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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국악 그 전통과 벽 사이...춘향의 꿈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국악창작자 이승희(36)가 최근 두산아트센터에서 신작 판소리 '동초제 춘향가-몽중인 夢中人'을 선보였다. 근래 가장 모던하면서 담백한 전통 공연으로 평가할 만하다.



소리의 원형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전자음, 메트로놈 등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된 음악을 더하고, 미니멀한 무대로 전통공연의 세련됨을 증명했다. 매 장면은 '잘 찍힌 스냅사진'처럼 보였다. 판소리에서 창자가 손·발·온몸을 움직이며 감정을 표현하는 발림도 우아했다.



이승희를 비롯해 소리꾼 김소진, 연주자 김홍식 이향하 등 창작집단 '입과손스튜디오' 멤버들과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등의 호흡도 차졌다.



'동초제 춘향가' 꿈 대목들을 엮어 새롭게 구성했다. 판소리 창법상의 유파를 가리키는 '동초제(東超制)'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 예능보유자였던 명창 동초 김연수(1907∼1974)가 창시했다. 그의 호를 따서 '동초제'라 부른다.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므로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동작)가 정교하다.



다른 제(制)의 '춘향가'는 춘향의 꿈을 주로 그녀가 옥에 갇혀 있을 때 꾸는 것만으로 표현한다. '동초제 춘향가'는 태몽, 이몽룡 등을 통해 춘향의 꿈을 다양하게 드러낸다. 큰 일을 앞두고 춘향의 꿈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출자로 데뷔한 이승희는 "꿈들을 통해서 '춘향의 바람을 표현하고 싶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꿈 속 춘향의 행동과 생각이 현실보다 더 솔직했고 그녀가 진심으로 갈망한 것이 보였습니다"고 했다.



이승희, 김소진 2명의 소리꾼이 등장한다. 몽중 소리꾼, 바깥 공간 소리꾼으로 나뉜 것이다. 이승희는 "누군가 그려 놓은 춘향이 아니라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춘향을 그리고 싶었다." 열린 결말도 인상적이다. "관객마다 '개인의 춘향'이 생겼으면 했다"며 웃었다.



이승희는 전통 공연을 넘어 음악,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지난해 '아리랑'으로 뮤지컬에도 데뷔했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을 나온 이승희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09년께.



소리꾼 이자람이 독일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창작 판소리로 옮긴 '사천가'에 출연하고, 음악감독 장영규가 중심이 된 한국음악 프로젝트 그룹 '비빙' 멤버로 나섰으며,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심포카 바리' 시리즈에 함께 했다.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걸출한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고 함께 작업하면서 그녀의 스펙트럼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오히려 전통을 하는 사람들이 선입견에 막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받아들여주는 분들은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데 말이죠. 무서워서 건드리지 못하고, 혼날까봐 건드리지 못했는데 유연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입과손스튜디오 멤버들과 공동 창작 형태로 작업하는 것도 전통의 새로운 물결을 만드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멤버들과 같이 작업하는 자체가 즐거워요. 판소리 동화도 만들고, 새로운 형식의 완창 프로젝트고 하고. 분명하게 정해진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좋아하는 분야를 다양하게 길로 열어서 즐겁게 나누고 싶어요."



조선 후기 판소리의 대가인 신재효의 생가가 있는 고창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판소리에 입문하게 된 이승희는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DAC 아티스트'로 선정되는 등 현재 가장 주목 받는 국악 창작자가 됐다.



'동초제 춘향가-몽중인'을 통해 연출이라는 영역에도 깊숙이 들어온 이승희는 "조금 더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무대를 경험하면 할수록 쌓이는 것이 좋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무서워지기도 해요. 그것을 버리고 좋은 마음을 갖고 싶어요."



"제가 일단 재미있어야 보는 분들도 즐거워하더라고요. 제 입으로 잘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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