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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에 더 우울한 난민들…외국인보호소의 안과 밖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모두가 기다린 '연휴'가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날이다. 난민신청자들이 그렇다. 어떤 이는 아무 계획 없이 쓸쓸히 밖에서, 또 어떤 이는 사방이 막힌 외국인보호소에서 연휴를 맞는다.

아프리카 국가 출신 난민신청자인 아베오(가명)씨가 한국 땅을 밟은 지는 5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10번이 넘는 설날과 추석을 보내왔지만 '주변인'인 그는 이번 추석에도 큰 계획이 없다.

아베오씨는 종교적 박해를 피해서 한국에 왔다. 3개월 비자를 받은 아베오씨는 석 달이 다 흐르도록 난민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없었다. 영어가 서툴렀던 그가 제대로 된 통역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3개월이 흘렀고 결국 아베오씨에게는 '불법체류자'라는 딱지가 붙었다. 그리고 불심검문으로 단속돼 보호소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법무부의 난민 신청 거부 결정과 이에 따른 재신청과 재심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상 이유로 1년 전부터 잠시 보호소를 떠나 있는 아베오씨는 사회와 접촉할 수 있는 모든 면을 차단 당했다. '보호일시해제' 상태로 바깥 생활을 해야 하는 그는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순 노무직 자리도 얻을 수 없다. 일시해제 기간 중 취업 등 영리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이 회복되면 또다시 보호소에 들어가야 한다.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 아무런 경제적 활동도 할 수 없는 아베오씨에게 명절은 아무 의미가 없다. 어떻게 생활하고 있냐는 질문에 아베오씨는 "힘들다. 정말 힘들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일시적이지만 보호소 밖에 있는 아베오씨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화성외국인보호소나 여수외국인보호소, 청주외국인보호소 등에 구금돼있는 난민들은 명절에 꼼짝없이 안에 갇혀있어야 한다. 면회를 온 친구들이나 가족도 만나지 못한다. 운동장에 나가는 활동이나 면회 모두 제한되기 때문이다. 공휴일에는 보호소를 관리하는 공무원 인력이 대폭 축소되는 탓이다.

이들에게 이번 추석처럼 주말부터 시작해 최대 5일까지 쉴 수 있는 장기간 휴일이 반가울 수는 없다.

김대권 아시아친구들 활동가는 "주 5회 구금돼 있던 철장 밖으로 나와 운동장에 있는 시간이 유일하게 공기와 햇빛을 볼 수 있는 시간인데, 그것마저도 할 수가 없다"라며 "난민들이 주말과 공휴일을 가장 싫어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호소에 구금된 난민들은 '출소' 기약이 없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제63조)이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난민 관련 심사·소송으로 외국인보호소에 6개월 이상 장기 수용된 난민은 6명이다.

김 활동가는 "한국에 아무리 오래 있어도 명절은 그대로 누릴 수 없다"며 "보호소에 있는 분들은 그들대로 갇혀 지내고, 밖에 나와 있는 분들은 방 안에 우두커니 있거나 오랜만에 잠시 친구들을 만날 뿐 여전히 추방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갇혀있다"고 전했다.
2009년과 2010년까지 100명대를 유지하던 난민신청자 수는 2011년 1011명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2015년 5711명, 2016년 7542명 그리고 2017년 9942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난민 인정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어 2015년 105명, 2016년 98명, 2017년 121명에 그치는 실정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994년 4월 최초로 난민 신청을 받은 이래 지난달까지 누적된 난민신청자는 모두 4만470명이다. 이 가운데 2만361명이 심사를 마쳤고 이중 4.1%인 839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newkid@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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