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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땡큐 솔져' ①]최전선의 해병대 장병들…"경계태세 변함 없다'"

더도 말고 덜도 말라는 한가위. 다들 가족과 지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 국군이다.
 
이들은 지금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단 한순간이라도 정신을 팔 순 없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을 지키려면 말이다.
 
땅과 하늘, 바다에서 조국을 지키는 그들과 만나보자.
 
해병대 6여단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6여단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대 6여단은 스스로를 ‘조국의 창끝’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에는 북한 장산곶으로부터 17㎞ 떨어진 서해 최북단에서 경계태세를 창끝처럼 날카롭게 다져야 한다는 각오가 담겨있다. 
 
코앞 북한군을 마주하며 매 순간 팽팽한 긴장감이 돌다 보니 연휴·휴일이 없는 건 당연한 일. 명절 직전 들려온 남북 화해 소식에도 이곳 해병대 장병들은 “경계태세에 변한 건 없다”고 한목소리로 잘라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백령도 장병들의 자부심은 유별나다”며 “남들 쉬는 연휴에 고된 근무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원동력 같다”고 말했다.
 
해병대 6여단 장병들이 추석을 맞아 부모님께 편지를 쓰고 있다. [사진 해병대 제공]

해병대 6여단 장병들이 추석을 맞아 부모님께 편지를 쓰고 있다. [사진 해병대 제공]

 
“고될수록 자부심이 커진다”
 
61대대 박현(24) 일병이 그런 경우다. 인도네시아 영주권을 가진 동포 3세 박 일병은 지난해 11월 자원입대해 해병대원이 됐다. 현지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 생활을 하다가 내린 결정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군대에 가야 한다’고 가르쳤다”며 “해병대 입대가 결정될 때 아버지가 가장 기뻐하셨다”고 했다.
 
해병대 6여단 박현 일병이 화이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제공]

해병대 6여단 박현 일병이 화이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제공]

 
박 일병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여느 때처럼 낮에 박격포 업무, 밤에 경계근무에 나선다. 연휴가 시작될 무렵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이제 진짜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는 부모님의 격려 전화는 큰 힘이 됐다. 박 일병은 “해병대 백령도 근무를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고될수록 자부심이 커진다”고 말했다.  
 
“쌍둥이 해병대는 가문의 영광”
 
자부심뿐 아니라 가족애 역시 해병대원에게 추석을 지내는 버팀목이다. 지난해 12월 동반입대한 포병대대의 쌍둥이 형제 곽민석·민성(22) 일병은 추석을 맞아 집으로 보낸 편지에서 “국민 지키는 아들이 누군들 못 지키겠나. 곧 어머니를 지키겠다”고 썼다. 형제는 몇 년 전 건강이 안 좋아진 어머니가 아들 모두 입대하는 바람에 홀로 병원에 가야 하는 게 마음이 걸린단다. 곽민성 일병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형과 나 모두 이심전심 해병대원이 되고 싶었다”며 “특히 어머니가 자랑스러워해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곽민석 일병은 “어머니는 ‘아들 둘이 동시에 해병대에서 나라를 지키는 건 가문의 영광이니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며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병대 6여단 소속 쌍둥이 형제인 곽민석(오른쪽), 곽민성(왼쪽) 일병은 동반입대해 함께 군생활을 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제공]

해병대 6여단 소속 쌍둥이 형제인 곽민석(오른쪽), 곽민성(왼쪽) 일병은 동반입대해 함께 군생활을 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제공]

 
형제는 연휴에도 변함없이 새벽에 초소로 나간다. 근무 시간과 과업은 다르지만 때로는 긴장되고 때로는 외로운 백령도에서 이들은 잠시 얼굴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진다. 곽 일병은 “어릴 때부터 형과 모든 일을 서로 의지하며 지내왔다”며 “형과 함께 최전방을 지킨다는 힘으로 추석을 지내겠다”고 말했다.
 
여단 장병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형제도 섬에서 추석을 함께 보낸다. 주찬양·영광 해군 의무하사 얘기다. 형 주찬양 하사는 2015년 수색중대 의무 하사로 백령도 땅을 밟았다. 이후 2016년 6월 동생 주영광 하사는 여단 의무병으로 섬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전문하사 제도를 통해 형의 뒤를 따랐다. 이들 형제는 “연휴 기간 병사들 건강을 더 챙겨 군대 간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부모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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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