
 8월 고용동향에서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이번 달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고용 쇼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2분기 하위 20%의 가계 명목소득(132 만4900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6% 줄어드는 ‘소득 참사’도 벌어졌다. 7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0.6% 줄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상황 속에 한국은행이 다음 달 내놓을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9%)를 추가로 낮춰야 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했다. 당초 예상치(3.0%)보다 0.3%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이 취업자 증가 수 전망치(18만명)도 낮춰 잡아야 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성장률과 취업자 증가 수 전망치를 낮추는 등 경기 둔화 우려를 드러내며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커지는 자영업자 부담, 서울과 지방으로 양극화하는 부동산 시장 등을 감안하면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진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금통위원의 매파(통화긴축) 성향이 강화되고 정치권의 금리 인상 언급에도 부진한 고용과 하반기 성장률 둔화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는 여러모로 부담이 있다”며 “10월과 11월의 금리 인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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