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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하면 강해진다, 잡초뽑기에서 배운 조직관리

기자
권대욱 사진 권대욱
[더,오래] 권대욱의 산막일기(12)
산막은 위대한 스승이다. 자연에서 배우고 상념으로 깨우친다. 흐르는 물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떠도는 구름에서 인생무상을, 만나는 사람들에서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를.
 
1. 잡초에서 배우는 조직관리
잡초 뽑기 또한 다름이겠나 싶다. 내가 발견한 잡초 뽑기 요령이다.
 
잡초에서 배우는 리더십. [사진 권대욱]

잡초에서 배우는 리더십. [사진 권대욱]

 
① 아주 어린 싹은 발견하기 어렵다. 발견한다 해도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좀 더 크게 한 후 만인의 눈에 보일 때 제거하라
② 개체로 있을 때 제거하라. 뭉치고 연대하면 어렵다
③ 저변으로 들어가 개체의 뿌리와 줄기를 확실히 확인한 후 일거에 강력한 힘으로 뽑아라
④뿌리를 뽑아라. 어설피 잎이나 줄기만 다치면 후환이 있다
⑤ 선한 생명은 모질고 강하다. 잡초 밑에도 선한 생명은 살아 숨 쉬고 있다
⑥ 척박한 환경의 잡초는 뿌리가 깊고 또 강하다. 잡초들에 너무 척박한 환경을 만들어 주지 마라
 
조직관리를 하다 보면 어떤 조직이나 암 덩이와 같은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냥 두면 조직의 화합을 해치고 나아가 조직의 탄력과 추력을 잃게 한다. 설득으로 스스로 치유되게 함이 최상이나 그렇지 못할 경우는 과감히 솎아내고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전제 조직의 건강을 위해서다.
 
2. 산막에서 배우는 리더십 
산막은 늘 변화무쌍하다. 한없이 평화롭다가도 어느새 엄혹함을 비치기도 한다. 그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보면 어느 것 하나 분명하지 않은 것이 없다.
 
‘군자삼변(君子三變)’ 이란 말이 있다. 군자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모습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멀리서 보면 의젓한 모습(望之儼然), 가까이 대하면 느껴지는 따뜻한 인간미(卽之也溫),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언행(廳基言也厲), 일명 인간품평의 최고 단계, 군자의 삼변이다. 
 
좀 더 풀어보자. 망지엄연(望之儼然). 멀리서 바라보아(望) 엄숙함(儼)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의젓하긴 하지만 가까이하기엔 다소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다. 다가가서 보았을 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즉지야온(卽之也溫). 멀리서 보면 엄숙한 사람인데 가까이 다가가서(卽) 보면 따뜻함(溫)이 느껴지는 사람, 엄숙하지만 또 다른 모습, 바로 이변(二變)이다. 겉은 엄숙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속은 따뜻한 사람인 것이다.
 
삼변(三變)은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정확한 논리가 서 있는 사람이다. 청기언야려(廳基言也厲). 그 사람이 하는 말(其言)을 들어보면(廳) 논리적인 모습이 느껴지는 경우이다. 종합하면 외면의 엄숙함과 내면의 따뜻함에 논리적인 언행까지 더해져 최상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望之儼然, 卽之也溫, 廳基言也厲 (망지엄연, 즉지야온, 청귀언야려) 멀리서 바라보면 엄숙한 사람, 가까이 가면 따뜻한 사람, 말을 들어보면 합리적인 사람. 리더는 온화하되 절대로 유약해서는 안 된다. 최악의 리더는 주저하고 결단치 못하는 리더일 것이다. 전체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는 리더다.
 
나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리더인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신가?
 
좋은 리더를 다짐하는 밤. [사진 권대욱]

좋은 리더를 다짐하는 밤. [사진 권대욱]

 
3.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산막 오르는 길에 석산이 하나 있다. 기괴한 모습이 산막과 멋진 반전을 이룬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더라만 늘 어울리지는 않는다 싶어 볼 때마다 밉고 저거 언제 그만두나 맘이 불편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생각이 바뀌었다. 어차피 때가 되면 그만둘 걸 미리 안달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저거 어떻게 원상복구 하면 잘했다 싶을까에 생각이 많이 미친다. 
 
오늘도 아침 일찍 차를 몰고 현장을 가본다. 누가 건설장이 아니랄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어차피 파놓은 저 드넓은 공간, 바로 옆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계곡물 있으니 댐 하나 막고 그 물길 가두어 멋진 호수 하나 만드는 거다. 낚시나 물놀이 기구 유람선 띄워 관광 자원화하고 암벽엔 동굴호텔 하나 만드는 거다. 암벽등반 코스는 기본이고. 그렇게 되면 세상에 없는 아주 특별한 관광명소가 하나 탄생하는 거다. 
 
그 아이디어를 석산 회장께 이미 오래 전에 말씀드렸지만 이 어른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빨리 더 많이 돌 캐느냐에만 꽂혀 있는 듯하다. 언젤지 모르겠다만 때 되면 아시리라. 다만 너무 늦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때, 빈 낚싯대 드려 세월을 낚을 나를 생각한다. 동굴호텔 사장? 오늘도 유쾌한 상상으로 아침을 연다.
 
4. 멀리 있는 물은 불을 끌 수 없다
비오는 날 산막을 찾아준 고마운 손님. [사진 권대욱]

비오는 날 산막을 찾아준 고마운 손님. [사진 권대욱]

 
세찬 비가 한번 오면 산막은 비상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하필이면 앙상블 포럼 오는 날 이틀 연속 세찬 비가 내렸다. 걱정되어 서둘러 와보니 아니나 다를까 도로는 패여 있고 펌프는 낙뢰를 맞아 물 안 나오고 곡우초당 보일러도 안 돌아가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손님 불러놓고 물도 안 나오고 도로도 끊긴 상황.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사람을 부르고, 함께 온 손님의 도움을 받고, 그럭저럭 도로를 복구하고, 윌로펌프를 불러 컨트롤 패널을 교체하고 귀뚜라미를 불러 보일러를 손보았다.
 
遠水(원수)는 不求近火(불구근화)요 遠親(원친)은 不如近隣(불여근린)이니라. 멀리 있는 물은 불을 끌 수 없고 멀리 있는 친척은 가까운 이웃보다 못한 법이니 군말 없이 힘든 길 와준 사람들 고맙고 또 고맙다. 오랜 시간 쌓은 신뢰 덕분 아닌가 한다. 모두 수고했다. 천만다행으로 다들 즐거워하며 지장 없이 재미있게 산막 스쿨을 마칠 수 있었다. 
 
잔걱정 떠날 날 없는 산막. 웬만한 사람 같으면 만정도 떨어질 법 하련만 나의 산막 사랑은 그럼에도 나날이 더욱 깊어지니 팔자는 팔자인가보다. 산막 스쿨 운영 만만치가 않다.
 
권대욱 ㈜휴넷 회장·청춘합장단 단장 totwkwon@hu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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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